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포] 春川敎區 編歷(춘천교구 편력) ④
동해안의 세 본당 <묵호> <북평> <삼척>
비슷한 환경 팽이처럼 돌고
발행일1960-05-08 [제228호, 4면]
동해의 검푸른 물이 옥처럼 부서져 멱옥의 꽃을 보여주는 해안선을 따라 남하하면서 교구내에서도 본당분포의 밀도(密度)가 높은 묵호(墨湖), 북평(北坪), 삼척(三陟)을 돌아본다.
▲ 묵호는 동해안의 손꼽히는 항구며 또한 활기있는 어항이다. 아직은 내국항로뿐 원양항로는 못가졌으나 확실히 활력을 띤 곳임에 틀림없다. 인근 각지에서 개발되는 지하자원이 모여들어 거래되는 곳으로서 그는 여왕적인 존재다. 무연탄 빛갈의 전염인지 길바닥이 몸시도 검다.
바다의 별이신 성모님을 주보로 하는 이곳 성당은 1957년 6월에 세워진 신생본당으로 주임인 <바드리시오> (玄) 신부는 제2대째로서 역사 짧은 신앙의 터전에서 목민성화(牧民聖化)에 줄기찬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교세로는 본당내의 4백50명, 3개 공소를 합하여도 7백명을 넘지 않으나 저들은 참으로 남에게 본이 될 만큼 굳건한 신념에서 역경과 싸우고 있다. 저들은 감탄하리만큼 수계(守戒)면에 있어서 근엄하고 열심하다.
이 본당의 특징은 입신구도자 둥에 남성이 다른 본당에 비겨서 현저하게 많음이다. 토착세력이란 볼 수 없는 한편 자립성(自立性)에 있어서 굳세고 근로에 투철하며 민심은 극히 순후하다. 주민의 많은 수가 바다를 활무대로 삼고 있음에서 주보를 그렇게 뫼셨으리라 생각된다. 레지오 마리에는 활발하다 할 수 없으나 남녀혼성의 쁘레시디움이 있어 묵묵히 봉사하고 있다.
▲ 북평(北坪)은 삼척 묵호 등지의 동맥인 철암선(鐵岩線)의 영향으로 완고한 성격이 보이기도 하지만 1958년에 본당이 설립되어 1년반 남짓하여 1백35명이 입신(入信)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임인 <고르넬리오> (具) 신부는 신설본당에서 사목에 정신하는 한편 건설자로서로 동분서주하면서 정말로 팽이처럼 돌고 있다.
▲삼척은 오랫동안 강능본당에 속한 공소였으나 1949년 초대주임 <야고버 레일러>(陣) 신부의 부임과 함께 본당의 설립을 본 것인데 1년 남짓하여 6·25의 혹독한 서리를 맞은 것이다. 전면적 남침이 시작된 몸서리쳐지는 그날 묵호에 상륙한 공산괴뢰군은 육로로 내달아 이 본당의 초대 주임인 <레일러> 신부를 현장에서 총살하였으니 이것은 춘천교구의 희생 제1호이다. 선배가 피흘린 이 땅에 대를 이어 오늘의 제4대의 <가비노 코-늘>(高) 신부는 1955년 부임이래 신도수는 연년으로 증가하여 본당만으로 7백에 육박하고 있으며 근덕(近德), 맹방(孟芳), 동막(東幕) 등 3개 공소를 합하면 8백을 넘고 있다.
이곳 삼척은 동양세멘트, 한국전업, 동양화학 등 국내 유수의 공업이 움직이고 있어 상당한 노동력이 흡수되고 있는 한편 성어기(盛漁期)에 있어서는 남녀노유를 막론하고 일할 수 있는 흥성한 일면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가톨릭에의 관심은 점차로 높아가고 있다. <코-늘> 신부의 대중 속에 파고들려는 노력과 함께 시약시설(施藥施設)을 위해 교구 당국과도 협의된 바 있어 이미 그의 시설을 위한 정지(整地) 공사를 끝냈는데 전교상 도움이 될 것으로 크게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