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포] 성마오로 기숙사
제2 그리스도 자라는 곳
學術靈身(학술영신) 연마위한 최신시설
발행일1960-12-18 [제259호, 3면]
북으로 금오수봉(金烏秀峰)을 바라보고 서에 낙동강 칠백리 푸른 물을 굽어 보면서 경부선 왜관역(京釜線 倭館驛) 가까운 언덕에 자리한 백악관(白堊館)이 바로 「성마오로기숙사」다.
「성분도수도원」이 이곳 왜관에 자리잡은지도 어언 9개 성상, 그 동안에 대구교구에서 위촉받은 6개군(郡) 각 본당의 신축을 비롯하여 전교에 이바지한 공이 지대함은 이미 세상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특히 이 수도원이 열과 성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교육사업인바 그 하나는 성마오로기숙사요 또 하나는 순심(純心)고등학교이다.
지난날, 덕원신학교(德源神學校)가 얼마나 많은 유능한 사제를 배출하였는가는 우리가 다 알고있는 터이지만 이 가장 중요한 사업은 왜관에 옮겨와서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성마오로기숙사는 덕원신학교이 전통을 계승한 것이라 하겠다.
건평 600평의 거창한 삼층양옥에서 현재 약60명의 중고등 교우학생이 사감 <요왕> 서(徐相우) 신부의 치밀하고 주도한 지도 밑에 성소(聖召)에 응할 준비를 갖추기에 여념이 없다.
서독에서 직수입한 건축자재로 이루어진 이 기숙사는 아마 한국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드물 정도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부속성당, 침실, 자습실, 목욕실, 식당, 도서실, 오락실, 등등 책상 하나 침대 하나에서부터 영사기, 환등기 등에 이르는 설비와 교구의 완비, 모두가 보는 사람의 눈에는 탄복을 지나 부러울 정도이다.
그 시설, 설비의 대부분은 수도원 공장에서 집적 제작하여 공급하고 있다니 놀라운 일이다.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수도원 당국의 특별한 대우와 교육을 받는 한편 읍내 소재 순심중고등학교에 나가 일반교육과정을 밟아서 졸업하고 각자 희망에 따라 성신대학을 비롯하여 각 대학으로 진학하게 되는 것이다.
성 <오필리아> 수족(修族)의 회헌에 의하면 수도원에서 소년들을 가르치고 경건하게 교육하는 것은 사부(師父) 성 <분도>의 표양을 따르는 옛품습에서 비롯하는 것이라고 한다.
오늘날 우리 한국 가톨릭교회의 가장 긴급하고 중요한 사업으로 제창되고 있는 본방인 성직자 양성을 위하여서 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빈곤한 농촌 자제들의 교육을 위하여 성분도수도원이 희생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것은 역시 성분도의 수도정신에 그 연원(淵源)이 있을 것이다.
특히 <빗데리니> 이(李 몽시뇰=성분도수도원 한국수도원장)의 기숙사에 대한 열의는 지극한 것이라고 한다. 하루속히 낙동강 기슭에 <제2의 덕원>이 건설되기를 기구하여 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