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兒制限(산아제한)은 必要(필요)한가?
産兒制限問題(산아제한문제)에 對(대)한 放送(방송) 討論(토론)
無制限(무제한) 이란 繁殖(번식) 杞憂(기우)
人工調節(인공조절)은 産母(산모)에 도리어 有害(유해)
발행일1960-12-04 [제257호, 4면]
며칠전에 서울 제일(710K) 방송국에서 산아제한문제에 대하여 토론회를 할터이니 천주교회 측에서 한사람 나와달라는 부탁이 있어서 불초(不肖) 본인이 그 자리에 나가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가톨릭시보사(時報社)에서 그 토론 내용을 지면에 소개해달라고 해서 간단히 그 요지를 대충 추려보았다.
그 토론회 참석하였던 분은 네 분인데 두 분은 산아제한을 해야 한다고 찬성하는 분들이고 두 분은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이였다.
이 산아제한을 찬성하는 분 중에 한 분은 어떤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경제학자로 그는 경제학적 입장에서 산아제한을 해야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분의 이론을 이 자리에 다 소개할 수는 없고 그 요지만 추려보면 이렇다.
즉 그는 주장하기를 지금 우리나라는 매년 50만명에 가까운 인구가 늘어가고 있다.
그런데 그반면에 경제적 발전은 이것과 동반되지 않고 있다.
그러니까 인구증가를 제한 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지탱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고 따라서 여기에 부수되는 문제 즉 직업난, 주택난, 범죄문제 등에 여러가지 우리의 생활을 위협하는 사회문제가 생겨 우리가 편안히 살 수 없게 된다. 그러니까 우리는 인구증가를 제한해야 이런 문제들을 다 해결하고 다른 나라 같이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하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기에 대하여 본인은 이렇게 답을 하였다. 즉 첫째 현재 우리나라에서만 볼 때에는 인구가 많고 또 매년 상당한 인구가 늘어나가고 있으니까 인구를 조절해야만 할 것 같지만 우리는 우리나라만을 떼놓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전체 인류와 이 지구 하나를 하나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보면 지구상에는 아직 빈터가 얼마든지 있다. 실례를 들면 아프리카라든지 호주 또 남아메라카 등 얼마든지 생산력을 가진 땅이 그냥 묵고 있다. 그러니까 가톨릭에서 늘 주장하는대로 어느 한 국가나 민족이 풍부한 자원이 있는 지방을 독점하여 묵히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인류는 다같이 협조해서 살아가야 한다는 대자연 원칙을 이야하고 서로 평화스러운 방법으로 여유있는 자원을 가진 민족이나 국가는 부족한 자들에게 나눠주는 방법을 취하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이 지구안에 아직도 풍부하게 남아있는 자원을 과학적으로 개발하여 이용한다면 경제적 이유 때문에 인구 조절을 해야한다는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자연개발에 과학적 지술을 이용할 때와 안할 때와이 수득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는 우리가 경험하여 알고 있는 사실이다. 지금 만일 인류가 남의 생활을 위협하기 위하여 원자탄이니 수소탄이니를 연구하는 이 정력을 서로 협조해서 더 잘살기 위한 방향으로 이용한다면 우리가 이 지구안에서 풍부한 경제적 자원을 개발해 낼 것이고 인류 전체는 인구조절을 하지 않고도 더 윤택하게 살 수 있을 것이 사실이다. 결국 지금 우리 인류가 더 잘살지 못하는 이유중에 하나는 일부의 지나친 욕심과 또 다른면에서는 일부의 과도한 나태에 있다.
그럼으로 인류가 더 잘 살 수 있도록 마련하려고 하는 노력을 인구 조절로써 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우선 정치적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이민 정책도 있을 것이고 또 경제적 향상을 이룩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고 또 경제적 균등이 잡히도록 하는 사회적 시책도 있어야 할 것이다.
