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焦点(초점)] 천당에서 다시
발행일1960-09-04 [제244호, 1면]
◇… 20년만에 만나는 늙은 형제분.
백씨는 범인에게 현세의 형벌을 판정하는 70객의 노(老) 판사.
계씨는 죄인을 회두시키고 오히려 내세의 죄벌까지 사하는 그리스도의 노(老) 종도. 그가 그러한 종도의 사명 때문에 종신형이나 다름없는 중형을 받고 공산감옥에 갇힌지 22개월만에 그의 백씨가 서반구로부터 동반구까지 지구를 반주(半週)하여 온 면회.
◇… 『아우의 팔은 삐쩍 말랐고 그의 어깨 위에 손을 얹으니 「샤쓰」 밑으로 뼈가 만져집니다』 그러면서도 건강은 『좋습니다』는 것. 그러나 노쇠때문에 병실에서 기거한다고. 「미사」는 지낼 형편이 못되고. 뿐만 아니라 경본도 묵주도 불허가. 주교의 모교에서 보낸 졸업 50주년 툭하선사인 순금묵주도 역시 금지. 하루에 두번씩 마당에 나와서 체조. 담배는 하루에 세개. 대부분의 시간을 신공으로 보내낟고. 석방운동을 해보랴고 물으니 『아무도 감옥에 금고당하기를 싫어하나 나는 불행하지 않습니다. 나의 장래는 오로지 천주의 손에 맡겼읍니다』라는 대답. 그가 「중공」 안에서 감옥생활하는 것이 성총의 불가사의(不可思議)한 방법으로 전 중국의 교회와 천주공경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아우의 확신』을 짐작하면서도 한번더 면회할 계획을 의논했다. 그러나 거리와 나이 관계로 『우리는 천당에서 다시 만납시다』라는 것이 아우 주교의 마지막 결론. 최후의 면회를 마치고 감방으로 다시 끌려가면서 잠간 멈추고 한번더 뒤돌아보다가 자취를 감추는 주교를 창너머로 바라보면서 외치는 형님의 목소리가 떨렸다. 『잘있게 제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