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포] (75) 木浦(목포) 北僑(북교)본당
희망의 꿈과 달려
학생「센터」·信組 움터
발행일1961-07-16 [제287호, 3면]
이름이 「북교」본당이라 근처에 다리(橋)라도 있는지 찾아보지도 못한채 초행길의 기자가 목포 경동본당의 김회장 안내로 찾은 성당은 산 언덕에 있었다.
광주교구장 현주교님 방침이 큰 성당 하나보다 적은 성당 셋·넷을 여러 곳에 짓는다는 것인 줄은 뒤에 안 사실이지만 4년 전에 지은 성당인 이 북교본당이(사진과 같이) 첫 눈에 보기에는 흡사 강당같다. 하기야 교적으로 남기거나 방문객들에 보이려는 박물관이 아님에야 쓸 때 없이 궁색한 주머니돈(그것도 얻어 쓰면서) 들일수야 없다.
그러기에 지금부터 3년 10개월 전 이 언덕 위에 성당공사가 급히 재촉될 때 교우들은 꿈을 안고 새집 준공을 서두르며 언덕을 허물고 비탈길을 손수 깎았겠다. 옆이 넓은 120평의 성당은 결코 2300 교우들에게 궁색하지도 않다.
암태면(岩泰섬)이라는 공소 하나가 소속하는 이 나 어린 본당은 아직도 새살림의 꿈처럼 달린다.
성당 왼편 성모상 주변의 바위돌 하나하나가 아직 옷을 입지 않고 갓난쟁이 발가숭이 같다.
4년동안 1600이 2300으로 1년에 175명이 늘은 이 본당, 이곳에 성당이 서기까지는 한토막 이야기가 있다.
즉 이 성당부지는 교회가 사들이려고 할 때 경쟁하던 방해자에 의해 바쳐진 것이다.
이 이야기의 시초는 옛일이며 당시 교회가 이 부지를 흥정하기 시작하자 뜻밖의 경쟁자인 「바리서이」의 한 사람은 천주의 집터를 마련하는데 방해를 놀다가 끝내는 자기가 샀다.
그러나 그 「바리서이」는 마침내 입교하고 부지를 바쳤다.
비대한 몸집의 이 집 주인 <매귄> 매(梅)신부는 깊숙한 눈 속에서 무엇인가 내일을 겨눈다.
『하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고
『이젠 자리도 좀 잡혔고 하니 가정방문을 해서 교우 한 사람 한 사람을 사귀며 알아야 겠읍니다』고 하는 매신부는 아직도 우리말을 잘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 한다. 그러면서도 성인남자와 여자 그리고 학생 교리지도는 꼬박꼬박하고 있다.
4년 동안 7백의 새 식구를 거느리는데 손발이 되어 준 「레지오」 5개 「쁘레시디움」과 남녀회장 그리고 50명의 구반장은 신부에겐 없어서 안될 힘이고 지능이라고 소중히 안다.
외유내강(外柔內剛)한 성품을 지닌 것 같은 매신부는 학생문제에 이야기가 옮겨지자
『걱저이 태산같습니다』고 대단히 어두운 눈빛으로 심각하여 지며 『붉은 물에 들면 붉어지는』 학생들을 붉지 않게 할 수 있는 온갖 방법이 뇌리에 오간다고 더욱 심중해진다.
매신부는 그 한 방도로 『지금 목포 시내 새 신부가 의논을 할 것이라』고 하면서 학생들의 온 정신을 뺏어 보아야겠다는 것이다.
즉 가톨릭「센터」같은 것을 꿈꾸고 있는데 학생들이 하교(下校) 후 시간을 거기서 보내며 책도 읽고 놀기도 하고 음악도 듣고 좋은 영화도 보고 모임도 가지고…… 정말 이상적이다.
그리고 성인들을 위해서는 신용조합을 해서 자리잡힌 살림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렇게 되면 본당은 그야말로 천주를 중심으로 살림을 하는 것임을 증명하여 우리는 그 안에서 숨쉬고 내뿜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