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_洪特派員 發=榮州】 온겨례가 구호의 손길을 뻗고 있는 영주시가는 왼통 썩는 냄새로 충만해 있다.
방안 천정까지를 황토물로 적시고 지난 영주읍내는 그야말로 돗때기 시장 같다.
물에 젖어 떨어진 벽이랑 방구들엔 아직 손도 못댄 채 우선 2만8천으로 추산되는 이곳 수재민들은 수침(水侵)이간 만5일이 되는 7월16일에도 옷·이불·가구 그리고 상인들은 구호물자 같은 상품들을 말리기에 여념이 없다.
사방통로가 트이자 이웃과 먼 곳으로부터 찾아드는 위안 방문객으로 영주역은 기차가 다을 때마다 대혼잡을 이루어 많은 여객을 대해보지 못한 역원들의 옷을 흠뻑 적시게 한다.
상점에는 아직 새 물건이라고는 없고 거래도 상품을 한편으로 말리면서 상한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것만 팔고 산다.
우선 자리가 잡힌 것은 이발소 뿐이고 역전에 있는 음식점 서너 너덧곳이 손님에게 국수와 비빔밥을 팔기는 하는데 그것도 부식은 「안동」까지 가서 사온 것이라 한다.
이곳 「남산들」뚝 바로 옆에 자리잡은 영주본당은 「천방」뚝이 터져 노도와 같이 밀려든 물결공세의 첫대상이었기에 피해도 대단하여 손해액이 약 3백여 만환으로 추산된다.
지난 11일 새벽 5시경 밀려닥친 물결 속을 임시본당 주임 <루메구> 황(黃敎仁) 신부는 성모성심회(본원은 포항) 수녀 세 분과 구사일생으로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채 빠저나왔다 하며 황신부는 『물이 늘기 시작하자 나와 수녀 세 명은 시체를 겨우 영하는 시간밖에 없었는데 그때 물이 내 목까지 벌써 찼었다』고 설명했다. 물이 밀려 닥친 입구에 있었던 이 성당은 시내 다른 집들 보다 얖 50「센티미터」가 더 높은 약 2「미터」90「센치」가 덮여 「세멘트」가 아닌 성당 안벽은 다른 집들처럼 무너뜨려졌고 수녀원 벽은 완전히 부셔지고 식모집, 창고 등 벽도 완전히 내려 앉았다. 신부사랑은 방구들이 다 내려앉고 특히 성당기구는 물론 「불란서」에 휴가 중인 본당주임 백신부와 황신부의 제의 일체와 책은 완전히 물에 들었었다.
7월16일 주일에는 신부사랑 앞뜰에서 궁색한 가운데서도 미사 두 대를 드렸는데 제의가 없이 「나이롱」 으로 된 것을 급히 한 벌 빨아 말려입고 미사경본은 물에 젖은 책장을 남기기에 갓난아기 다루듯 했었다. 그런데 이날 미사에는 약 60명이 참석했다. 성당 뜰고 안에는 젖은 책·옷·제의를 가릴 곳 없이 늘여놓아 빈 곳이 별반 없다. 황신부는 『성당이야 수리를 할 수도 있지마는 가난한 교우들이 집 잃은 것이 더 걱정이다』라고 하면서 『이제 나는 낮은 곳에서는 절대로 성당 짖는 것을 반대할 것이다』고 말했다.
황교인 신부 말에 의하면 시내 교우 170명 중 80명이 집을 잃어다 한다.
그런데 이 본당에는 공소 네 곳을 합쳐 교우 336명이 속해있다.
이처럼 처참한 수해를 입은 이 본당을 도우려 안동의 <로자리오> 여신부는 영주에 들어간 첫 기차편으로 이곳에 와서 이날까지 황신부를 위로하고 성당건물 복구공사와 구호품 조달을 힘쓰는 한편 안동본당이 배당 받은 옥수수가루 300포와 의류 25뭉치를 16일 하오 5시 차편으로 운반해 왔다. 안동서는 교우들도 여신부를 따라 복구공사를 돕고 있다.
이외도 봉화본당의 이신부 안동의 박신부가 도우고 있다.
대구교구 당가 <다위> 윤(尹光濟) 신부는 약간의 종기(腫氣)를 앓는 서주교님을 대리하여 16일 피해상황을 시찰하고 황신부와 이곳 교우들을 위로하고 금1봉을 기증했다.
물가를 책잡을 수 없는 이곳은 현재 「세멘트」벽돌 한 장을 수해 전 10환보다 배인 20환으로 매매하고 있는데 성당 수리에 소요될 돈을 약 1백만환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황신부는 『여러 교우들의 도움을 받아야겠다』고 몇 번이나 호소하였다.
17일부터 시내 전반의 복구공사를 시작하려 16일 이곳에는 450리 길을 달려온 육군 OOO부대 공병장비 「불도자」 「그레이다」들이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이에 앞서 경북도가 파견한 「불도자」가 무너진 길들을 고루고 있었는데 16일 「영주지구 수해대책 위원회」가 밝힌 바에 의하면 전기 공병대는 파괴된 도로제방 복구공사를 하고 가옥 파괴 복구는 정부 원조로 할 것이라 한다.
수마(水魔)가 스친 뒤에 걱정되는 전염병은 16일 현재 「마라리아」가 발생할 것 같다. 이를 막기 위해 경북대 의대 구호반은 거리에 나서 행인들에게 예방주사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이곳서 구호활동을 전개 중인 것은 경북대 의대 진료반, 제 36사단 의무대 영주군 보건소와 의사회 안동도립병원 의사반 그리고 16일 도착한 동아일보 구호대와 연세대 의대 진료반이 있다.
정부는 우선 구호곡으로 정맥(精麥) 52섬과 수침한 정맥 500석 정조(精粗) 5025 가마니를 이동별로 배급했다.
현재 접수된 구호품은 16일 현재 미8군과 대한적십자사가 보내온 의료 3343점, 숱 300포, 침구 1083점, 솔 722개과 그외 식기, 우의, 군화, 모기장, 천막, 냄비, 광목 부식 등이 있다.
한편 16일까지 이곳에 전달된 구호금은 5백43만환인데 대부분이 신문사가 모은 것이다.
현재 수해대책위원회가 각처에 수용 중인 이재민은(집이 없는 사람) 10712명이며 이날까지 치료한 환자는 2천5백명인데 처음에는 외상(外傷)이 많았으나 16일부터는 내과환자(消化器)가 늘어가고 있다 한다.
오물제거 작업이 시작된 수마가 휩쓴 이곳의 16일까지의 인명 및 재산피해는 다음과 같다.
◇인명피해◇
▲사망 13 ▲중상 3 ▲경상 2500
◇가옥피해◇
▲전파괴 581 ▲반파괴 672 ▲유실 190 ▲침수 2170
◇전답◇
▲유실 34정보 ▲침수 780정보 ▲매몰 1105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