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막히고 벙어리된 자 하나를 주께 데려오고 손으로 만저 주시기를 간구하거늘』
(말구 7,32)
오늘 성경에는 예수께서 귀막히고 벙어리된 사람을 낫게 해주신 영적을 행하신 사실이 기록되어 있읍니다.
귀먹어리란 남의 말을 듣지 못하는 자요, 벙어리란 자기 의사(意思)를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합니다. 사회를 이룩하기에는 의사상통(意思相通)이 되어야 하고 의사상통이 되기에는 남의 말도 알아듣고 자기의사도 말로 표현할 줄 알아야 됩니다. 남의 말을 알아듣는데는 눈치로도 짐작이 가고 나의 뜻을 표현하기에는 몸짓으로도 어느정도 표현은 되지만 이것은 심히 불안전한 것이오 따라서 매우 갑갑한 일이며 대단히 불편한 일인 것입니다. 이제 우리들이 벙어리가 되었다고 가상(假想)해봅시다. 남들로부터 병신대접을 받는 것도 서럽지만 자기 자신은 말할 수 없이 갑갑한 일이 아니겠읍니까.
우리는 벙어리와 귀막힌 병을 영신생활로 돌려봅시다. 만일 우리가 영신의 유익한 말을 듣고도 매주일미사때 강론을 듣고도 다만 들었을 따름 실생활(實生活)에다 그 말씀을 반영(反映)시키지 못할 때 안들은거나 마찬가지요 안들은 것은 못들은 거와 결과적으로 마찬가지니 귀먹어리와 다를배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반성(反省)해봅시다. 나는 과연 귀먹어리가 되지는 않았는지? 만일 귀먹어리가 되었다면 오늘이라도 고쳐 귀먹어리를 면해야 하겠읍니다.
벙어리의 비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의 행복은 천당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오 천당에는 천주의 자녀들만이 갈 수 있는 것이오 천주의 자녀가 되려며는 천주교를 신봉(信奉)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변(周邊)에는 천주를 모르는 무수한 사람들이 있으니 우리는 당연히 이들에게 천주를 가르쳐야 하거늘 한마디 전교(傳敎)할 줄 모른다면 결과적으로 보아 이것은 벙어리나 다를 것이 무엇이겠읍니까.
귀막힌 자 말못하는 자는 다 불구자입니다. 그런데 불구자가 천국에 들어갈 수는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천국은 완전한 복락의 나라요 불구(不具)는 복락을 가리우고 그늘 지우는 것이니 불구를 면한 연후에야 복락도 바랄 수 있는 까닭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세상역경(逆境)을 극복해 가며 고(苦)된 것을 참고 슬픈 것을 이겨나아가는 것은 천당영복을 지향(指向)하기 때문이라면 천당에 갈 수 있는 실질적 생활을 해야겠읍니다.
그 실질적 생활이란 일상생활에 있어 천주계명을 다 지킬 것은 물론 더 나아가서는 전교에 힘써야겠읍니다. 전교하는데는 응분에 맞게하면 될 것이나 근래 세계적 우동이요 또 가장 현시에 적절한 전교운동인 「레지오 마리에」에 가입하여 활동하신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라 하겠읍니다.
요는 우리는 귀먹어리와 벙어리가 되지 않아야 하니 앞으로는 좋은 말씀을 명심하여 듣고 실천하기로 하고 또한 좋은 말씀을 남에게 전하는데 인색치 말아야겠읍니다.
이것을 이 한주일 동안에 묵상재료로 합시다.
朴 루수 神父(筆者 대구 主敎座본당 주임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