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신용조합 지도요원 강습회가 부산 메리놀 수녀원 내에 있는 협동조합봉사회 회관에서 2월 23일부터 시작되어 3월 3일에 종강되었다.

필자는 가톨릭중앙신용조합의 추천으로 동조합을 대표하여 이 강습회에 참석할 기회를 얻게되어 영광으로 생각하였다. 더욱이 우리나라에서는 이와같은 모임이 처음인 만큼 큰 관심을 가지지 아니할 수 없었으며 회기중에 얻은 소득이 또한 적지 않았으므로 참고로 느낀바를 피력하고자 한다.

이번 강습회의 특색은 우리교회 기관이 주관하였고 제1회의 선구적 역할을 한 것과 특히 교파를 초월하였다는 데 큰 의의가 있는 것이다. 수강자는 공동유대를 가질 수 있는 교회, 사회단체, 기타 기관에서 국내 전역에 걸쳐 28명의 다수인원이 참석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중에는 신부, 목사, 성공회 간부, 농장 지도자 등 그야말로 교파와 직위를 초월한 인사의 집합체로 이채를 띠우게 된 것은 우리나라 교회사상에 볼 수 없었던 현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와같은 현상은 물론 우리나라와 같은 경제력이 박약한 후진국가에서 오직 신용조합 운동의 전개만이 빈곤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적응성을 통감하여 사회경제의 개혁을 목표로 하는 선각자의 발분에 원인한 것으로 회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신용조합의 성격과 선진국가의 발전상을 체득하여 공동생활의 단결을 한층 공고히 함으로써 국민경제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협동정신에 투철한 지도자의 집결체라고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강의 내용에 대하여서는 대략 ①신용조합의 원리와 계통조직 ②신용조합 운동이 철학과 역사 ③조합원의 가격과 가입 수속 절차 ④여신과 감사 ⑤자금관리 ⑥실무와 회계부기의 강술 등 신용조합운동의 전반에 걸쳐 강의가 계속되었으며 특히 모의신용조합(아리랑신용조합)의 조직과 업무 과정의 일관적 실습을 통하여 실지활동은 감행한 것은 가장 흥미로운 일이었다. 그리고 매일매일 그날 습득한 범위 내에서 토론회를 개최하여 각자의 건설적 의견을 기탄없이 교환함으로써 실천을 병행한 것은 지도자의 교도방법에 효율성을 여실히 나타낸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또 야간에는 신용조합 혹은 협동조합 운동을 내용으로 하는 영화 · 스트맆트 스라이드 · 연극 등 시청각 교육을 실시하여 오락과 습득을 겸행하여 일관성 있는 지도요령에 또한 감탄할 바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전기간을 통하여 매일 아침 8시45분부터 밤9시30분까지 무려 10여시간을 협소한 강의실에 연금되어 9일간 계속 수강함에는 상상이외의 고통도 수반하였으며 인내심의 단련도 용이한 일은 아니었다.

필자는 다행(?)히 평가위원회 위원장의 직책을 한가지 더 맡은 관계로 매일의 수강생으로부터의 평론을 수집하여 강습회의 성과에 대한 평가분석을 하지 않으면 안되었기 때문에 수면시간의 침해까지 받게되어 한층 고역을 면치 못하였다. 그러나 회기를 통하여 한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최종의 미를 거두게 된 것은 수강생 일동의 열의와 결사적(?) 봉사의식의 발로로서 감탄을 금할 수 없는 쾌감을 느꼈다.

이와같은 결과는 물론 천주님의 안배와 주최측의 비상한 열의에 정복된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최종적으로 평가분석한 내용을 보면 주최측에 대한 다소의 불평은 면치 못하였지만 대부분의 결론을 종합하여보면 신용조합운동과 강습회의 필요성을 재인식함과 동시에 단시일내에 예상 이상의 지식을 체득하여 다대한 수익이 있었음을 자각하고 심지어 일부층에서는 회기의 연기까지 요망한 바가 있어 경탄할 바가 있었다.

신용조합을 빈자의 등불과도 흡사하여 자본주의 국가에 있어서는 그 활동을 통하여서만 협조정신의 앙양과 더불어 공동 목표인 빈곤의 추방을 단행할 수 있는 유일한 조직체인 만큼 그 중요성은 세계 역사상에서 이미 증명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시급히 요청되는 필수적 운동이므로 지도요원의 양성은 물론 전국민의 교도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여야 할 현 단계에 있어서 금차의 강습회는 가장 유익한 모임이였다는 것을 감명 깊히 생각한다. 더욱이 바야흐로 경제재건을 지상목표로 하는 국가적 견지에서나 또는 박애정신을 신조로 하는 종교적 교측에 입각하여 서 신용조합 운동의 긴요성에 비추어볼 때에 금번 수강자의 책임이 또한 중대함을 재인식하였다.

따라서 지도요원 각자가 소속된 공동유대 기관에서 조합운동을 전개하고 교도사업을 성실히 이행하게 되면 불원한 장래에 이나라 방방곡곡에서도 신용조합의 깃발이 휘날리고 신용조합의 노래가 우렁차게 들려올 때에 비로소 우리나라의 경제안정을 가져올 수 있으리라는 확인을 가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