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國敎區長(전국교구장) 새해말씀
발행일1962-01-01 [제309호, 3면]
■ 서울 盧 主敎
맞갖은 생활을
『세살의 것은 세살에게 바치고 천주의 것은 천주께 바치라』
『세살의 것은 세살에게 마치고 천주의 것은 천주께 바치라』(마두 22장 21절)
나는 교우 여러분에게 신년 연두사로 위의 성경말씀을 소개하며 깊이 묵상하기를 권고합니다.
우리는 천주의 창조하시는 은혜와 부모님의 은혜로 세상에 태어났고 출생후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와 여러 어른들의 양육과 교훈의 은혜를 받아왔읍니다. 또 우리가 일평생을 살아나가는 동안 혼자서는 살 수 없고 사회의 많은 사람들의 상부협조하여 주는 혜택으로 인간생활을 영위하고 있읍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먼저 조물주 천주께 흠숭과 감사의 예를 바쳐야 마땅하고 다음으로 부모, 형제, 선배, 스승, 일반사회 동포들에게도 각각 맞갖는 공경과 감사와 사랑을 드려야 당연합니다.
『세살의 것은 세살에게 바치고 천주의 것은 천주께 바쳐라』 하시는 이 말씀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교훈하시는 바는 너는 천주께 바쳐야 할 의무는 천주께 바치고 네 부모, 네 스승, 네 친구, 네 아내, 네 자녀, 네 수하 사람, 네 동포, 네 은인, 네 자신에 대하여 바쳐야 하고 해야할 일을 각자 그들에게 하라 하시는 말씀입니다.
세상에는 많은 부정과 부패가 있고 세상이 혼란하고 불안한 처지에 있는 원인은 세상 사람들이 세살의 것을 세살에게 바치지 않고 천주의 것을 천주께 바치지 않은 연고입니다.
천주께서 일요일을 주일로 정하시고 파공을 명하신 이유는 우리가 엿새동안 우리 육신을 위하여 육신 일을 하고 일곱째날은 천주를 위해 또 우리 영혼을 위해 일하라고 명하신 것입니다.
주일날 미사참례를 하지 않고 영혼의 일을 하지 않고 육신 노동이나 세속 사무에 몰두하는 자는 천주의 것을 천주께 바치지 않는 자입니다. 그와 반대로 집안에 많은 일이 있는자로서 집안 살림을 돌보지 않고 매일 하루 종일 성당에만 가서 기구를 하는 자도 세살의 것을 세살에게 바치지 않는 자입니다.
남의 공장이나 회사의 일을 하는 직공이나 사원으로서 주인의 공장이나 회사의 일을 게을리 보고(자기의 어떠한 이익을 위해 일을 하는 자도 세살의 것을 세살에게 바치지 않는 자이다) 부모나 어른을 앞의 예의범절을 지키지 않고 무례하고 불순한 말과 행동을 마구 하는 자도 세살의 것을 세살에게 바치지 않는 자입니다.
남을 기만하고 신용을 지지 않는 자, 남의 물건을 소중히 보지않고 해치는 자, 남을 중상모략하는 자, 도무지 타인의 권리와 자유를 무시하는 자, 모두가 세살의 것을 세살에게 바치지 않는 자들입니다. 우리는 내 권리와 내 물건이 소중히 보이는 것처럼 타인의 권리와 물건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합니다.
흔히 우리는 먼저 세살에게 바쳐야 할 것은 바치지 않고 세살에게서 받을 것만 먼저 받으며 날뛸 때가 많읍니다.
국민된 자로 국법을 준수하지 않고 세금을 바치지만 국민된 의무는 망각하면서 정부를 욕하고 정치인들을 원망하고 비판하기를 좋아하는 자가 많읍니다.
국민 각자가 다 시로 자기 의무를 먼저 실행하고 다 각각 자기 처지의 해야 할 일을 먼저 하고 나서 남을 정당히 비판해야 마땅합니다.
천주의 것은 천주께 바치고 세살의 것은 세살에게 바치라!
■ 大田 元 主敎
축복받는 새해를
신춘 새해를 맞아 금년 1년동안 한국교회와 그 모든 교우들이 하늘에 계신 우리 성부께로부터 많은 은총을 받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맞이 않는 바입니다.
