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톨릭 주교단에서는 천주의 의지발로인 자연법(自然法)에 반(反)하는 방법에 의한 「산아제한」의 실행을 단죄(斷罪)하는 동 주교단 공동교서를 발표하고 이를 교내외에 성명하였다.

동 교서는 『최근 인간의 존엄성과 건전한 가정도덕에 대하여 도전해오고 또 날로 확대되어가고 있는 흉악한 공격에 자극되어 자기들에게 맡겨진 신자들로 하여금 일반적 추악(醜惡)에 연루(連累)되거나 휩쓸림으로써 마침내는 질식되고 마는 그러한 일이 없도록 그들에게 경고할 필요를 느끼게 되었다』고 하여 이같은 취지의 교서를 발포(發布)하지 않을 수 없는 한국의 당면한 사회정세를 시사하고 있다.

교회는 인구문제로조차 오는 신자들의 생활 및 여러 현실적인 당면 문제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때문에 현대의 역대 교황 및 현 <요안> 23세께서도 이 문제에 관한 권고와 규정을 발표하신 바 있다. 그러나 한국의 정세는 이 문제의 시련장(試鍊場)이 된 감이었으며 여기 유물론적 해결책을 강요(强要)하는 실정에 있으므로 교회로서는 이같은 중대 논평과 경고를 발하게 된 것이다.

동 교서는 다음같이 지적하였다. 인공유산(人工流産), 단종법(斷種法), 오나니즘(__성교) 및 피임을 목적으로 한 여러 가지 기구와 약물의 사용 등은 다음에 지적하는 바와 같이 다 천주의 법과 자연법에 위반된다.

그것은 어떤 이유로서도 정당화 될 수 없으니 경제적 이유로나, 모체의 생명보존이라는 이유로도 감행될 수 없다(이상은 원칙을 말한 것이고 구체적 설명은 아니다-編輯者註)

『이러한 모든 오류들은 정신적인 요소들을 부정하거나 멸시하고, 오직 인간의 온 행복을 현세의 쾌락 속에만 두는 일종의 유물론적 사상에 기인한 것이다. 그것은 창조주이신 천주의 모든 법을 무시하고 또 단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지극히 고귀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며, 그 결과로서는 일부 지방에서 나타나고 있는 바와 같은 사회적 타락과 야수적인 부도덕을 가져오는 것 뿐이다』라고 경고하였다.

그러나 동 교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의 해결방도를 제시하고 이는 도덕적이며 더욱 효괒거인 것이라고 했다. 즉

①가족부양 능력이 더 갖추어질 때까지 결혼적령의 자유로운 연장, 그 이유는 많은 경우에 있어서 우리의 젊은이들의 결혼연령이 그 능력에 비해서 너무 조기(早期)인 까닭이다.

②축첩 폐습의 단호한 시정(是正)

③극기(克己)의 정신 함양. 부부된 자는 영신적 지도자 및 유능한 의사의 지도 아래 주기적(週期的)인 금욕(禁慾)으로써 부부생활의 권리와 향락을 제어(制御)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이 주기적인 금욕방법은 적당하게 사용되는 경우, 금지된 다른 피임방법보다 못지 않는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다.

④인구 밀도가 낮은 더 광대한 외국에로의 이민(移民).

⑤외국 원조의 요청 및 그 실효적(實效的)인 사용. 세계의 자원과 부(富)는 전세계의 인류를 위하여 창조되었으니만치 부유한 국가와 민족은 덜 행복한 민족의 필요에 대하여 원조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원조의 도의성(道義性)을 강조했다.

이와같은 해결의 방도를 명시한 동 교서는 『우리 신자들에게 다시 한 번 권고하는 것은 반자연적(反自然的)이며 죄악적인 어떠한 피임행위나 그에 의한 산아제한 제도에 현혹됨이 없이 오직 순결하고 명예로운 인간품위에 적합한 부부생활만을 영위하라는 것이다』고 하였다.

동 교서는 대체로 평이하고 설명적인 표현을 위주로 하고 있으나 문제의 중대성과 또한 널리 주지(周知)되어야 할 사명에 비추어 앞으로 교회내 전문가들에 의한 더욱 철저한 해설이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