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성탄
발행일1960-12-25 [제260호, 4면]
■ 이태리의 크리스마스
낮이면 그렇게 사람으로 들끓던 시가는 평일보다 더 조용할 뿐더러 거리에는 거의 인기척이 없다.
이날이 오면 전국에 산산히 흩어져 살던 가족들은 오랫만에 한집으로 모여든다.
지난 일년을 되살피면서 이들은 조용히 단락하게 모여 거룩한 밤을 고요히 기다린다.
가족을 위한 성탄절을 이곳서 본다. 25일과 꼭같이 이날은 밖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이 없어 식당은 비여있다.
큰 성당에는 「미사」가 없다. 적은 본당에 모여든 가족들은 밤 「미사」가 끝나면 그때부터 성탄을 노래하고 다음날엔 가족없는 고아·양로들을 위문한다.
■ 영국의 성탄
영국의 성탄은 24일 밤부터 26일까지 계속된다. 시골에서 일하던 아들도 모두 큰집으로 돌아와서 고요히 성탄을 지낸다. 중류 이상의 가정에서는 고향에 가지 못한 친구들을 초대하고 가족과 같이 대접하고 물론 이곳도 이날이면 평일보다 더 조용하다. - 「땐스 파티」도 26이 되야만 비로소 한다. 이 나라서의 성탄 음식은 「푸팅 케이키」가 제일이다.
『내 「케이키」에는 은전 두입 들어있다. 내년의 행운은 내것이다.』
『내게는 없다』 이 「케이키」 안에는 몇입의 은전이 들어있다. 만약 은전이 들었으면 행운을 맞난다고 좋아들 한다.
이 나라에는 아직도 국교도가 많아 밤 「미사」는 없고 다음날 아침에 이들은 교회로 간다.
이 나라의 성탄은 아이들의 명절이다. 온 극장은 아이들을 위한 동화극이며 단어(單語) 맞추기 「슈라우스」 노름 등 정말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이들 가족은 이날을 마음껏 즐긴다.
이 「개임」에서 어린이들은 단어의 뜻을 손짓, 발짓, 몸짓을 하며 사람들을 웃기는 때도 허다하며 자미있다.
■ 알푸스의 크리스마스
이 산중의 겨울과 눈의 세계의 성탄은 정말 동화적이다.
이곳의 크리스마스는 늦은 가을이면 시작된다. 할머니가 몇마리의 닭을 「크리스마스의 닭」이라고 이름짓고 다른 칸으로 옮기면 성탄은 시작된다.
장림주일에 접어들면 할아버지는 「감남나무」의 나무 「토막」을 찾아다닌다.
왜냐하면 이 「토막」나무에서 행운과 축복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성탄 전날이면 어느집 어머니고 『저 숲의 참새조차 굶는다』고 아이들을 타이르고 대재를 지키게 한다.
성탄날 저녁 「미사」에 가기전 할아버지는 미리 찾아두었던 「토막」나무에 불을 붙이고 옆에서는 집안 아낙네들이 신공한다.
노래도 하고 옛이야기도 하고 「토막」나무가 발갛게 다 타면 할아버지는 세번 힘껏 친다. 어린이들은 이때 튀는 불꽃을 유심히 바라본다. 왜냐하면 처음 오른 불꽃은 내년 「밀」농사의 수확, 두번째는 「옥수수」, 세번째 불꽃은 「포도주」 수확을 점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불꽃 수에따라 내년의 풍년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끝나면 자정 「미사」에 간다.
「미사」에서 돌아오면 할머니는 「토막」이 타고난 재를 모아 상자에 담고 태풍과 전염병에 쓸 준비를 하고. 물론 닭은 내일의 성찬(聖餐)이 될 것이다.
「토막」나무의 재(灰)가 거룩한 성회(聖灰)와 같은 것일런지도 모른다.
예수님과 성모 어머니가 쓰고 남는 옷들을 말리느라 피운 불들인 이 「토막」나무의 타다남은 재이기 때문이다.
이 재의 이야기가 단순한 미신이 아닐른지도 모른다. 즉 이 세상을 먼저 떠난 사람들의 「크리스마스」가 이 재에서 연상되니……
■ 로오마의 크리스마스
교황님이 계시고 성청(聖廳)이 있는 곳 「로오마」는 전세계 가톨릭의 정신의 수도(首都)이다. 우리나라가 특히 해방후 이처럼 성탄을 교우·외인 할 것 없이 이렇게 성대히 지내니 「로오마」애 말할 것 없겠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상이다.
정말 고요한 성탄이란 성가가 어쩌면 이곳의 성탄밤을 그린 것인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호화찬란할 것 같은 「로오마」 시가는 「베드루」대성당부터 온 시가 전부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정말 인기척이 없다.
야밤(夜半)이 되면 가족이 같이 적은 본당의 성당엘 간ㄷ. 어디까지나 본당과 가족 중심의 성탄축하를 위해 「베드루」 대성당에 밤 「미사」가 없다.
■ 독일의 성탄
이곳 성탄을 상징하는 세가지 자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첫째는 『장림절의 목환(木環)』이다. 이 나무굴레에는 초가 네자루 꽂힌다. 하나는 장림 첫 주일 다음에는 두ㅏ루 제3주일에는 셋 마지막 주일에는 네째것에 불이 켜진다. 온가족이 모인 가운데 아버지나 어머니의 이 나무 굴레가 그리스도 생명을 상징하고 그 위의 촛불은 세상을 비치는 빛임을 들읍면서 제일 어린 것이 한주일만에 한번씩 불을 붙이고 「성탄」을 기다린다. 둘째는 「말구유」다. 아마 독일 어린이들은 이 「구유」가 없으면 어머니를 못갈게 조를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대개 온 식구가 같이 만든다. 셋재는 성가(聖歌)이다. 노래를 좋아하는 그들은 성탄노래를 부르지 않고는 참지 못한다. 넷의 초가 다 켜지고 「말구유」에 아기예수가 누웠고 <마리아> <요셉>이 옆에서 조배하게 될 무렵이면, 집안에서의 축하가 끝나고 성당 종소리가 들리는 속에 그들은 눈위에 발자욱을 남기며 성당으로 간다.
■ 미국의 크리스마스
미국의 크리스마스는 「징글 벨」과 「산타크로스」 할아버지 그리고 크리스마스 「추리」이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한달전부터 미국의 상가는 서성대기 시작하고 거리나 상점은 대경기(景氣)로 접어든다.
상점마다의 대매출(大賣出), 화려한 「쇼-윈드」의 장식, 가지각색의 성탄선물 준비, 휘황찬란한 크리스마스 「추리」 등 그리고 성탄이 가까와 지면서부터 만원을 이룬 「캬뱌레」…… 이렇게 추리면 한국의 성탄도 이곳을 닮았는지 모르겠다.
많은 실업가들중 그리스도를 알리없는 「유대」인 상인들이 그리스도교 신자들에 앞서 이 첨례를 준비하는 것도 이곳에서의 진풍경(珍風景)이다.
성탄전 「파티」가 성한 곳도 여기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서도 참되게 성탄을 축하하는 교우들은 역시 내적인(內的) 마음의 준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성탄날 저녁이면 서로가 준비한 선물을 「추리」위에 싸모우고 아버지가 낭독하는 「루가」복음을 듣고난 다음 같이 성가를 부른다.
미국에서는 가톨릭신자는 물론 신자 아닌 사람도 자정(子正) 「미사」에 참여하고 그리스도 강생을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