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포] 대구 三德(삼덕)동본당
문화를 통한 전교에 주력
구역을 순방하며 알뜰히 보살피는 사제
자립정신 함양에도 노력
발행일1960-05-29 [제231호, 4면]
일본제국주의 통치시대인 1933년 그당시 대구와 경상남북도내 여러 지방에 산재한 일인(日人) 교우 (약300명)들의 사목(司牧)을 위해 대구교구에 주재하고 있던 프랑스인 <안젠> (安) 신부에 의하여 일본인 신자들을 위한 성당으로서 10월 18일에 『미가사마찌(三笠町) 교회』라는 명칭으로 설립된 이 본당은 1945년 8·15의 해방과 더불어 동네이름이 변겨됨에 따라 『삼덕(三德)동본당』으로 명칭이 바꿔졌을뿐 아니라 대구시내의 중앙통(中央通)을 경계선으로 하여 동쪽지역인 동성로, 동문동, 화전동, 교동, 완전동, 문화동, 공평동, 봉산동, 삼덕동, 동이니동, 대봉동, 신천동, 칠성동(동쪽일부) 등 넓은 지역을 관할구역으로 맡게되어 일약 큰본당으로 승격되었는데 특히 시내에서도 문화 수준이 높은 지대를 맡은 관계상 이 본당의 포교사업은 자연히 문화면을 통한 전교에 각별히 유의해야만 했다.
본방인(本邦人) 사제로서 제1대는 고인이 된 <바오로> 신(新順均) 신부 제2대 역시 고인이 된 <안드레아> 유(有興模) 신부, 그다음 <루수> 박(朴相泰) 신부, <바오로> 이(李哲熙) 신부, <방지거> 신(辛尙道) 신부 등 다시 3대를 거쳐 현재의 <야고버> 이(李明雨) 신부에 이르기까지 일곱분의 주임사제를 뫼시어왔으며 이제는 보좌신부 한 분이 더 계시지만 오히려 손이 모자라는 바쁜 성무(聖務)! 해방 직후 본당으로 발족 당시 불과 4백여명이던 신자수는 그동안 범어동(泛漁洞)본당과 대봉동(大鳳洞)본당을 분할해주고서도 현재 4천3백명의 영세교우와 약 2백50명의 예비신자가 있으며 또 동인동(東仁洞)본당 설립을 준비중에 있다.
이 본당에서 경영하는 『삼덕유치원』은 교우자녀들의 첫고해 영성체 준비를 위해 없어선 안될 존재일뿐 아니라 외교인들의 교회 접근에 하나의 매개체(媒介體)적 역할을 하고 있는데 네 사람의 보모가 2백5명의 원아(園兒)들과 같이 매일 천진만만한 별세계에서 뛰놀고 있는 부러운 광경을 보여주고 있다.
이 본당의 자랑할만한 전교방식의 특징은 교리지도시간이 각계각층에 속한 대상자들을 따라서 여러차례로 분류 배정된 시간이 많은 것과 본당 관하지역을 다시 10개의 구역으로 나눠 각 구역마다 책임회장을 두는 동시에 한개 내지 두개의 「레지오 마리에」 「쁘레시디움」을 조직하고 그동리에서 개최되는 「쁘레시디움」 주회합(週會合)을 신부님이 계속적으로 순시(巡視)하면서 그 회합을 통하여 먼저 교우들 개개인의 가정과 생활 상태를 깊이 알고 이해하며 교우들은 자기들의 살고있는 생활환경 가운데서 그들의 이웃인 외교인들에게 이웃정리와 인정을 통하여 전교를 하도록 마련된 조직인 것이다.
즉 매일(평일) 오전10시부터 한시간은 예비신자들중 가정부인들을 위한 교리강좌 시간이며 오후 3시부터는 남녀노인들 4시부터는 국민학교 아동, 5시부터는 남녀 중학생, 7시부터는 고등학생 이상, 일반사회인들을 위한 교리시간이 있다. 그리고 금년부터는 주일(主日)뿐 아니라 매일 저녁미사가 있어 아침에 출근시간 관계로 미사 참례를 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서 마음을 쓰는 한편 교회를 알려고 하는 구도자들에게 교회와 접촉하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지성(知性)이 요구하는 진선미(眞善美)를 소개하는 동시에 진선미의 원천인 천주를 가르쳐주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본당신부님은 그의 연래의 소망이던 어떤 일을 얼마전에 착수하였는데 즉 『가톨릭 문화센타』이라 할 수 있는 성격을 띈 교회 별관(別館)의 신축공사를 착공함으로써 시작된 것이다.
연건평 약2백평 되는 이3층 건물에는 도서관(圖書館) 교리교수실, 회의실, 음악감상실 등이 마련될 것이며 일부분을 사제(司祭) 사무실로 또 아랫층은 현재 보육실이 부족한 유치원 교실로서 사용될 것이라 한다.
오는 10월중순경 준공예정인 이 건물이 낙성되면 문맹(文盲)자와 어린이들에게 환등(幻燈) 영사를 이용하여 교리설명을 해보겠다고 말하는 본당신부님은 『이 본당뿐이 아니라 한국교우들은 먼저 경제적인 자립자치(自治)정신을 가져야 하겠읍니다. “나는 천주께로부터 받은바를 천주께로 향하게 한다”는 교회의 가르침의 근본 정신을 철저히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가령 어떠한 돈많은 분이 있어 우리 성당을 그저 지어준다고 해서 우리는 그것을 그대로 수긍할 수는 없는 것이니 그것은 한편으로 의퇴심과 노예근성을 밖아주는 위험한 사상을 길러주는 것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물론 양노원(養老院)이라든가 병원이라든가 하는 특수한 자선단체는 별문제입니다만……』
경제적으로 본 자치생활에서 개인의 영적생활도 완성되도록 해야한다는 것이 신부님의 지론(持論)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