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자기를 들어 높이는 자는 낮아질 것이요 또 자기를 낮후는 이는 들어 높임을 받으리라』 (루가 18장 14)
오늘 성경에는 예수께서 또다시 비유로 말씀하십니다. 어떤날 두 사람이 성전에 기도하러 왔더랍니다. 하나는 당시 「유데아」의 상류계급(上流階級)으로 자처하는 「바리서이」요, 하나는 그당시 인민들의 증오(憎惡)를 받던 아전이였더랍니다. 「바리서이」는 제단 가가이 나아와 뻣뻣한 태도와 자신에 가득찬 자세로 기도라기 보다는 제 자랑만 늘어놓았고, 아전은 감히 가까히 나오지도 못하고 머리를 들 체면조차 없는 태도로 여러 말 할 기력조차 없어 다만 『천주여! 나 죄인을 불쌍히 여기소서』라 말만 되풀이할 따름이였더랍니다. 그러나 둘이 다 기도를 마치고 돌아 갈 때 죄없고 공만 많은 줄로 스스로 만족하던 「바리서이」는 오히려 천주의 미움만 샀고, 천주의 의덕(義德)에 긍긍전전하던 아전은 천주의 하율하심을 받아 의인(義人)이 되어 돌아갔다는 것입니다.
이 비유말씀을 끝내신 다음 예수께서는 친히 결론(結論)을 내리시기를 『누구든지 스스로 높이는 자는 낮아질 것이요, 스스로 낮후는 자는 높아질 것이라』 하셨읍니다.
예수님의 이 결론은 성경 말씀을 빌릴 것 없이 우리도 일상생활에서 매일같이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제자랑을 하면 하는 그만큼 자기 스스로의 평가(評價)를 감퇴시키는 결과가 되는 것이려니와 더욱이 자기를 올리기 위해서 남을 깎아내리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여 속담(俗談)에도 『남의 흉을 한번 보면 제 흉은 열두가지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이상과 같은 사리(事理)는 우리 각 개인이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그러나 막상 우리의 매일 생활의 하루를 청산해보고 반성한다면 나 자신도 모르게 혹은 알게 때로는 무의식적으로 오히려 정정당당하다는 그릇된 판단하에 흔히 범할 수 있는 과오인 것입니다.
만일 이 점에 있어 그릇침이 없다면 사리의 분간을 제대로 못하는 우둔한 사람이거나 오늘 성경에 나타나는 「바리서이」처럼 자아(自我)에 만족하는 교만한 사람이거나 이점에 특히 유의해서 오래동안 수양을 쌓은 사람이거나 그렇지 않다면 과오를 버마고도 느낄줄 모르는 자아반성이 없는 사람일 것입니다.
이 점에 유의해서 과오가 없도록 오래 수양한 사람이라면 그보다 다행한 일은 없고 여기에 대한 덕을 닦기에 노력한 마치 다른 덕을 닦는대로 노력을 게을리 하지말며 일가월증(日加月增)으로 자아완성에 힘쓸 것이지만 자아반성이 없어서 아직도 이 점에 관한 자기의 험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오늘부터라도 담백 겸손한 마음으로 자아 반성이 있어야 하겠읍니다. 자아반성이 있고 그 단점을 고치려고 노력한다면 사람에 따라 늦고 일찍 온 차이는 있을 망정 천주의 도우심으로 반드시 성공할 날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성경에 나타나는 「바리서이」처럼 반성할 줄 모르고 비록 반성해 보는 척 해도 자기의 단점을 알아내지 못했다면 천주께서 주시는 귀중한 생명이 만년(萬年)을 지속했다 하드라도 허송세월을 하는데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성경의 과제는 쉬운듯 하면서도 어려운 것입니다. 우리는 착심해서 우리의 단점을 알아내어 그것을 고치기로 노력합시다. 어떤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만일 우리가 일년에 하나씩만이라도 우리의 허물을 고쳐나간다면 오래지 않아 성인이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읍니다. 이 말씀은 얼른 듣기에는 바른 말이 아닌 것 처럼 느껴집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단점은 하나 둘이 아닌 것이요 열수물에 끄치지 않는 이 80년 90년을 살아도 우리의 허물을 다 고치지 못할 것이 아니냐? 하는 이가 계실지 모르나 그것은 그렇지 않으니 비록 우리의 결점이 천, 2처이라 해도 덕이란 것은 서로 관련성이 있기 때문에 구 세가지 덕만 완수한다면 그 덕으로 말미암아 그 덕과 직접 배치되지 않는 다른 결점도 음으로 양으로 그 덕의 영향을 받아 자연소멸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것을 실천했다고 우리가 보는 공자(孔子)의 말씀에도 『七十面 從心所欲 하되 不踰矩』이란 말씀이 있지 않읍니가.
즉 풀어 말씀드리면 공자님은 15세 때 배움에 뜻을 두고 노력했던 바 그 배우는 노력의 결실에 있어 나이 70이 되고 보니 당신 하고싶은대로 해서 법측의 거술리는 것을 하지는 않게되었다는 뜻입니다. 이말씀으로 얼마나 그가 자연도덕의 수양을 쌓았다는 것을 알 수 있거니와 우리도 우리의 허물을 하나하나 고처나가면 『종심소욕(從心所欲 不喩矩)라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자는 영세를 안받은 분으로서도 이럴 수 있었다면 더욱이 우리는 성세의 물로 깨끗이 씻기운자들이요 천주성총이 매양 대기하고 있는 처지가 아닙니다.
그러니 우리는 「바리서이」처럼 자아만족으로 자신을 망치지 말고 비유에 나타나는 아전처럼 겸손되이 자신을 반성해서 그 단점을 고치도록 노력합시다. 우리 단점은 한꺼번에 다 고칠랴면 실패할 것이니 우선 제일 큰 습과모병을 하나만을 고치려고 노력해서 내년 이때에 청산하도록 해봅시다. 만일 우리의 성의가 진지하였고 우리의 노력이 거짓이 아니었다면 반드시 큰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朴루수 神父 (대구 桂山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