이제 새해의 아침이 밝아 희망의 새해가 되고 성공의 새해가 되고 행복된 1962년의 1년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맞이 않는 바입니다.
새해의 시작은 우리가 반성할 때라고도 합지다만은 그러나 우리는 지나간 과거의 성교회를 토대로 삼아 앞을 바로 바라보고 굳이 분발할 것을 결심하여 말로써 특히 좋은 표양으로써 올바른 진리를 전파하기에 노력하며 크게 자라나는 한국성교회의 1962년이 되고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분명히 약속하신 『백배나 되는 상금』을 너나없이 다받을 수 있는 은총에 가득차고 행복된 새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 大邱 徐 主敎
성직자와 평신자의 협동
새해 축복을 진심으로 빌며 또한 본 가톨릭시보를 성원해주신 분들에게는 각별한 감사의 정을 표하는 바입니다.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우리는 다하지 못한 일에 대해 더욱 공고한 결심으로 이를 기어코 완수하고저 다짐하고 있읍니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가 마땅히 할 일은 양적으로 불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교세가 크게 발전함에 따라 안팎으로 할 일은 과중하리만치 늘어만가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본주교는 성직자와 평신자들이 협력 일치하여 제반 난관을 잘 극복해 나갈 것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우리가 제 영혼사정은 순전히 개인일이라 말할 수 있겠지만, 교회의 일원이 된 각자인 것을 생각해 볼 때 우리는 결코 분리된 개인일 수 없는 것입니다. 하물며 오늘의 복잡한 사회환경에서는 강력하고 효과있는 협동이 절싱히 요청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협동할 수 있는 갖은 방도를 잘 구상해야겠읍니다.
새해에는 성직자의 직접지도로 결성된 모든 평신자 기구(機構)가 안으로 충실하며 밖으로도 크게 갈 것을 바라맞이 않습니다.
새해는 또한 세기적 기원(紀元)을 획(劃)하게 될 「제2차 바티깐 공의회」를 맞이할 위대한 해이기도 합니다. 교황 성하의 뜻을 받들어 본 공의회의 성공을 비는 공식적인 기도행사가 많이 마련되어야 하겠으며 한편으로 여기 관련되는 교회 소식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하겠읍니다. 이런 소식에 종사하는 분들은 정확하고 신속하며 자세하고 친절한 보도에 힘써 노력해야 하겠읍니다.
새해 축복을 모든 가정에 보내드립니다.
끝으로 가톨릭시보가 금년 1년동안에도 한국 성교회와 및 모든 교우들의 좋은 벗이 되기를 바라맞이 않습니다.
■ 光州 玄 主敎
사상방위 긴요하다
「교회출판물 구독을 명하겠다」
우리는 새해를 맞이하여 흐린 정신에서 맑은 정신으로 병들고 허약한 정신에서 건강한 정신으로 우리의 정신을 바로 잡기 위해서 성서나 교회서적에 관심을 크게 가져주시기 바라며 특히 경향잡지나 가톨릭시보를 가톨릭신자로서는 적어도 빠짐없이 애독하여주시기 바랍니다.
가톨릭신자로서 자기 정신을 참된 가톨릭정신화 시키려면 성서나 가톨릭서적이나 가톨릭기관지를 애독하여야 할 것입니다.
사람의 정신을 점령하는 가장 큰 위력은 서적입니다.
서적을 통해서 무서운 사상이 우리의 정신을 위협하고 있는 이때 우리는 우리의 정신이 무서운 사상에 생포가 되지 않기 위해서 건전한 가톨릭정신으로 대치해야 할 때입니다.
가톨릭 정신은 성서나 또한 이를 반영시키는 가톨릭 서적이나 기관지에서만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 교구내에서는 지극히 적어도 매호에 가톨릭시보나 경향잡지 한부씩을 반드시 받아 보도록 권면할 뿐만 아니라 지시할 방침입니다. 끝으로 세계평화와 그리스도의 나라가 우리에게 임하시기를 빌면서
■ 淸州 巴 主敎
사랑은 성실한 것
인간의 육신의 생애는 그가 살아온 햇수에 의하여 계산되고 영신의 생애는 그가 해온 성행의 번수에 의하여 산출된다. 인간은 세상에 출생하여 살다가 죽으니 곧 이모든 것은 다 시간의 흐름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천주께서는 각 사람에 얼마동안 살 수 있는 햇수를 정하여 주신다. 따라서 각 사람은 이 햇수 동안 자신의 구령사(救靈事)를 해결하지 않으면 아니된다.
