한 하늘 아래 ⑤
발행일1960-04-03 [제223호, 3면]
△ 한 하늘 아래 침묵의 교회가 있읍니다. 우리가 평안히 쉬고 있을 때 침묵의 교회에서는 주교 신부를 잃은 우리의 형제들이 공포에 쌓인채 기도로 세월을 보냅니다. 우리가 배부르게 먹을 때 그들은 영원한 천상의 「만나」에 굶주리고 있읍니다.
△ 가까운 나라 중국의 교회는 그 대부분이 고아가 되고 말았읍니다 많은 수도회가 해산을 당하였읍니다. 주교, 신부, 수도자, 교우들이 하룻밤 사이에 자꾸만 없어집니다. 투옥당코 혹은 떠나버립니다. 이제 3백만의 중국 교우들은 목자를 잃은 고독한 양들이 되고 말았읍니다. 답답한 일입니다.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우리 북한의 형제들 소식이 얼마나 궁금합니까.
△ 죄 없이 투옥당한 주교 신부님들은 쇠사슬로 발을 묶인 채 달이 가고 해가 바껴도 기약없는 고난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영원에 이르는 길은 오직 십자가의 길 밖에 없지 않습니까. 한 하늘 아래 침묵의 교회가 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