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주인은 이미 천상의 불귀의 객이 되고 자기는 개가할 수 없는 그 당시의 자기 신세인데 그는 오로지 어머니로서 일생의 모든 희망을 걸고 금이야 옥이야 기르던 그 과부의 외아들이 죽어 오늘 묘지로 행상하여 가지 않습니까 『인생은 한 여인에게서 나서 잠간동안 사는 사이에 무수한 고난과 고통에 가득찼다』하신 성경 말씀이 이 어머니와 죽은 외아들에게 맞습니다. 그러며는 여기 나타난 어머니의 고통, 묘지로 떼 메여가는 외아들의 죽음 그 상여 뒤를 따르는 호상객들의 비통할 심정 이 모든 고통은 어찌하야 우리 인생에게 닥처오는가? 고찰하여 보겠읍니다.
①인생의 고통은 천주께로부터 옵니다. 이 진리야말로 죄악을 제외하고는 만물을 창조하시고 생양 보존하는 섭리의 손을 펼치신 천주님께로부터 오는 것은 틀림없는 진리입니다.
ㄱ. <이사이야> 예언자가 일으기를 『나는 빛과 어두움을 만든 자요. 편안함도 환란도 만드는 네 주 천주로라』(이사이야 45~7) 이 편안함과 환란이라고 하신 것은 애당초에 창조하셨다는 것이 아니고 결과적으로 우리 영혼 육신 가정 사회에 선에 결핍과 악의 결여로 생겨나는 현상입니다. 생명 건강 재산 자녀 행복을 주실 때 그야말로 우리에게 빛을 주시는 때요 평안함을 주시는 시간이 아니겠읍니까? 병고 환란 풍파 파산 모욕 망증 불화 부모 형제 자녀의 매정한 죽음들이 다 우리 인생에게 어두움이고 환란이 아니겠읍니까? 천주 그 모든 것을 만드신다고 하셨습니다.
ㄴ. 교회 모든 신학자나 예언자나 성인 성녀 중에 이 도리를 반대하는 이는 한 분도 없읍니다. <요버> 성인이나 37년 동안 병고와 고통 속에서 일생을 보낸 성녀 <리위나나>, 병을 자기 벗이라고 부른 「앗씨시」의 성 <프랑치스꼬>같은 모든 성현들이 실행으로 우리에게 이 도리를 수범하였던 것임니다.
ㄷ. 교회자체가 이 도리를 오늘도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읍니다. 죽은 이를 마지막 청산일우에 고독하게 누여놓고 최후의 작별을 고하는 사도예절 중에 일문구를 보며는 『주여 오늘 장례식을 거행하는 여기 있는 네 종 <아모>로 하여금 이 세상을 떠나게 하셨으니』하고 기록되였고 또 우리가 매일 이렇게 염경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살인 구타 자살 음독 자살 수중 투신자살 타살 등등 인간의 고의적인 악에 원인이 되는 이 죽음과 환란 풍파도 천주께서 보내주시는 것입니까? 인간에게 자유를 주신 천주께서는 『네 앞에 물과 불이 있고 네 앞에 생명과 죽음이 있으니 네 원하는대로 주겠다』하신 것으로 미루어보아 인간자체가 제 소유인 자유를 악용하여 저런 고통을 가져오는 것이니 인생에게 자유를 주신 천주님은 오른 일에 사용키로 하라고 주신 연장을 인간이 악용 남용하고 그 연장을 더럽힌 것입니다. 의사가 「패니시링」 주사를 주는데 주사바늘을 떼자마자 그 환자가 죽었다면 의사가 직접 살인한 것이 아니고 그 환자의 체질이 「패니시링」 약에 맞지 아니 하다는 것과 틀임이 있겠읍니까?
천주께서 우리의 유익을 위하여 보내주시는 모든 환란 고통을 즉 빈곤과 가난을 잘 참는 체질(성질)을 우리 자신에게 만들어 놓치 않아서(성덕으로) 저러한 비절 참절한 악의 현상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②천주께서는 왜 인간에게 이러한 고통을 주십니까?
ㄱ. 천주님은 우리의 임자(주인)이시고 또 그렇게 하시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오곡이 풍양하고 만산평야의 벼와 보리의 황금물결이 칠 때 농부는 자만지족하여 제 능력으로 저런 농사를 잘 지었다고 의기양양하는 것이 보통이겠으나 별안간 폭풍우로 바다를 이루어 그의 농작물은 한낱 옛 추억으로 돌아가고 불시의 풍재 또는 한재로 그의 논과 밭이 거름덤이 재덤이로 변하는 것을 볼 때 그는 가슴을 짓찟고 하늘을 우러러 눈물로 하소연 하기를 『아! 하느님 아버지시여 맙소서』하지 않읍니까 어린 것이 도란 도란 멀정히 놀 때는 아버지이고 어머니이고 상관치 않코 까마득하게 이저버리고 재잘거리다가 갑자기 무서운 개가 덤비고 독사가 덤벼들 때 젖먹은 힘을 다하여 아버지! 어머니! 하고 소리를 연발하지 않습니까
만사가 제 소원대로 이루워질때 천주를 흔히 잃어버리고 환란과 풍파가 닥처올때 천주를 찾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 아니겠읍니까. 예컨대 어느 절에 중이(스님이) 큰 강을 건느는데 강의 한 중간쯤 갔을 때 갑자기 폭풍이 불어닥치고 물결이 충천하여 배가 파선지경에 이르자 이 중은 하늘을 우러러 보면서 『아이쿠 하느님 아버지시여! 날 살려줍시사』하고 자기 일편단심 전생애를 내맡기고 공경하고 또 그에게 봉양하던 중인데도 『나무아미타불』하고 자기가 공경하던 부처님을 부를 것을 까맣게 잊어버렸답니다=다름호에 계속 (大田본당 주임)
吳基先 神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