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대회 記(기)
形式(형식)에서 精誠(정성)으로
한 우리 안서 一致(일치)·地上(지상) 최대 잔치
歐州二信 姜達秀 記者發(구주이신 강달수 기자발)
발행일1960-08-28 [제243호, 4면]
(承前)
3, 대회의 중심은 미사
이번대회는 미사성제를 중심으로 삼고 있는데 그 가장 요긴한 뜻이 있다고 본다.
그 당연한 말을 되풀이 하는 것 같으면서 실은 이에서 벗어나기 쉬운일이다. 흔히 성체거동이라 하여 거동(擧動)행렬을 일삼고 적지않은 형식이나 행세(行勢)에 치우치는 일이 과거 성체대회 혹은 교구마다의 그것에서 없지 않았다. 그러기에 이곳서 강좌는 것은 각자가 정석되이 미사에 나가고 완전한 고해 영성체를 하도록 그것이 곧 대회의 중심인 것을 명심케 하고 있다. 국제성체대회를 오림픽 대회에 비겨서는 감히 송구스러운 말이 되겠으나 그 모임의 규모에 있어 결코 작은 것으로 볼 수 없다.
박람회만 하더라도 그 어느 무역박람회가 이같이 성대할 수 있으며 또 전세계를 망라할 수 있을가 하는 생각이다.
앞서 말했지만 『독일의 로오마』로 이름높은 이곳 총총이 솟은 「고딕」 「로마네스크」 그리고 「르네쌍스」등 수많은 종탑에서 연일 시간마다 울리는 은방울을 굴리는 종소리 그 아래는 그저 사람의 물결이 파도치고 있을 뿐이다. 지극히 거룩한 희생의 제사에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나라와 인종의 차별없이 뭉쳐서 한 회중으로 한 우리 안에 사제와 일치하고 또 한상에 차린 식탁(성찬)에 앉고서고. 그 때문에 어느 「미사」에서도 사제와 회중이 하나로 움직이는 가장 모범적인 성체를 올리기에 기를 쓰고 있음이 역연하다. 그리스도의 성체를 「데모」하기에 가장 알맞은 또 가장 성대한 그것이 되기에 모든 행사를 집중시키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것 역시 당연한 쇨를 되씹는 것 같으면서 가장 중요한데를 말하자면 그 중심을 적중시킨 관찰 임을 자부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목이나 좀 적시자는 핑계로 마신 맥주잔의 부작용에 적당히 휘청거리는 걸음을 하고 패를 지어 중국집을 찾아 「뮨헨」의 밤을 세운일 따위 등의 넉두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성체거동기(記)에 백주가 삽입되어 손상받을 턱도 없음을 모르는 바 아니다. 허나 이번 만국성체대회는 미사가 중심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주력하고 피부색을 달리하는 형제가 모여 한 식탁에 앉아 음식을 같이 하는 본령의 대회 정신에 입각하기를 강조하는 「모멘트」이기를 바라고 있었다는 것을 말하지 않고서는 큰 것을 보았다 할 수 없을 것이다.
기자가 대회기간중 기거한 곳은 시가에서 외딴 「아파아트」살이의 한 근엄한 신자가정이다. 아들딸 남매를 대학에 취학시키고 있는 한 관리인 이 집 주인은 이번 성체대회에 누구보다 진땀을 뽑고 있는 사람인 것 같다. 그의 책상위에는 대회에서 발행된 서적, 신문, 「푸로」 등을 쌓아두고 연인있는 음악회 각종모임 성극, 대례「미사」 방송 등에 어떻게 하면 가족들이 더 많이 볼 수 있게 하느냐 하는데 전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와같이 다닌 본당(라인街)은 계속 주일과 다름없었다. 이같이 교우들의 가정과 본당에서 대회의 공기는 창일한 것이었다.
4, 백만명의 손을 잡고
그리스도의 성체들이 같이 거대히 거양(擧揚)하는 가톨릭 대회의 국제행사는 마치 인류최대의 기도의 「로켙」을 초성한 곳으로 발사했다고 하겠다.
그러나 그것이 화제에 오른 「스프트니크」나 「엑스플로라」정도의 허잘것 없는 것이 되지 않기를 바랄뿐 그외의 각종 행사 가령 극장(성극프로) 음악회 「오페라」 가톨릭음악 「올겐」연주 전례음악 등 그저 잡지 등으로 읽고 보는 것이다. 그런게로구나 하는 인상밖에 없었다. 대체 이번 대회에 어느 정도의 인원이 모여들 것인가 말하자면 인구가 중대한 변동을 가져오는 만큼 큰 관심을 관계당국서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공식발표는 없으되 쉽게 대회장소에 모인 수도 백만으로 보고 있다. 사실 백만을 수용할 수 있는 대회장소를 여지없이 채우고 말았다.
폐회미사를 드리는 이날 우락부락하기만 하던 하늘도 맑게 개이고 여름날 우박을 내려쏟던 하늘에서 볕살도 이낌없이 대회기간 중 가장 좋은 날씨였다. 그리스도의 상징이 아니라 바로 그리스도의 몸을 천주님의 뜻대로 그 방식대로 이루어 지금 여기 모인 백만군중을 배부르게 먹이는 지상 최대의 잔치! 미사중 백만의 남녀교우들이 서로 손에 손을 잡고 그리스도의 평화가 땅위에 임하시기를 간절히 구했다. 아니 절규했다. 백만명이 영성체를 어찌 했을까 궁금할 것이다. 기자는 성신대학 한 학장이 성잔을 들고 그 옆에 흰 기를 든 복사 아이와 같이 나오기에 달려갔다가 그 앞에 있던 다른 신부님이 자기에게 오는줄 알고 얼른 성체를 떠내기에 미안해서 그만 그 신부님의 성체를 받고 말았다. 이렇게 진행된 영성체는 역사상 처음이라 한다.
5, 終曲(종곡)은 못듣고
오후 이곳서 6시간이나 가는 「린츠」행 뻐스에 몸을 맡겨야 하기에 인파를 해치고 전차길로 나왔다. 거리는 과연 밤처럼 고요하다. 대회장의 확성기 소리는 어디까지나 들리는 듯 하고. 백만명의 대회 그 교통 또 그런 큰 일에 별로 당황하지도 않는듯 시계속 움직이듯 하는 그들의 조직적 활동에도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1960년 생명의 참 생명의 완전한 「멧세이지」의 그리고 그렇게 많이 나붙은 거리거리의 PRO MUNOI VITA(세상의 생명을 위한) 「포스타」들도 쓸쓸이 보인다. 이 위대한 날이야 아랑곳 없는 듯 공원 「벤치」 근방의 「아프레 껄」의 모습도 보이고 교회가 명하는 새 계명은 「밋숀」과 사랑(사전)이라는 것을 대회중 크게 강조 됐었다. 모든 관광기(觀光記)의 요소를 제한받는 기자는 미흡하나 나의 대회참가기록을 여기서 맺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