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산교구 주최 금년 성체대회가 장소 관계로 예정보다 일주일(一週日) 늦게 지난 11월 6일 정오부터 대신동(大新洞) 공설운동장에서 부산교구장 <요왕> 최(崔再善) 주교의 집전으로 엄숙히 거행되었다.
구름 한점 없이 드높이 푸르른 가을하늘 아래 각처에서 모여든 약 1만5천여명의 신자들은 거룩한 분위기에 싸여 시종 엄숙히 참례하였다.
축구장에 가설된 제대에서 「그로리안」 성가의 음률따라 대례 「미사」가 시작되었다. 「미사」 도중 <안젤로> 김(金南洙) 신부의 강론이 있었고 수많은 「카메라맨」들은 초점을 이곳에 모았다.
「미사」를 마치고 성체거동이 시작하였다. 이날 동원된 백차의 경호를 받으며 「고상」을 서두로 한 행렬은 그리스도의 역군임을 자랑하는 「레지오 마리에」를 앞세우고 해군 군악대의 주악에 열과 발을 맞춰 데레사여고, 기타 여학교 시내 각 본당, 지방본당 1백여명 국군, 40여명의 미군, 각 회 수녀들, 분홍색 장미의 화관을 쓰고 흰치마로 단장하고 꽃을 뿌리며 따르는 2백여명 천사부대 꽃송이에 쌓여 모신 성체, 그 뒤에 시내본당과 대양학교, 이밖에 남자학교, 각 단체들이 따랐다.
근래 보기드문 거창하고 거룩한 대형행렬을 의아스러운 표정으로 시종 참관하는 수많은 시민들 사이를 행렬은 지났다.
운동장에서 시작하여 검정다리와 부평동 파출소를 돌아 광복동(光復洞) 거리를 지나 역전 광장에서 성체강복으로 끝났다.
이날 거리에 운집한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세시리아> 백(34, 수정동 女) 『나도 가톨릭신자입니다. 몸이 불편하여 이날 행사에 참관치 못해 섭섭합니다. 정말 처음보는 거룩하고 엄숙한 행렬입니다』
○… 김양(교육가, 대구 女) 『천주교신자가 이처럼 많다는 것을 보고 놀랐읍니다. 여자들이 쓴 흰수건이 보기좋고 엄숙합니다』
○… 허씨(許任龍=51세, 노동, 男) 『나도 천주를 믿어 저런 대열에 끼어보았으면…… 할 뿐입니다. 하루생활에 정신이 쏠려 안타깝습니다』
○… 변씨(卞漢_=40세, 사무원, 男) 『정말 성스럽고 엄숙합니다. 참 좋은 행사라고 봅니다.』
이밖에도 시민들은 『천주교회는 엄숙해』 『친구가 신자라는 것을 몰랐는데 그놈이 이제보니 신자로군』 『교를 믿으면 천주교회가 제일이야』라고 감상을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