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차 만국 성체대회
50만이 물결치는 고요한 바다
祭臺(제대)가 닳도록 연이은 「미사」
擧揚(거양)되는 萬民(만민)의 日用糧食(일용양식)
黑白(흑백)(人(인))은 多情(다정)스럽게
歐州一信(구주일신) 本社特派(본사특파) 姜達秀(강달수) 記者(기자) 發(발)
발행일1960-08-14 [제241호, 4면]
『우리를 반겨주다 아름다운 고장으로 우리를 맞아주다 우리 모두가 당신 문전에 믿음을 지팡이로 단단히 차리고 다가 왔나이다-』 이렇게 시작는 「켈투루드 러 포르너」의 노래로 8월 3일 이곳 시간 하오 8시, 50만 회중의 의자가 단정히 차려진 「헤스트 플라츠」에서 성체거양행사가 있었다.
서제(序祭)
이에 앞서 대회 개회식은 30일 「뮨헨」의 추기경 <벤델> 대주교에 의해 「테에틸라」대성당 앞 광장에서 기자가 이곳에 도착한지 한주일만에 처음보는 볕살아래 예상 참가인원수를 불허하는 사람물결을 치면서 그러나 어느 성당 안처럼 고요히 개회대례미사가 올려졌다.
성체대회의 유연은 하나는 천주의 영광이요 둘째는 그 천주의 영광으로 말미암은 땅위의 구원에 있다. 이것이 곧 대회의 중심사상이며 또 그렇게만 움직여져야 하는 것이다. <벧댈> 추기경은 개회에 앞서 『세계는 분활되었고 공포에 찼으며 평화를 알지 못하고 있다. 국제성체대회만이 그리스도 안에 평화와 일치가 있음을 보여줄 것이며 세상의 생명을 이어갈 일용할 양식, 바로 성주의 장만하신 이 조찰한 떡의 능력을 신앙으로 증거할 것이다.』라고 대회의 목적을 분명히 하였다. 그때문에 대회를 구성하는 것은 곧 미사성제인 것이다.
「뮨헨」 각 본당(백수십처)에서는 대회기간중 매일 미사, 성체조배, 저녁성체강복이 있고 각 대성당서는 대미사가 거행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정확한 통계는 걷잡을 수 없는 수만명의 신부들이 제대가 닳도록 연이어 미사를 드리고 있다.
앞서 말한대로 8월 3일(水) 각 민족이 한자리에 모여 한목소리로 『주의 이름으로 오신 자 다위의 아들은 만수무강 할지어다 지극히 높은 데서는 만복이로소이다』하고 제 나라말로 외우므로 만국성체대회는 크라이막스를 이루었다.
1, 목성상가(木石尙歌)
1960년 마치 위대한 해를 맞이하듯 이곳 「바바리아」 평야에서 만국성체대회를 거행하게 된데 적지않는 까닭을 나열 할 수 있다.
「알프스」의 앞들이며 「다늅」(이살江)의 기름이 흐르는듯 풍요한 이 고장에 또한 유렆문화가 집중되지 않을 수 없다. 천년고도(古都)에 어쩌면 그 옛날 문물들이 생동(生動)하듯 잘 보존되어 있는지 제18세기엔 「게르만 로오마」로 불리울만큼 많은 교회건물이 섰고 또한 가톨릭 신앙의 중심지가 되었던 것이다.
이 방면의 이야기는 제법 역사를 들추어야만 할 것이다. 성체대회를 계기로 대소 8백여 가톨릭 국제회의가 계속되고 있다.
기자는 그 가운데서 가톨릭 국제기구(機構)회의(CIO)에 대의원 자격을 얻어 시종 참가한 덕택에 매십년마다 한번씩 상연하는 「오바암마가우」 수난극을 볼 수 있었다. (本紙 236號 參照)
요컨대 제문화의 유산은 물론이요 조그마한 돌팍하나도 고이 간직해둔데 더 많은 의미(意味)가 붙여지게 되는 것이며 그러한 의미는 높은 값을 지니게 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생각이었다. 이런 역사적 의의는 오늘 「바바리아」 민족들이 능히 이 성대한 대행사를 감당할 수 있게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2만여명의 관중이 7시간 상연되는 관극에 몸하나 비트는 사람 없이 눈시울을 적시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값있는 것을 그대로 값있게 받아들일 줄 아는 민족이라야 한다고 느꼈다.
어디를 바라보나 성당종탑이 총총 솟아있는 이곳서 1960년 성체거양을 드높이게 된 것은 진행되는 대회행사의 「프로그램」에 따라 더욱 수긍되는 바 있다.
2, 경축의 거리
개회식을 마친 31일 저녁 삼종은 대개 동시에 울렸다. 모색이 짙어진 주택가엔 집집마다 창가에 기름불로 장만한 「일류미네이슌」을 장식하여 호화로운 광경이다. 라듸오는 주로 성체대회의 특별 방송을 하고 있고 음악도 성가를 주로 하고 있으며 사회주의적 경향이 농후한 것으로 알려진 「남독일 짜이퉁」(紙)지도 제일면에 성체대회 기사를 크게 보도하고 있다. 「바바리아」사람들마저 금년 기후엔 불평이 대단하다. 어찌된 일인지 8월 1일 현재 날씨는 개였다 흐렸다하고 기온은 낮기온이 섭씨 12도, 물론 아침은 더 쌀쌀하다. 오바 털자켙을 차려입고 다닌다. (사진은 길가는 겨울차림의 아낙네들)
인도인들은 남녀간에 만드시 제나라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이 특색이다. 번화한 거리에 멍하니 서있으면 대개는 그 옷차림으로 각 민족을 알아 볼 수 있다.
형형색색의 수도복이 시위를 하듯 지나가는 것도 인상깊다. 각종 가톨릭 국제회합마다 일본학생들이 반드시 끼어있는데 한국학생의 그림자를 찾을 길 없는 것 또한 섭섭하다. 동경 「소피아」를 거처 이곳 「뮨헨」대학서 「러 포르터」를 전공하고 있다는 일본학생 H군은 고전독어시험을 이틀 앞두고서도 국제회의에 안나올 수 없었다는 갸륵한 말을 하고 있다.
기자의 발걸음으로서는 한국 가톨릭학생들의 활동을 엿볼 수 없었다.
『「바바리아」를 찾아준 여러분을 충심으로 환영한다』라고 나붙은 조그마한 표딱지들이 비위에 거슬리진 않는다. 경축의 거리는 오히려 빈약할 정도이고 거저 흑백간에 다정스리 길가는 것이 「콩고」의 사태를 비웃듯 「가톨릭」을 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