오늘 우리 남한의 실정만 보더라도 경제적으로 균등이 잡혀있지 않기 때문에 (즉 일부의 인간들이 많은 재산을 독접하고 자기들만의 잘살려고 하기 때문에) 일반국민의 경제적 곤란이 더욱 심하다. 그러나까 인구조절보다도 이러한 문제들의 정치적인 해결이 더욱 긴급하다. 왜냐하면 정치적으로 이런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인구조절로써는 절러대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여기에 인구 조절이라는 말을 좀 생각해보아야 하겠다. 사람이 인구를 마음대로 조절한다는 것은 절대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우리 인간의 육체조직이란 인공적으로 피임이나 유산방법을 계속해서 쓴다면 고장을 일으키게 되어 나중에는 애를 낳고 싶을 때도 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것에 대하야 이 자리에 나오신 의사선생님도 말씀하셨지만 이것은 의사들의 임상보고에서 확실히 증명되는 것이다.
이렇게 본인은 반대를 했더니 산아제한 찬성파의 한분인 모대학 인류학교수로서 프로테스탄트 신자이라고 하며 인류학 연구차 아프리카까지 갔다오셨다는 양반이 답변하기를 아프리카에 가보니까 그들은 우리 동양사람들 보다 훨씬 더 잘 살 수 있는 이유는 그 넓고 좋은 땅에 적은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하는 말이 그들이 인구를 적게 가지고 있는 것은 자연적으로 인구를 조절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자연적 인구조절 방법이라는 것은 쌍둥이를 내다버린다던가, 같은 미개한 방법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또 하는 말이 사람을 무한정으로 번식하도록 내버려 둔다는 것은 합리적이 아니니까 인류번성을 적당히 조절하는 것은 오히려 하나님의 섭리에도 맞는 일이라고 한다. 하면서 예를 들어 말하기를 자식을 많이 나아서 잘 기르지 못하는 것보다는 자식을 적게 나아가지고 더 잘 양육하고 교육하는 것이 부모에게나 사회에도 옳은 일이 아니겠느냐고 이야기를 한다.
여기에 대해서 본인과 같이 산아제한을 반대하시는 의사양반으로 특히 정신의학계에 권위이시고 여기에 많은 연구와 경험을 가지고 계신 분이 답변을 하기를 첫째 인류가 무제한으로 번성될까봐 염려할 필요는 전연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될 가능성은 없으니까 그리고 그는 또 말하기를 자식을 적게 나아가지고 더 잘 교육하다는 것도 맞지 않는 소리라고 한다. 왜냐하면 많은 자식들 중에서 자라난 사라의 정신건강이 아주 소수의 형제들 중에서 자라난 사람보다 더 낫다는 것이 의학계에서 증명되는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애를 적게 낳음으로써 산모의 건강을 모모한다는 것으로 모태에 수태될 아이를 인공적으로 방해하는 것은 그 방법이 아무리 훌륭하게 연구된다고 해도 결국은 모태의 자연적 작용을 인공적으로 역행시키는 것이 되니까 모체에 말할 수 없는 해를 가져오게 되고 따라서 「노이로제」 또는 각종 성기불구 또 후에 아이를 낳으면 병신아이를 낳게되는 경우가 있으니 결국은 이익보다는 해가 더 많다고 한다. 그리고 또 이 산아제한을 선전하는 많은 사람중에는 진정으로 경제문제 혹은 인구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보다는 오히려 피임에 사용되는 약품이나 도구를 팔아먹으려는 상인들이나 또는 인구 조절이라는 간판을 표면에 내걸고 육체적인 지나친 향락을 도모하려는 자들이나 혹은 이 인구조절문제를 부르짖는 것을 사회를 구하는 새로운 길이나 발견한 것처럼 생각하는 영웅주의자들 중에 많다고 하였다.
이와같이 토론은 30분간에 걸쳐 서로 두번씩 말을 주고 받았는데 원채 제약된 시간이라 쌍방이 다 자기가 하고싶은 말을 못하고 끝나고 말았다.
결국 쌍방의 주장을 종합해 본다면 찬성하는 분들의 주장은 오늘 우리 남한에는 그렇지 않아도 사람이 너무 많은데 만일 그냥 인구가 늘어나가도록 내버려두면 인구가 지나치게 많아져서 우리가 아무리 잘 살려고 노력해도 잘 살 수 없을 것이고 또 따라서 여기에 부수되는 여러가지 사회적 혼동이 일어날터이니 인구조절을 해서 사회적 모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더 살기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