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안 도마 신부
『내년엔 판가름납니다』
학생들 사상의 바탕 마련해줄 일
발행일1961-05-07 [제277호, 1면]
『세속 즐거움과 영생이 어떻게 같을 수 있읍니까』 또 『이 중에는 남편 몰래 혹은 부모 몰래 여기 천주를 섬기려 온 교우가 있읍니다』
이 정도가 되면 손색없는 우리말 표현이다.
몸을 앞뒤로 약간씩 흔들면서 <도마> 안 신부님은 정열적으로 열심히 이 나라 교우들을 설유한다.
광주교구 주교좌성당 안을 빈틈없이 매꾼 교우들이 열심히 이 주일(4월 23일) 강론을 듣고있다.
꽉 들이찬 성당에 교우들은 연신 들어온다.
침착하고 사색가 「타입」의 이 「애란」 출신의 신부님은 표준말로 혹은 전라도 사투리를 섞어가며 우리나라의 사회현상과 국민의 사상 현대사조 특히 젊은이의 생활윤리를 이야기한다.
『큰 일 났읍니다. 전교도 중하고 교회 건설도 중하나 내일이 걱정입니다. 자 보십시요. 지금의 이 나라 사조(思潮)를. 특히 저 젊은이들. 특히 대학생들을.』 몹시 고민하는 모양이다.
『내일의 주인공들이 무엇을 생각합니까? 그들은 순진합니다. 그들에게 죄가 있는 것이 아니예요』 안 신부는 돌담에 발을 걸치고 자세를 바꾸며 『시급한 것은 올바른 지도입니다. 배우려는 그들에게 올바른 것을. 즉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사상 아닌 그것을. 이대로 두면 내년이면 판가름이 납니다.』 안 신부님은 각급학교에 지도신부를 보내는 것이 가장 시급한 것의 하나라고 강조한다.
4천명의 대식구를 돌보고 이 나라 「레지오」의 군단본부서 중추(中樞) 역할을 하며 광주교구 학생연합회도 지도하며… 그러니 1인 3역을 하고 있다. 게다가 현 주교님을 보좌하여 주교좌성당을 위시해서 광주시내에 3개본당 신설과 신축을 준비중이다.
이러니 조용히 이야기하기란 힘든다. 기자와 이야기를 하면서도 눈은 사방을 살피고 지나는 교우들 인사에 답하기가 바쁘다. 그러면서도 어린이들을 보면 어느새 미소를 짓고 『이제 몸이 좋아졌구나 이젠 앓지마라』고 당부하고 머리를 쓴다.
1948년 1월에 이 나라에 첫발을 들여 이젠 목포·함평의 주임을 거쳐 이 교구의 손꼽히는 일꾼.
『이젠 교우를 느리기 보다 질의 향상에 힘써야지요. 나는 교우들 신덕이 군난 때와 같길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현실에 맞는 신덕만 있다면 구령하니까요』
기자는 이 현실을 살피고 현실을 올바르게 타개하려는 신부 앞에 가로놓인 수많은 장애물이 하나 없어지는 것을 눈으로 목격하는 느낌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