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 종도께서 「로오마」에 있는 교우들에게 훈시하신 말씀 가운데 『너희는 때를 바로 인식하여야 될 것이니 너희가 잠에서 깰 시간은 이미 왔으니라. 대저 우리가 신앙을 시작한 때보다 구원이 가까왔도다』(로마서 13,11)하셨읍니다. 종도시대로부터 한때 열심하던 교우들이 차츰 열심에서 식어지고, 신앙을 버리고 냉당하는자, 즉 졸거나 잠을 자고 있는 자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을 보시고 훈계하신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금구> 성인이 해석하며 말씀하시기를 『우리가 세상에 사는 동안은 전쟁이요 악마가 우리 주위를 둘러 득실거리고 있다. 우리는 군인과 같이 과수원직이와 같이 목동들과 같이 깨어 있어야 한다. 적군을 눈앞에 두고 잠자는 군인을 보았느냐. 과수원직이나 양을 지키는 목동들이 잠을 자고 있으면 어떻게 될 것인지 상상해 보라』고 하셨고 <아오스딩> 성인은 『깨어 있다는 것은 무엇이냐. 자지않는 것이다. 잠은 육신의 잠도 있고 영혼의 잠도 있다. 육신의 잠은 자도록 마련되었지마는 자지말고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영혼의 잠을 말하는 것이니 영혼이 잔다는 것은 천주를 잊어버리는 것이다. 너희 생명과 너희 선행은 항상 깨어있어 그 소리가 잠자는 외인들과 냉담자들을 깨워 일으켜야 한다』고 하셨읍니다.
<바오로> 종도는 우리가 잠에서 깨야할 이유를 말씀하실 때 『사람은 한번 죽고 그 후에는 심판을 받기로 결정되었느리라』(헤브레아서 9-27)하셨읍니다. 이 선고는 원조 <아담> <에와>가 범명(犯命)한 후에 죄의 벌로 내려진 것이므로 그 후손된 우리도 같은 벌을 받게 되고 따라서 전 인류가 한사람의 예외도 없이 한번은 죽고 또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생명이 길든 짧든 간에 천주께서 정해놓은 날과 시간에 죽어 심판을 받게 된 것은 의심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언제나 이 심판을 눈앞에 생각하며 신앙생활을 해나가지 않는다면 우리의 영원한 목적지인 천국에는 드어가지 못할 것입니다.
심판을 묵상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지혜로운 여행자와 같은 것입니다. 여행을 떠난 사람이 목적지를 돌아 다시 보닙에 돌아오기 위하여는 항상 자기가 가진 여비를 계산하면서 절조있게 돈을 쓰는 것입니다. 미련한 자는 앞으로 써야할 돈이 얼마인지를 생각지 않고 실컷 먹고 마시고 낭비하다가 결국에는 고향에까지 도아오지도 못하고 길에서 굶어 죽거나 혹은 갚을 것을 갚지 못하고 법정에 잡혀 처벌을 받게될 것이니 얼마나 가련한 사람입니까.
『자기 종들에게 보화를 맡겨둔 주인이 돌아와서 맡겼던 분량대로 청산하여 도로 바칠 것을 요구할 때가 올 것입니다.』 (마두 25,14)
그 시간을 알지못하는 우리는 항상 예비하고 있어야 할 것을 「마두 복음」에는 『이러므로 너희도 인자가 어느시에 올는지 알지못한 즉 예비하고 있으라』(24,44)하셨고 「누가복음」에는 『너희도 예비하고 있으라. 대저 생각지 아니한 때 인자가 오리라』(12,40)하셨읍니다.
裝金龜 神父(서울 惠化洞 主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