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오늘 미사경문을 보면 서간경과 복음의 말씀은 서로 잘 맞으니 「이스라엘」 백성의 배반과 천주의 형벌에 대한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에게도 큰 관계가 되는 것이오니 오늘 복음을 좀 묵상하기로 합시다.
B.1. 예수께서 공생활 끝에 마지막으로 「예루살렘」에 올라가시는 도중에 일입니다. 「예루살렘」에서부터 십리도 채 못되는 「베타니아」에 나창자 <시몬>의 집에서 저녁진지를 잡수실 때에 <마리아>의 향액 바름을 받으신 후 그 이튿날에 길을 계속하사 기뻐하고 환호하는 순레자의 무리들과 같이 올라가셨읍니다.
「예루살렘」에 오시자 그 굉장한 도성을 바라보시는 동시에 마음이 크게 아프사 울으시며 말씀 하시기를
『슬프다 네게 평화함을 주시는 사정을 너 과연 오늘이라도 깨달으면 다행하련마는 지금 다 네 눈앞에 가리웠도다』 하셨읍니다. 예수께서 그 전에도 여러 번 「예루살렘」에 오사 그 백성에게 복음을 전하시고 큰 영적을 행하시며 회개하라고 권고하셨으나 「예루살렘」 백성들의 대부분은 예수의 말씀을 듣지도 않고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받아들이지도 않았읍니다. 지금 「예루살렘」에 계신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예수님 자신도 잘 알으셨읍니다.
「유데아」인들이 천주의 이 마지막 특은을 받아 잘 썼다면 모든 일이 다 잘되고 구령도 할 수 있었는데 하도 여러 번 거절하였기 때문에 이 마지막 은혜도 역시 받아쓰지 아니할 것을 예수께서 또한 미리 알으사 대단히 슬퍼하시며 울으셨읍니다. 여기에 한 가지 중대한 도리를 볼 수 있읍니다. 예수께서 당신 백성의 신앙과 회개를 얼마나 원하셨읍니까! 그러나 천주께서 사람에게 자유의지를 주셨으니 한 번도 사람을 억지로 회개시키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너무나 교만하고 속적인 야심이 많고 너무나 쾌락을 찾는 사람은 사실로 천주의 특별한 은혜가 내려져도 받지 않기 때문에 구령을 못 합니다.
천주께서 무한히 거룩하시고 인자하사 사람의 참된 행복을 크게 원하시지만 강제로 사람을 구령시키지는 않으십니다. 이것은 천주의 관용하심이라 할 수 있읍니다.
2. 그러나 천주께서 또한 공의하십니다. 나쁜 사람에게 벌을 주십니다. 예수께서는 「예루살렘」 백성의 받을 무서운 처벌을 미리 알으사 이에 말씀하시기를 『저 때가 장차 네게 이르매 네 원수들이 너를 에워 진을 치고 가두며 사방에로 너를 핍박하며 너와 및 네게 있는 자녀들을 따에 꺼꾸러치며 돌 하나라도 돌우에 남겨두지 아니하리니 이는 다 너를 돌아보시는 때를 깨닫지 아니함이니라』 하셨읍니다. 이 예수님의 예언은 「예루살렘」 백성이 받을 형벌에 대한 말씀이니 그 때부터 40년 후에 꼭 글자 그대로 실현되였읍니다.
대저 그리스도 강생 후 칠십년에 「로오마」 군대가 와서 「예루살렘」을 오개월 동안 포위한 후 정복해서 몇십만명 인구를 죽이고 그 도성을 과연 거의 완전히 파괴하였읍니다. 이에 대해서 「유데아」인으로서 유명한 역사가 <요셉.플라비우스>는 제 일세기 끝에 똑똑히 말하였읍니다.
그때에 「예루살렘」에 있던 교우들은 예수의 미리 말씀하신 바를 생각하고 「로오마」 군대가 가까이 올 때에 도성을 떠나 도망하였읍니다. 지금 왜 예수께서 「예루살렘」 도성을 바라보시고 울으셨는지 알 수 있읍니다. 그리고 그 때가 아니라 벌써 그 전에도 이와 비슷하게 말씀하셨읍니다.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네가 선지자들을 죽이고 또 네게 보내신 자들을 돌로 치는구나! 나 몇번이나 네 자녀들을 모으기를 마치 새가 제 새끼를 제 날개 밑에 모음과 같이 하려 하였으되 너는 싫어하였도다 슬프다 너의 집이 장차 비리로다』하셨읍니다.(루가 13.34)
또 「성말구」 복음에는 종도 하나가 예수를 보고 『스승이여 이 성전의 돌들이 어떠하며 집지은 것이 어떠함을 보소서』 할 때 예수께서 대답히시기를 『돌이 돌우에 남아있지 않을 것이로다』 하셨읍니다.
3. 「예루살렘」 백성이 받은 이 처벌에 있어서는 오늘 미사 복음에 실려 있는 예수님의 말씀 중에 한 가지 말씀을 특별히 잘 묵상할 것인 줄 생각합니다. 즉 『「예루살렘」아 이는 다 너를 돌아보실 때를 깨다지 아니함이니라』 하신 말씀입니다. 뜻깊은 말씀입니다. 이 『돌아보시는 때』라는 말씀은 구약성경과 예수님 시대에 언어의 관용대로는 천주께서 돌아보시는 때이니 천벌이나 큰 성총의 뜻을 표현하는 말씀입니다.
사실 가만이 생각해 보면 천주께서 이 세상에 내리시는 모든 처벌은 동시에 한 성총이 되니 죄인이 천벌을 겸손하게 잘 받으면 은혜가 되는 것입니다.
이 사실에 가장 깊은 이유란 다른 것이 아니라 천주께서 「사랑」이시기 때문이요 사람이 회개하여 살기 위하여도 형벌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C. 그러면 우리는 예수께서 「예루살렘」 백성의 불신과 다른 큰 죄악으로 인하여 몹시 슬퍼하사 울으시며 천벌을 미리 말씀하신 것을 생각하여 모든 교만함과 죄의 고집을 피하고 언제든지 범죄하면 회개하기로 힘쓸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벌써 영신적 생활의 높은 정도로 생각하지 말고 다만 『정화에 길』 즉 마음이 깨끗하게 되는 첫째 길인 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교우들은 예수님의 말씀과 같이 하늘에 계신 우리 성부 완전하심 같이 완전한 자 되기로 과연 힘쓸 것이니 이는 우리의 참다운 행복이 되는 것입니다.
(필자=왜관 분도회 수련장 신부)
南 호노라도 神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