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展(국전)」寸評(촌평) -刮目(괄목)할 가톨릭 新鋭(신예)들의 進出(진출)
발행일1960-10-30 [제252호, 4면]
미술의 <씨즌>인 가을이고 보니 이해의 결실(結實)을 보여주고 대소(大小)의 전람회(展覽會)가 수많이 마련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거국적인 종합전(綜合展)으로서의 「국전」(國展)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기대는 전례없이 큰 바 있었다.
어쩌면 새공화국 축복된 첫국전을 보고픈 한결같이 가다듬어진 그러한 사념에서 더욱 간절했던 것일게다. 그런데 이와같은 경황과는 향배(向背)하여 국저은 그 개최이전부터 양식(良識)들의 논의를 자아냈고 전시결과 역시 왈가왈부(曰可曰否) 하직도 물의를 이어오고 있다. 까닭인즉 의로운 피로 이룩된 명예혁명의 정신이 거의 결핍되고 반혁명세력의 온상(溫床)인양 되고 있다는 부끄러운 주지(周知)의 사실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이번 국전 심사위원이란 기구는 과연 지난날의 소위 어용작가(御用作家)들의 죄과(罪過)를 은폐(隱蔽)해주는 기회였던 셈이다. 누구에도 못지않게 높은 문화도(文化度)를 자랑하는 미술가군(美術家群) 유달리 날카로운 혜안(慧眼)과 높은 지위(地_)에서 호흡하는 젊은 청년작가들의 작품을 그 때묻은 손으로 매만지고 썩은 눈초리로 가려서 심사하는 불가사의의 현상이 저윽히 세인을 놀랍게 하였다. 그러고 보면 고작해서 「입선」(入選)일 작품에 「대통령상」을 붙이기도 하는 몽매한 일은 과히 올랍지 않다.
이처럼 오류와 혼미가 귀섞인 이번 국전에 한가닥 즐거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가톨릭신예작가들의 괄목할 진출이라 하겠다. 어느해보다도 많고 우수한 작품들이었으며 그 어느것이고 순수하고 으젓한 그러면서도 알뜰한 노력과 성실이 엿보이는 것들이었고 그 작품수준에 있어서도 개중엔 진정 최고의 대우를 받아 마땅한 것이 있었다.
설상 성서적인 주제의 것이 아닌 경우에 있어서도 짐짓 그들의 작품정신은 한결같이 저마다의 본향적(本鄕的)인 것을 잊지 않고 있다. 유행적인 풍조에의 무반성적인 추종을 일삼거나 시세에 편승하기에 바쁜 많은 사람들에 비하여 볼 때 이들의 늠늠한 작가적 자세는 자꾸자꾸 보배롭기만 하다. 새 공화국 앞으로의 국전의 진면목은 짐짓 이들 신예작가들을 중심한 그러한 언저리에서 이룩되었으면 하는 오히려 축원이기 보다는 신뢰와 같은 것을 갖게 된다.
더욱이 한국가톨릭미술의 현대적 개화(現代的 開花)도 가까운 날에 이들로 말미암아 이룩될 것임에 틀림없다.
여기에 이번 「국전」에 참여한 인사와 신예작가들의 출품작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