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가장 소중한 문제는 「진실」과 「영원」과 「안전」한 행복을 희구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현실은 너무나 벅찬 불안과 번민에 시달리면서 살고 있으며 또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진실한 사랑과 평화를 희구할 수 있다면 그것은 신의 사랑과 전능에 바라는 우리의 신앙행위일 것입니다. 인간이란 한 번 태어나서 한 번은 죽어야 할 딱한 운명을 지니게 되었읍니다. 이러한 인간이 생명의 임자이신 그리스도를 떠나서 발버둥치는 것도 불행한 일이나 이보다 못지 않게 또 한 가지 불행한 일이 있으니 이는 신앙을 가지되 올바른 신앙 참다운 신앙을 갖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무릇 나더러 주여 하는이 마다 다 천국에 들어가지 아니하고 오직 하늘에 계신 내성부의 뜻을 봉행하는 자 천국에 들어가리라』(마두·7·21)하셨으니 이 실로 우리들 가슴깊이 박아두어야 할 중대한 선언이 아닐 수 없읍니다. 이것은 오직 믿음뿐으로 족하다는 신뢰적(信賴的) 신앙을 뜻함이 아닐 것입니다. 신앙에 있어서 선행이 게재하지 않는 것은 완전한 신앙이 아니요 참다운 신앙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는 성서에서도 명확한 증언을 주고 있읍니다. 『우리 조상 <아브라함>은 그 아들 <이사악>을 제단 위에 봉헌하여 그 선행으로 말미암아 의화(義化)되지 않았느뇨 이에 저의 신앙은 그 선행과 더불어 협력하였으며 선행으로 인하여 그 신앙이 완전하게 되었다는 것은 그대가 현재 보는 바니라』(야고버2·21-22)라고 하였읍니다.
친애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는 성체성사를 받아 그리스도를 알고 믿는 사람이 되었읍니다. 그러나 우리의 신앙이 과연 진실한 것인가?…… 냉정히 비판을 해야될 일입니다. 『누만일 나를 따르고저 하거던 자기를 끊고 재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하신 그리스도의 계명을 알고도 자기가 행할 의무에 구실을 붙이고 재십자가를 책임지지 아니하며 가면으로 성당에 나오는 이들에게는 정말로 앙화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을 정화합시다!
언제나 어디서나 자기안에 실존하시는 그리스도를 생각하고 그의 원의와 정의를 찾고 따르므로써 우리의 모든 행위를 기구화 하는 법을 배워야 하겠읍니다. 이것은 우리가 해야할 일이고 또한 이것만이 우리의 삶의 길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기구의 생활은 추상이 아닙니다. 그것은 강력하고 뚜렷한 현실적 신념입니다.
현대 어느 시인이 『중세의 천주중심에서 벗어난 현대의 자유인간은 비로소 자아(自我)를 발견하였다』라고 외쳤읍니다.
그렇습니다. 그들은 천주를 잃은 외로움을 발견했읍니다. 자기의 존재와 자기의 행동의 정의를 잃어버린 외톨이의 쓰라림을 발견했읍니다.
『나 문득 내가 살지 아니하고 그리스도 내 안에 살으시나니라』라고 하신 성 <아오스딩>의 말씀과 너무나 신기한 대조입니다. 『누만일 나를 위하여 자기 생명을 버리는 자는 그 생명을 찾으리라』 하신 그리스도의 사상은 무엇을 가르쳐줍니까? 말할 나위없이 이는 세속의 그릇된 풍조와 싸워 십자가의 진리에서 참된 자기를 찾으라 하심이 아니겠읍니까! 그리스도는 부귀와 영화와 권세와 향락으로 성부의 뜻을 가르쳐주시지 않으셨읍니다. 그는 오직 사랑으로 가르쳐주셨으며 또한 이 사랑을 십자가로 증명하셨읍니다. 이는 천주님의 영원한 원의이었으며 섭리이었읍니다.
이와같이 진실한 신앙을 가진 사람은 그리스도의 사상과 같이 선행과 수고와 희생 봉사의 정신을 갖지 않을 수 없읍니다.
보십시오! 수고와 희생 봉사의 정신을 박차버리고 얕은 지식에 사치를 떨며 그리스도의 계명을 무시하는 오늘날의 불행한 일들이 어떤 것인가를…… 서로 물어뜯고 자기만이 배부르고 살찌어야 한다는 못된 심사! 실로 이 때문에 이 사회는 어두워가고 있지 않습니까! 한술의 밥술로 생명을 이어가기 조차 숨가뿐 이 현실에서 사람들은 꿈도 기대도 잊어버린 채로 너무나 쓰린 생존경쟁에 시달리고 있읍니다. 그리스도의 진실한 신앙의 정신을 멀리 차버린 이 근본적 악의 뿌리가 뽑혀지지 않는 한 인간이 받아야 할 최소한의 대우마저 여지없이 짓밟히고 마는 것입니다. 이는 천당지옥은 고사하고 우선 세상에서부터 천주님의 본 의도가 아닌 불행을 인간이 스스로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친애하는 교우 여러분! 사람이 세상에 나서 그 세상을 물러가기 전에 더 많은 삶의 참된 보람을 갖겠다는 마음은 누구나 가져봄직한 일이라 하겠읍니다. 그러나 모진 시련을 당할 때 내 신앙과 내 착한 뜻이 차차 식어지며 내 의지 아닌 것에 끌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불가능한 것을 억지로 명하지 않습니다. 모든 어려움을 박차고 그리스도의 성총을 구하여 우리의 능력을 신앙으로 보충하여야 합니다. 『<요나>의 때부터 지금까지 천국을 얻기로 싸우니 강포한자 천국을 빼앗나니라』고 하신 과감한 이 말씀은 『천지가 변할찌라도 내 말은 변치 않으리라』고 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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