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이야기] 루타보는 어떤 고장
발행일1960-05-15 [제229호, 3면]
아프리카 출생으로 역사상 최초의 추기경인 된 <라우리아 루감바> 추기경 전하(殿下)의 교구는 어떤 곳인가. 대목교구(우리 한국은 모두 대목교구임)에서 정식 교구로 승격한지 불과 7년째. 몇해 전까지도 그곳에 영구(永久)건물인 교회는 하나밖에 없었다. 지금이 추기경좌도 양철지붕의 밝은벽돌집이라고.
이곳 「루나보」는 「빅토리아」 호수를 타고 증기선(蒸氣船)으로 건너다가 왼쪽 「부코바」라는 조그마한 항구도시서 약 30리 떨어진 곳에 있다.
굉장히 무성한 바나나밭 한가운데 몇모닥이의 흙집들이 옹기종기 몰쳐있고 그 한가운데 우뚝 솟은 집이 추기경 택이다.
전화, 우체국 전기는 물론 없고 포장길도 가게(상점)도 없다. 짙은 나무그늘 거기 매단 쇠고기 파는 장사를 찾아볼 수 있다. 약품은 행상들에게서 구하고.
대목교구에서 본교구로
「루타보」에는 꼭 두채의 건물이 있다. 주교좌성당과 추기경택이다. 주교좌성당을 지은 것은 1910년 네 귀의 벽돌담장에 벽돌바닥 지붕은 양철로 덮고 내부는 제대와 벤치들이 있을뿐이다. 추기경댁 역시 방 여섯간을 비서와 같이 쓰고 있다. 허나 「루타보」에서는 그래도 집이라고 부를만한 곳은 여기뿐이다. 오히려 위엄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마을은 여기저기 몰려있어 어디서 시작하고 어디서 끝난다고 할 수 없고 인구도 조사해본 길이 없다. 선교사들은 약 2천호는 된다고 한다.
주요농산물은 커피와 바나나이고 커피는 수출품으로 바나나는 식량으로 쓰인다. 푸른 바나나를 채소처럼 콩과 섞어서 쪄먹는 것이 보통이다. 가늘고 노랗게 익은 것은 아이들 주기도 하고.
1951년 12월 13일 성청은 이곳의 장래성을 생각하고 크게 두 구역으로 나누어 그때 「로오마」에서 까논법 학위를 얻고 돌아온지 몇달 안되는 <루감바> 신부를 새 「카게라」대목교구 대목주교로 임명했다.
이곳은 백인신부들의 전교지방이었으나 이게 1명의 본방인 주교 1명의 본방인 신부로 방인교구 첫출발을 하게된 것이다.
1953년 3월 25일 그러니까 그로부터 2년째 「카게라」대목교구는 본교구인 「루타보」교구로 승격하였다. 포교성성 1957년 6월 30일 발표에 의하면 교구로 승격하면서 교세는 놀랄만한 증가를 보여 5먼3천3백4십3명의 신자에 3천3십7명의 입신자 25명의 신부 27명의 수사 수녀 십명의 신학생과 92명의 교리교사를 헤이게 되었다.
당년 37세의 약관으로 추기경위에 오른 「루타보」의 <루감바> 추기경은 지상으로 수차 소개한 바 있거니와 순수한 「아프리카」 본방인이다. 1명의 본방인 신부와 1명의 본방인 추기경으로 방인교구를 설정한 이곳 「아프리카」의 장래에 온 교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곳의 지리 풍속 교회사정을 더듬어 보기로 한다.
오늘은 전인구 13만2천 중에서 6만천명이 신자이다. 비신자는 대개 모스렘교도이다. 「루타보」의 신자들은 몹시 가난하여 교회와 신부들의 생활도 그러하다. 1951년까지 「루타보」 주교와 이외에 영구적 건물로서는 「칸이오」 한군데 뿐이었다.
박쥐와 고양이
「칸이오」본당은 겨우 양철지붕을 덮고 벽조차 없이 박쥐들이 뒤끓고 그 냄새에 고양이들이 몰려와서 큰 성화를 내고 있다. 선교사들은 황불을 피어 성당 안팎을 노랗게 그슬러노았다.
종교심은 가장 큰 문제
그러나 문제는 박쥐 고양이 또는 모슬렘이 아니고 아르피카 사람들의 종교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신자 비신자를 막론하고 일신(一神)을 찾으면 그 신은 인간에게 좋은 것을 준다고 믿고 있다. 또 그네들은 사후(死後)와 선신(善神) 악신(惡神)을 나무 집 등에 연결하여 신앙하고 있다. 이런 설명은 그리스도교인들도 아직 그대로 좇고 있는 듯하다.
철저한 가족제도 어디로
가족제도(家族制度)는 사회 기본 단위이다. 가족제도는 많은 문벌을 만들어 족장(族長) 추장 등이 강력한 권세를 가지고 각 개인 가족의 모든 일에 간섭하며 한가족은 대체로 그 아버지가 족장에 복종하게 마련이다.
가족제도는 많은 유익이 있으면서 신부들에게는 적지 않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유익한 점은 경제와 사회단위에 주는 혜택이다. 한가족은 소(牛)를 공유하는 등 일종의 공동작업을 할 수 있다. 또 한가족이 위험을 받을 때 도움을 서로 베풀 수 있다.
그런데 가장(家長)이 죽었을 때 족장은 과부와 아이들에게 절대적 결정권한을 갖게 되므로 신부들에게 난처한 일이 생기는 수가 있다. 또 가족제도의 약점은 여성의 지위(地位)이다. 여성에게는 들에서 일하고 아이를 기르는 일 이외에 다른 권리를 전연 인정하지 않는다.
<루감바> 추기경은 이런 실정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가족제도의 좋은 점이 잘 살려짐으로 이를 통해 용이하게 그리스도교화 할 수 있는 방도를 찾고 있다. 그러나 그리 되기에는 3세대는 더 지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