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포] (69) 全州(전주) 中央(중앙)본당
성가정에로의 지향 천번·만번을 외워
발행일1961-06-04 [제281호, 3면]
서울의 「명동」 평양의 「관후리」 대구의 「계산동」과 전주의 「전동」 등의 대성당들과 같은 큰 성당은 외국신부님의 손으로 그리고 옛날에나 짓지하는 생각이 앞서서인지 이 전주의 중앙성당을 차간에서나 성당문을 들어서서 볼 때 불과 6년 전 그것도 우리 방인 신부 손으로 그토록 대단한 건축이 성취되였으리라고는-미안하오나- 감히 생각질 못했다.
아무렇던 주보이신 예수성심님의 상(像)은 저 높은 하늘에서 우리를 내려다 보신다. 약간 아래인 좌우편엔 복자 <안드레아> 김신부님과 성 <분도>상이 또한 거대하면서도 인자한 모습으로 내려다 보시고 벽돌의 이 2백90평이 되는 전주 주교좌 성당은 희망과 같이 대단히 웅대하다.
순교자 <누갈다> 이님의 치명터에서 지척에 있는 이 본당은 돌아가신 <발도로메오> 김(金賢培) 전주교님을 6.25때 3개월간이나 모시고 인민군의 포악한 억압 아래 혼자 남아 교우들을 보살피며 모진 신고를 겪고 김 주교님을 끝까지 호위하여 다닌 현 주임 <아오스딩> 김(金在德) (당시는 반불구자가 되신) 신부님에 의해 설립된 곳이다.
부지 2188평이라는 좁지 않은 전주중앙시장 옆에 자리잡은 이 주교좌는 전주교좌인 전동(殿洞)본당서 1947년 11월 분리하여 시내 고사동(高士洞) 강당으로 옮겼다. 이듬해 4월에 임시성당으로 시내 대동(大洞)에 있는 적산가옥을 불하 받았다가 1955년 7월 지금의 대성당을 지어 세 번째의 이사를 하여 불과 470명이란 교우를 4200이란 대가족으로 늘였으니 근 10배가 14년 동안에 불은 것이다.
전주교구에서 제1 큰 이 주교좌는 현임실본당의 <분도> 박(朴聖雲) 신부님이 평생의 대사업으로 심혈을 다하여 이룩한 「마뉴멘트」이다.
지난 4월27일이 나얼니 주교좌 성당에서 <베드루 요셉> 한(韓공烈) 주교님의 정성어린 추도미사에서 추모(追慕)된 고 <발도로메오> 김주교님은 여기서 주교 품에 축성되셨고 그러면서 이 성당이 주교좌로 정해졌었으니 나이 어리면서 한 세대의 역사를 지닌다.
1951년 주교관 근무, 남원과 군산본당을 거쳐 지난 4월 이 옛집으로 다시 돌아온 김신부님은 『객지를 다니다가 내 집에 왔다』고 소감을 말한다.
남보기에 하잘 것 없는 조그만한 내 손으로 만든 인형 하나도 내게는 귀중한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하물며 적구(赤狗)의 손에 생명마저 빼앗길 번 하며 길러낸 본당일진대 『첫 꿈이던 성가정의 완성을 기어히 이룩할 것이라』는 당초의 생각이 앞날의 꿈이 될 수 없으랴……
4천2백의 식구를 늘이기에는 허둥지둥했고 숫자 늘이기에 정신 없었지만 이젠 긁어 모은 「수확」을 잘 다듬어야겠다는 것이 김신부님의 소원이고 중앙성당의 앞으로의 나아갈 길이다.
그러나 「가족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4천2백의 신자를 얻는 것 이상 힘이든다. 「십인십색」(十人十色)이며 부자(父子)의 뜻도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또 하나의 대사업을 성취하려는 김신부님은 성 <요셉>과 어머님께 하루에도 수천번 아니 수만번도 더 기구할 것이다. 그리고 뜻을 받드는 슬하 교우들에게도 청하겠지……
이 중앙본당은 「중앙시장」과 이웃한다. 중심으로 장사하는 넉넉치 못한 형제들이 다 굶고 헐벗은 사람에게는 「빵」과 「옷」을 쥐여주며 「천주 영광」을 노래하라고 해야 손쉽게 알아듣는다고 김신부님은 말하며 『나는 그들의 영혼 문제와 더불어 세상살이의 토대도 마련해 줄 걱정을 하고있다』니 감사할 일이다. 그러며는 질서와 전통은 함께 서고 성가정은 영혼과 영혼을 「거룩」에로이 끌리다.
6.25에서 얻은 부서진 상처들이 애궂게 굴르지 않는 한 주교좌의 신부로서 온갖 힘을 하여 보필하여 1951년 주교관에 있으면서 사귄 지방유지들과 다시 옛정을 북돋우고 그분들에게 최상의 선물이 될 「천주에게의 길」을 알리겠다고도 덧붙인다. 이렇게 또 늘어간다면 지금 10개소의 공소가 오늘부터라도 본당으로 승격도 해야겠으니 쉽게 들리는 내적 충실에의 길은 더욱 힘이 드는 고갯길이겠다. 그러나 김신부님의 계획인 성가정의 완성은 「부류별」(部類別)의 적은 「클럽」의 단합에서 본당전체의 단합이란 도면적(圖面的) 「피라믿」 계획대로 성공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