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삼왕내조후 제이주일입니다. 삼왕내조첨례를 서양에서는 발현첨례라 하여 「나자렛」 고을에서 인간으로 살으신 예수님의 천주성이 공적으로 인정된 세가지 역사적 사실을 기념하고 있읍니다.
첫째로 외교인들인 동방의 세 천문학자가 「나자렛」 고을을 찾아와 예수님의 천주성을 알아 승복하였고 둘째로는 예수 친이 「욜단」강에서 세를 받으신 후 『이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로다』 하시는 천주성부의 말씀이 모였던 사람들에게 공적으로 들려온 것이며 마침내 셋째로는 예수 친히 여러가지 영적을 행하심으로써 당신의 첫째 영적이 「가나촌」 혼인잔치에서 이루어졌던 것입니다.
삼왕내조 첨례 당일에는 이상 세가지 나타나심을 한꺼번에 기념하면서 특히 세 천문학자의 신앙고백을 기념하였고 그 팔부첨례인 일월 십삼일에는 예수영세기념 첨례를 지내고 오늘 삼왕내조후 제이주일에는 「가나촌」 혼인잔치에서 예수 첫번으로 영적행하심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예수 삼십세 되실 때에 「욜단」강에 가사 <요안>의 세를 받으시고 곧 이어 광야 사십일의 엄재와 기도를 마치신 후 다시 「욜단」 강 근초로 돌아오셨읍니다. 거기서 <요안> 세자는 자기의 제자들을 예수께로 보냈읍니다. 예수께서는 <요안> 세자로부터 보내어온 오륙명의 제자를 대동하시고 당신 모친 마리아와 함께 「가나촌」에서 이루어지는 어떤 친척집의 혼인잔치에 초대를 받아가셨읍니다. 옛풍속대로 혼인잔치는 만칠인간 계쏙되었읍니다. 초청받은 손님들이 먹고 마시고 노래하며 신랑신부를 축하하는 도중에 그만 술이 떨어졌읍니다.
성가정의 주부이신 고로 대접을 ㅂ다는 것 보다 오히려 손님대접에 분주하시던 마리아는 기쁨 혼인잔치에 술이 떨어진 것을 알으시고 아들 예수를 불러 『아들아 이집에 술이 떨어졌구나』하시고 걱정하셨읍니다. 『아직 나의 때가 되지 아니하였나이다』 하신 예수의 대답을 들어셧지만 마리아는 아들 예수의 천주성을 굳이 믿고 계셨던 고로 자신만만하게도 『예수 명하시는대로만 하라』고 시종들에게 당부하셨읍니다.
사실 그날이었는지 혹 이튿날이었는지는 몰라도 예수 친히 물로 항아리를 채우라 명하시고 그것을 퍼서 과방에 가져가라 명하셨읍니다. 마리아의 말씀을 명심하였던 그집 종들은 그대로 하였읍니다. 물은 변하여 맛좋은 술이 되었읍니다.
개신교의 형제들은 사치스러운 영적이라 할지 모르겠읍니다. 그러나 구세주의 사생활중의 영적이 아니라 공생활 벽두에 행하신 뚜렷한 영적입니다. <요안> 세자라면 그렇게 안하셨을 것입니다. <요안> 세자는 온전히 보속의 표본으로써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아니하였으나』 예수님은 『먹고 또 마시는』 온전한 인간으로서 천상진리의 전체를 가르치실 분이었읍니다. 현세의 온갖 사물은 천주 주신 선물이니 선용하기만 하면 천주께 영광이 되고 구령에도 유익한 것입니다. 이빼문에 <바오로> 종도께서도 먹지 말고 마시지 말라 하지 않으시고 먹으나 마시나 주안에서 먹고 마실지어다 하셨던 것입니다.
따라서 성교회도 술을 금하지는 않되 정도에 넘치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음주끝에 만과를 권하거나 무죄한 아내와 나녀들에게 행패를 부리거나 거리에서 추태를 부리는 것은 영혼에 해로울 뿐 아니라 그로인하여 성교회의 망신을 초래하게 되는 것입니다. 천주께서 포도를 길러주시고 곡식을 자라게 하신 후 인간에게 지혜를 주사 거기서 술을 만들 수 있게 하신 목적은 취하도록 마시라는 것이 아니라 기쁠때나 슬플 때 혹은 심한 노동 끝에 심신을 경쾌케 하라는 것이었읍니다. 예수 친히 술 영적을 행하신 것도 혼인잔치의 빈객들의기 분을 상쾌케 하시려는 것이었지 그들더러 취하도록 마시라고 하신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또 한편 술주정은 안할 정도라 해도 술 때문에 가정의 경제생활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집에서는 처자가 때꺼리를 놓고 쩔쩔매는 판에 가장이란 위인이 주막에서 부어라 마셔라 희히막막한다면 천주의 엄벌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술을 마시되 집안살림을 참작하고 정도에 알맞도록 주안에서 마시는 것이 교우의 본분입니다. 특히 교회사업에 협력하고 계신 회장들 중에서 술을 즐기시는 분들의 맹성이 있기를 바랍니다. 회장들의 술잔이 성당문을 잠가버린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읍니다.
金南洙 神父(神學博士·부산 서면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