인간은 어느때나 자기육신의 생애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으나 영신의 생애는 그토록 정확히는 측정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천주께서만 인간의 영신의 생애에 대하여 정확한 측정을 내릴 수 있으시다. 인간은 늙어가면 늙어갈수록 그가 그동안 소비한 기간에 대하여 조물주에게 치루어야 할 마지막 시각에 가까워가고 있음을 더욱더 의식하게 된다.
친구들의 죽음은 자신의 죽음을 더욱더 참된 것으로 깨닫게 하며 동시에 생생하게 예기하게 한다.
묵은 해가 넘어가고 새해가 시작되므로 말미암아 인간은 잠시 멈추어 지난해 한 일에 대하여 반성하게 된다. 이리하여 인간의 생애에 있어서 또 한해가 지나간 것이다. 이만큼 인간은 죽음과 영원에 접근하는 것이다. 죽은 다음에 그는 소비한 시간에 대하여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묵은 해가 가고 새해가 시작됨에 따라 인간은 자신을 올바르게 성찰하여야 한다.
가톨릭신자들은 각별히 신자로서 생활하여 반성하지 않으면 아니된다. 과연 우리들은 그리스도의 사명을 실천하였는가.
과연 우리들은 그리스도처럼 이웃을 사랑하였는가? 『사랑은 성실한 것이니 악을 미워하고 선에 집착할지니라. 서로 형제간의 사랑으로써 열렬히 사랑하며 서로 남을 존경함에 있어 다른 이를 능가할지니라』(로마서 12,9-10) 『몸은 다만 하나이되 지체는 많으며 몸의 지체가 많기는 하지만 이 모든 지체는 다만 한몸을 이룸같이 그리스도에게 있어서도 또한 이러하니라. 대저 우리는 유데아인이나 외교인이나 노예나 자유로운 자를 막론하고 다 한 성신으로 말미암는 새로 인하여 한몸이 되었으며 또한 동일한 성신을 마시기로 받았나니라』(고린토 전서 12,12-13)
지난해와 그 이전의 우리들의 모든 생활을 회고하고 우리들의 범한 죄에 대하여 참통회를 발하며 동시에 우리들의 옛 생활을 개선할 것을 또다시 결심하여야 한다. 우리들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로서 더욱더 그리스도께 접근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우리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표양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치어 하여금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성부를 현양케하라』 (마두 5,16)
■ 구제회 安 主敎
평화의 씨를 뿌리자
그리스도의 평화!
가난과 세파에 덧붙혀 수년간의 냉전에 시달린 교우 여러분 한분 한분께 이 새해에 그리스도의 평화가 깃들기를 기구합니다.
다른 어느나라의 국민보다도 6·25의 쓰라림을 겪는 우리들은 평화의 참가치와 뜻을 잘 알고 있읍니다. <아벨>과 <카인>이 시작한 반목과 싸움은 전쟁에 전쟁을 꼬리 물었고 오늘날의 숨막힐 듯한 냉전을 초래했읍니다. 천주에게서 이탈한 인류는 증오와 전쟁의 아들이 되었고 모든 원죄의 결과를 저주하며 평화를 희구하면서도 한발 한발 천주의 품에서 멀어가고 있읍니다.
『네게 평화가 있으라』
부활 후 종도들에게 나타나신 구제수의 첫마디였읍니다.
평화, 이것은 오직 천주의 품에서만 찾을 수 있는 보물이니 우리는 새로 탄생하신 제이의 「아담」이신 평화의 그리스도에게 세계 평화를 위해 기구합시다.
성체성사로서 다른 그리스도가 된 우리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통해 증오로 가득찬 우리들 하나 하나의 세계에 천주의 사랑과 평화의 씨를 뿌립시다.
그리스도를 위해 그리스도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