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보천하에 가서 만민에게 복음을 전하라』(말구 16장15)고 분부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에 의해서 명백하게 규정된 바와 같이 전교는 그리스도교의 중심과제(中心課題)이며 모든 신자들의 사명일 것이니 이웃사람의 구령에 대해서는 신품(神品)을 받은 성직자뿐만 아니라 모든 평신자들도 다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평신자들이 교회에 대하여 자기의 전교사명(傳敎使命)을 더욱 인식한다는 것은 자기가 믿고 받드는 신앙의 기본진리(基本)를 알아듯는 것으로서 우리의 순교선열(殉敎先烈)들은 이 점에 있어 특히 모범을 보여 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내가 갖지 못한 것을 남에게 줄 수 없으며 『소경이 어찌 소경을 인도하겠느냐』하신 예수님의 경고말씀과 같이 먼저 우리들 자신의 내적 생활의 점검(點檢)이 있어야 할 것이니 이러한 뜻에서 교회는 평신자들에게도 자주 피정(避靜)신공이나 묵상회(默想會) 같은 영적수련(靈的修練)의 모임에 참가함으로써 힘을 기르기를 권장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서울교구에서는 교회의 기원절(紀元節)이라 할 수 있는 뜻깊은 성신강림 첨례를 계기로 교구내의 각 봉당회장들의 여납 묵상회를 강림첨례 다음날인 6일 상오9시부터 동일 하오 7시까지 하룻동안 시내 혜화동본당에서 가졌다.
이 피정신공에는 교구내의 각본당 신부님을 비롯하여 멀리 의정부(議政府) 포천(抱川) 등지에서 남녀회장 약 6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상오9시 이 피정의 지도사제인 <안드레아> 박(朴一圭=미아리본당) 신부의 강론으로 시작되었는데 박 신부는 『여러분은 이 피정이 마지막 피정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라』는 간담이 서늘해지는 경고의 말과 『추수할 것은 많으나 품꾼이 없다』는 성경말씀을 인용하면서 회장들의 피정 목적을 말씀해 주었다.
다음엔 폐퐈동본당 주임 <금구> 장(莊金龜) 신부가 『옛종도들이 전도에 나서기 전에 먼저 마음의 준비를 하였음을 묵상하고 오늘 하루만이라도 완전히 세속을 끊고 천주의 사정을 묵상하라』는 요지의 강론을 하였으며 이이서 신당동본당 <요셉> 김(金昌文) 신부의 선송(先誦)으로 매괴신공을 바친 후 묵상시간으로 들어가 「준주성범」 성체에 대한 조목을 김 신부가 낭독하였던 것이다.
다시 시작된 강론시간에는 청량리본당 <요안> 이(李三複) 신부가 특히 전교지방에 있어서의 회장들은 임무중대성에 대하여 말씀하였는데 이 신부는 『교무금에 대하여 인색할 수 없다』는 요지의 강론으로 교우들의 교회유지(維持)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였다.
한시간반의 점심시간 후 일동은 성로신공을 바친다음 전교활동의 실제면을 서로 이야기하는 좌담회에 이어 서울교구장 <바오로> 노(盧基南) 주교의 『회장은 사제직의 일부를 맡고 있으니 만치 그 직분은 중대한 것이며 신덕있는 회장을 가진 본당은 훌륭한 본당이 된다.』는 요지의 격려말씀이 있은 다음 간단한 간식(間食)이 있었고 한시간동안 고해성사와 개인적인 묵상시간이 있었고 부감목 <바오로> 신(申仁植) 신부의 강론 끝에 성체강복으로서 비록 하루만인 간단한 순서였지만 의의있는 효과적 피정을 마쳤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