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잡지 그 외 출판물은 기계문화와 같은 보조로서 발달되고 오늘날 그 종류와 부수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범람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물질문화와 같이 인간의 참된 행복과 진리탐구에 공헌하기는 커녕 이 출판이란 단순한 「콤무니케이숀·메디아」가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국가 어느 사회 단체를 막론하고 이 출판이란 방법을 사용치 않은데는 없다. 이 단순하나마 그 미치는 결과가 중대한 것인 만큼 가톨릭교회 역시 이 방법으로 복음전파를 하고 반대세력에 대결하여야 한다. 그 사용방식에 있어서 특히 주의를 해야할 점이 있다.
서적을 취급하거나 신문을 취급하거나 가톨릭 「프렛스」는 어디까지나 그 사용하는 용어에 본의의(本意義)와 성실성을 보존하는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현대 국제정치에 자꾸만 실패를 거듭하는 것도 역시 같은 용어를 달리 혹은 다른 목적을 위해서 그 용어가 뜻하는 의미를 형성하는 양방이 같이 알아듣지 않기 때문에 말이 통하질 않는다. 비컨데 애국심 사랑, 민주주의, 평화 고상(高尙) 그 외 이와 비슷한 용어를 취급하는 사람에 의해서 달리 알아듣게 된다. 기회주의자(機會主義者)들로 농락되는 정치가들이 이런 용어를 사용할 때 그 본의의를 잃어버렸을 뿐 아니라 그 용어의 반대되는 어떤 흑면(黑面)을 뜻하게 된다. 「쁘라브다」는 「크레믈린」의 공산주의 기관지인데 그 용어의 뜻이 「진리」란 말이다. 용어는 이들 공산주의자나 기회주의자적 혹은 이기주의적인 정치가들에게는 그 용어가 뜻하는 사상을 전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자기네들이 품고 있는 어떤 엉뚱한 이념을 남에게 강요하거나 확신하는데 사용되는 것이다. 이런 자들은 이런 용어를 이용해서 선동하고 불을 부치려고 한다. 그들은 양심과 자유 의사를 모르고 인간이 행동하기를 바란다. 따라서 용어는 이런 자들에게는 국가간 필요한 의견 교환에 중대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냉전의 성공을 위해서 필요한 장거리 발사의 광적인 무기를 쓰는 것이다.
<챨스 모로간>은 『국가간이 서로 신용을 하지 않고 의심할 때 거기는 통용될 화폐가 없다. 만일 있다면 천재와 선성(善性) 뿐이다. 그리고 그 나머지는 선전(宣戰)이나 악마의 무용지물(無用之物) 뿐이며 이렇게 될 때 선전과 악은 무지무능한 사람들만이 따르게 된다』고 했다. 그러나 이 선전과 악에 휩쓸려드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이들은 공산주의자들이 변조(變造)한 화폐로써 악용당한 구매품(購買品)이라 할 수 있다. 천재와 선(善)은 가톨릭이 의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잘 아는 공산주의자들이 일단 자기네들의 손아귀에 넣은 국가라면 이 두 가지 글자를 없이해 버린다. 「첵코슬로바키아」의 예를 보아도 알 수 있다.
가톨릭이 한 번 어느 지역에 들어가면 꼭 사랑과 자유를 주장하는 줄 알고 있다. 그와 반대로 공산주의자들은 미움과 속박(束縛)을 일삼는다. 가톨릭 진리를 전파하기에 전력을 다하는 반면 공산주의자들은 적당한 거짓말로 세계정복이란 커다란 계획을 추진하는 것이다. 그들은 가톨릭의 신비체의 생명력이 출판물로 주입되는 줄 알기 때문에 그들 역시 출판물로 대결하려고 한다. 그러나 가톨릭이 진리를 전파하고 신비체를 완성하는 과업에 공산주의자들과 같이 광적인 고함은 칠 필요가 없고 다만 사람들 귀에 들리기만 하면 넉넉하기 때문에 그 소리를 막기 위해서 모든 힘을 다해서 시끄러운 소리를 퍼뜨리고 있다.
교황 <비오> 11세는 가톨릭 출판자들을 향해서 말씀하시기를 『여러분들은 바로 나의 소리다. 나는 가톨릭 출판을 돕기 위해서 내 가락지 내 가슴에 달린 십자고상 내가 입고 있는 수단까지 주겠다』라고 하셨다. 이 소리는 오늘날 정신적으로 난폭하게 파괴되고 물마른 황야에서 계속 들리고 있다. <요안> 세자가 황야에서 소리칠 때와 같이 꼭 반대하는 무리가 오늘도 무너진 폐허에서 요란하게 소리치며 현대의 가짜 선지자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출판의 중요한 문제를 이런 힘있는 말씀으로 격려해주신 교황성하의 소리는 잠잠하게나마 확신있게 꾸준히 위엄있게 들을귀 있는 자들의 귀에 행복을 가져오는 복음의 소리로 들리는 것이다. 이 소리가 방방곡곡에서 좀 더 똑똑히 들리기 위해서 가톨릭신자는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공산주의의 「히스테리」적인 선전(宣戰)과 핵무기의 공갈 속에 당황하는 현대인, 웃을 줄 모르고 수심에 찬 현대인에게 진정한 즐거움의 소식을 전하고 웃게할 수 있는 것이 가톨릭의 출판물 즉 현대의 교회의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