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포] (65) 釜山(부산) 中央(중앙)본당
7천 교우를 거느려
예수성심상은 귀천 가리지 않아
그것도 혼자 손으로
발행일1961-05-07 [제277호, 3면]
【부산】 그래도 한국에서 첫째가는 대항구 도시라 낯설게 찾아드는 사람들은 무엇하나 인상(印象)을 남기고 싶어하는 의욕을 억제할 수 없을 것이다.
해방직후에만 하더라도 숲이 자욱히 짙었으며 지금 성당자리는 지은사(知恩寺)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 높지도 않지마는 저멀리 대한해협을 바라볼 수 있고 항구를 드나드는 상선(商船)과 섬들이 조화되어 잠시나마 아쉬운 낭만(浪漫)을 부풀게 한다. 영도(影島)섬과 고갈산이 바라다 보이며 부산의 전경(全景)을 일관할 수 있음이 특징이기도 하다.
이 용두산 밑에 황홀한 시선을 끌게하는 것, 중앙천주교회의 종각 위에 안치된 예수성심상은 아무런 귀천도 가리지 않고 묵묵히 우리를 맞아주신다.
1947년 부산진(釜山鎭) 교회가 부산시 전지역을 관할하고 있을 당시 대신동(大新洞) 지구 회장으로 있던 이종찬씨와 보수동지구 <도마> 강(姜_斗) 회장 등 몇사람이 주력하여 <요셉> 정(鄭在石=現 裡里본당) 신부님께 성당설립을 권유했던바 적당한 자리를 물색해 보라는 시사를 받고 자전차 타고 다니면서 칠(七)개 처를 선택하여 보고했다.
그중 세번째로 선지(選地)된 곳이 지금 성당자리인 지은사(知恩寺)였다.
당시 청학동(靑鶴洞) 교회 주임신부로 계시던 <유리노> 한(_=불란서人) 신부의 힘을 빌려 미군정청에 불하를 신청한 것이 성공, 그러나 피난민들이 칸칸이 방을 만들어 약 5십여 세대가 생활하고 있었고 현재 주교관 건물엔 대한(적십자사 大韓赤十字社)와 민족청년단이 차지하고 있어 성당을 만들기까지의 고통과 애로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그들의 갈 곳을 각각 마련해주고 우선 간단히 내부수리를 하여 성당으로 사용해 오다가 동년 <야고버> 이(李明雨=現 大邱三德본당) 신부님이 초대주임신부로 부임하셨다.
2년 후인 1950년 <요왕> 장(張丙龍) 신부가 후임으로 피임되자 이신부님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성당 신축을 설계하여 오던 중 박회장과 전기 강회장 등을 위시한 교우들의 희생적인 협조로 1954년 현대식 석조 「콘크리트」 성당을 완성했다.
장신부님은 당시 보좌신부로 계시던 <스테파노> 백(白應福) 신부 힘을 빌려 불과 4, 5년 만에 4천여 명에 달하는 교우를 거느리는 대성당으로 확장시켰다.
1956년 장신부는 서울교구로 전출하시고 현주임 <요셉> 장(張炳華) 신부님이 진해(鎭海)본당에서 부임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1957년 부산교구가 탄생함에 따라 주교좌가 임시자리를 잡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교구행사와 집회는 이곳 중앙성당에서 개최되었다.
지금은 본당내 열일곱개의 「레지오」와 신자협의회, 평의회, 연합청년회, 학생연합회, 성의회, 성모회, 매괴회, 전교회 등 제반 가톨릭 「악숀」이 조직되어 모든 연락 사무를 담당하고 있다.
재작년 10월 초장(草場)동 성당을 분할하였다가 <요아킴> 원(元) 신부님이 본국으로 소환되자 다시 합하여 지금은 7천여 명이 하나되는 신자들의 사무처리에 혼란을 느끼고 있긴 하지만 살림꾼이신 장 부주교님의 알뜰한 노력을 초량성분도수녀원에서 5명의 수녀님을 파견받아 하루 여섯반이나 되는 교리반을 지장없이 맡고 이씅며 신부님의 유일한 손발이 되어주고 있다.
여기에서 묵과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 <데레사> 박(朴) 수녀님의 이야기다.
장신부님이 부임이래 4천명이 훨씬 넘는 신자를 내었다는 사실도 오직 <데레사> 수녀님을 비롯한 수녀님들과 몇분의 전교회장들의 힘이 않일 수 없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부산에서 가장 자랑할만 하다고 하는 「성심 유치원」이 오늘의 그것이 되기에도 오직 박 수녀님의 노고와 희생이 숨어있는 것이다.
이런 대성당에 보좌신부가 없다는 것도 안타깝다. 주일날의 수많은 미사나 본당 운영 등이 장신부 혼자 손에 맡겨지고 있다는 사실도 우리의 숙명(宿命)이기는 하지만 후세대는 신부 부족의 현상을 직시하고 성소에 기꺼히 응하여 제2그리스도의 성직을 지원하여 해결해야할 것이다.
우리 후배들에게 막연한 기대를 거는 것보다 자제를 기루는 우리 교우들에 안타가운 심정을 간청해 보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