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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
발행일1960-11-06 [제253호, 4면]
(承前)
【문4】 『마음으로 가난』하다는 성경말씀을 예를 들어 풀이해주십시요
【답】 『마음의 가난』이란 청빈(淸貧)을 가르치는 말씀으로서 『너희는 보화를 땅에 쌓지말고 하늘에 쌓으라』(마두 6,19-20)하신 권고를 따라 천주께 대한 사랑과 다른 사람에게 대한 윤리(倫理)에 배치되는 재산의 소득(所得)과 사용을 일체 끊어버리는 것입니다. 이정도의 청빈은 빈부(貧富)를 가릴 것 없이 누구나 다 지키지 않으면 안될 도덕적 의무입니다.
천주와 이웃에 대한 봉사를 위해 더욱 완전한 마음의 자유를 얻을 수가 있도록 이 세상 재산의 과잉(過剩)한 것 중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소유(所有)하지 않고 빈궁까지도 참고 견디려 하는 현실적 노력은 한층 높은 청빈의 덕행입니다. 이러한 예는 「앗시시」의 성 <프란치스꼬>를 비롯하여 여러 성인들의 생활이 보여주었고 현재에도 수많은 수도자(修道者)들의 생활이 보여주고 있읍니다. 그러나 이상의 가난 즉 필요한 생계의 부족 그 자체는 덕(德)이 아닐 뿐 아니라 덕행의 근원도 아닌 것이며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청빈은 영원의 재보(財寶)를 위하여 마음을 지상이 재물에서 해방시키는데 있는 것으로서 만족할 줄 모르는 소유욕(所有慾)을 죄로 당정하셨을 뿐입니다.
【문5】 외래품(外來品) 사용으로 느끼는 양심의 가책(呵責)과 죄와의 한계?(全南 안드레아)
【답】 교회가 말하는 신앙상의 죄와 국가의 법령을 위반함으로써 짓게 되는 죄가 언제나 같은 것이 아닙니다. 밀주(密酒)를 해먹지 말라거나 허가없이 담배를 심우지 못한다거나 하는 법령과 같이 단순히 국가 정책이나 행정상의 필요로 인하여 금지하는 법령을 어김으로써 짓게 되는 죄는 소위 법정범(法定犯) 또는 행정범(行政犯)이라고 하며 신앙상의 죄가 되지 않습니다. 더구나 외래품을 쓰지 말고 국산품을 쓰라는 것은 국민 각자의 애국심에 호소하여 국가 경제를 이롭게 하려는 권장(勸奬)이나 국민운동이니 듣지 아니하여도 신앙상의 죄는 물론 국법상의 죄도 성립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죄가 아니된다 하드라도 되도록 국산품을 애용해서 국내산업을 발달시키고 국가경제를 윤택케 하도록 힙씁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