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 제2주일- 성지주일(聖枝主日)
발행일1960-04-10 [제224호, 3면]
교형 여러분!
이제 우리들은 성주간(聖週間)의 문전(門前)이라고도 할 수 있는 사십일 봉제 마지막 주일을 마지했읍니다. 우리는 성교회의 뜻을 따라 이 사십일 동안 각자가 마치 「예루살렘」 도성을 향하여 올라감과도 같이 성 십자가와 오주 예수 부활의 위대한 신비를 향하여 올라갔더니 오늘 우리는 그 마지막 고비에 다달아 예수께서 숫나귀를 타시고 성도(聖都)에 입성하신 장엄한 승리를 기념하여 성지가지를 들고 행렬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교회의 모든 예절이 그러하듯이 오늘의 이 행렬도 역시 과거의 어떤 일을 단순히 환상(喚想)시키는데에 그치지 않고 『왕이신 그리스도』를 현실적으로 존경하는 하나의 충성 표시의 예쩔인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1960년의 성교회가 그 통치자에게 드리는 『왕이시오 구세주이신 그리스도 당신께 영광과 찬미와 영예가 있어지이다』라고 외치는 환호인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과 우리 일체의 모든 것을 당 에수님께 맡기고 진심으로 『그리스도 승리하시고 그리스도 왕하사이다』를 부르며 그의 행렬을 즐거움으로 따르는 것입니다.
행렬을 마친 우리는 마침내 성당 안으로 들어갑니다. 거기서는 환호의 즐거움이 가시고 미사성재를 거행하는 동안 수난의 극적인 영창(詠唱)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조금전까지도 모든 장식이 붉은 색으로 되었던 것이 갑자기 다시 봉제를 상징하는 어두운 자줏빛으로 바꾸어 우리들의 구속의 대업을 이 빛갈의 대조로써 여실히 나타내는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마치 옛날의 유데아사람처럼 외식(外飾)과 권능과 금전 같은 현세의 힘으로 그리스도의 승리를 꿈꾸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를 자기의 십자가로 이끌고 가십니다. 주는 「나무」로 십자가의 나무로 인류구속의 고난으로 다스렸읍니다.
이 신비는 우리들로 하여금 이 찬류의 세상에서 그날 그날을 살아가는데 우리를 참여케 하였읍니다. 개인 생활의 은밀한 가운데것들이는 가지가지의 고민 인간의 약함과 많은 죄악과 모병과 싸워 극복재생하려는 투쟁에 가실줄 모르는 고달픔 가정생활 속에 찾아드는 헤아릴 수 없는 고초 성격상 아물 수 없는 심한 상처의 고통 일용할 양식을 얻기에 끊임없는 투쟁의 고통들을 우리들은 참아 받아야 합니다. 사회생활을 영위하는데의 고통 경제적 이해관계의 투쟁 종교적 자유마저 위협을 당하는 정치적 압력 이러한 가운데 얼마나 많은 고통이 수반하는지 실로 헤아릴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고통들은 열심한 교우들이라고 해서 예상밖의 일이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고통들이 바로 우리들 생활의 한가운데 세워진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이 고통들을 헛되게 하지 마십시요. 미사를 올릴때의 성작 안에 한 방울의 물처럼 그리스도의 구속의 성혈에 합치시키고 천주님의 희생의 재물인 예수님과 더불어 열정을 바치십시다. 이것이 바로 오늘 주일 서간경 첫구절에서 성바오로 종도께서 우리들에게 하신 명령입니다. 즉 『형제들아 너희안에 그리스도 예수안에 있는 것과 같은 마음이 있을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