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중 매괴신공은 不可(불가)
왜 미사중에 매괴신공을 해서는 안되는가?
- 미사는 사제와 신자가 일치해서 천주께 올리는 제사이다 -
발행일1960-10-02 [제248호, 1면]
한국에 있는 많은 성당에서는 매괴성월인 10월이 되면 주일마다 「미사」 성제를 올리는 동안에 신자들은 「매괴」신공을 바치고 있다.
신부(司祭)는 천주성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와 더불어 정성어린 낮은 목소리로 가장 장엄(莊嚴)한 기구를 천주께 바치고 있는데 한편 참례한 신자들은 제대 앞에서 신부가 무슨 기구를 바치며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대하여는 조금도 아랑곳 없이 또 신부가 신자들의 응(應)을 청하는 말도 듣지 아니하고 마구 큰소리로 매괴신공만 드리고 있다는 것은 기이(奇異)한 광경이다.
물론 매괴신공을 합송하는 것은 아름답다. 그러나 「미사」성제의 제물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지 않은가.
이러한 관례(慣例)는 이미 1958년 9월 3일자 성청(聖廳)의 훈령(訓令)으로 금지되어 있다. 교회의 전례(典禮)와 신심(信心)의 실천을 혼동해서는 아니된다. 금년에 어느 영국 대주교께서 그 훈령이 미사중에 「매괴」신공 또는 도문을 합송하는 것을 금한 것인가를 성청에 문의하였던 바 성청은 그렇다고 대답하였다.
「미사」중에 신자들이 「매괴」신공을 바치는 이러한 폐습이 널리 퍼지게 된 것은 1885년에 공포된 <레오> 13세 교종(敎宗)의 교령(敎令)에 기인한다.
신부들을 위한 『오르도(Ord)·典禮曆)』에서 아직 레오 13세의 교령을 상기시키면서 성청의 새 훈령에 관하여는 전혀 말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과오(過誤)라고 본다. 레오 13세의 교령은 이미 폐지된 것으로 알아야 하며 이 점에 있어서는 『오르도』를 따를 필요가 없다.
<레오> 13세께서는 당시의 신자들이 교회 전례에서 너무나 이반(離反)되어 있는 것을 고쳐보려고 그러한 결정(敎令)을 내렸던 것이다. 그 당시 가톨릭교회 안에서는 전례운동이 극히 쇠퇴(衰頹)하여 일반 신자는 물론이고 성직자간에 있어서도 전례연구라고는 거의 없었으며 알려져 있지도 못하였다.
「라틴」어(羅句語)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아듣지 못하는 말이 되어버렸고 교회의 전례 특히 「미사」성제가 그안에서 모든 신부와 신자가 내적(內的)으로나 외적(外的)으로나 완전히 일치되어야 한느 교회생활의 중심이 되는 행사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게 되었다. 그저 복잡하고 옛날부터 전래(傳來)하는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서 잘 모르면서 올리는 각종의 의식(儀式)이라고 알리게 되었던 것이며 신자들은 교회전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양으로 되어 버렸다. 이리하여 전례는 이미 종교적 신앙감정을 만족시킬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중세(中世)이래 생기기 시작한 교회전례와 신자생활 사이에 벌어진 이 공간(空間)을 메워주기 위하여 여러가지 대중적인 신심운동이 일어났다.
그중에서도 아마 매괴신공이 가장 아름답고 귀중한 신공이었으리라고 본다 <레오> 13세의 그 교령(敎令)은 당시에 대중의 신심과 교회의 전례를 융합(融合)시키기 위한 첫 시험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에 와서는 왼 세계의 모든 신자들이 교회의 진실한 기구인 전례를 다시 이해하고 좋아하며 적극적으로 참례하기 시작하였다. 신부가 염하는 『계』에 『응』하고 제나라 말로 알려주는 천주의 말씀을 들을줄 알게 되었다. 그러기 때문에 이제는 「미사 중에 매괴신공을 바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뿐 아니라 오히려 좋지못한 일이 되었다. 왜냐하면 교회가 원하는대로 신자가 적극적으로 「미사」 성제에 참례하는 것을 방해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나라에서는 <레오> 13세의 교령이 자여적으로 폐찌되고 말았으며 1958년 9월 3일자 훈령은 정식으로 그 교령을 폐지하였으나 이제는 한국에서도 성청이 새 훈령으로서 정한 규정에 의하여 모든 신자들이 적극적으로 「미사」에 참례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이 새 규정에 관하여는 「라틴」말로 쓰인 것을 신부들이 가지고 있으며 또 곧 경향잡지에 그 중요 부분이 한국말로 소개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