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許(_허) <具常隨集(구상수집>
沉言浮語
발행일1961-07-16 [제287호, 4면]
『그 寄酒席에서 「조찐야」 선생으로부터 「아빌라」의 聖女 「데레사」 _話를 들은 기억이 소생되었다. 시골 두메 자갈길은 험했다. 터덜거리며 가다가 개천을 건넌다. 나귀가 한 발을 미끄러뜨려 껑충 뛰어오른다. 그 바람에 당대 절색이요 이 거룩한 _女는 공중제비가 되어 개천 도랑 한복판에 나동그라진다. 엉망진창이 되어 일어나며 혼자 중얼대는 소리가 萬古_作이다.
『천주님 당신 천주 대접이 겨우 이 꼬라지란 말이오니까…』
神과 그 _理에 向한 이 뜨거운 확신! 사랑에 넘쳐흐르는 交談과 交_!… 나와 더불어 수많은 現代人은 邪慾偏情에 싸여 생각이 天主에 미치면 우선 두렵고 답답하고 깜깜해지고 정말 어찌 「이 꼬라지」란 말인가!』(나의 꼬라지 中)
천주를 향(向)한다 이런 말을 쓰고 있다. 성 <오그스틴>께서는 『주여 당신을 향해 있는 우리가 당신 안에 휴식할 때 그 때까지는 항상 불안(不安)합니다』고 했다. 천주에게로 향(向)해 있는 그의 불안은 현대적 그 어느 불안철학과는 이질(異質)의 것이다. 저 태양을 향한 식물(植物)의 향일성(向日性)과 그 자세(姿勢)를 생각해 본다. 여기 불안을 더한게 「인간」 「사회」의 심층(深層)인 것을 그렸다고 할까 겪었다고 할까.
성 <토마스.아뀌나스>께서는 우리가 자연성(自然性)을 통해서도 천주를 알(認識) 수 있다고 분명 말씀하셨다. 이 수상집을 대할 때 이런 연상(連想)을 주는바 있다.
이를 단지 저자의 독백이라고 할 수는 없으리라. 그 어느 한 길에만 몰두하고 있는 분에게도 일득을 꼭 권하고 싶다. 그 한국적 진폭(振幅)을 같이 느끼자고 말하고 싶다. (苦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