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入門(입문) 講座(강좌)] ⑨ 가톨릭은 무엇을 믿는가? (4)
발행일1962-04-01 [제321호, 2면]
원죄(原罪)
위에 여러번 원죄에 언급한 일이 있었다. 한 말로 말하면 원죄란 인류의 첫부모님이 되는 <아담>과 <에와>가 인류의 대표이 지위에서 신을 거스려 지은 죄를 말하는 것이다.
<아담>과 <에와>가 어떻게 원죄를 짓게 되었나?
흔히들 성서를 피상적으로만 읽고 말하기를 <아담>과 <에와>가 어떻게 원죄를 짓게 되었나?
흔히들 성서를 피상적으로만 읽고 말하기를 <아담>과 <에와>가 지선악수(知善惡樹)의 실과를 따먹음으로써 신을 거스려 죄를 지었다고 한다. 그 지선악수의 실과는 사과같이 생긴 것으로 대단히 아름답게 또 맛있게 보였다고 그들은 부쳐 설명한다. 여하튼 그들은 인류의 첫 부모님의 큰 과오는 지선악수의 실과를 따먹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는 신이 온 인류를 이렇게까지 불행하게 만들 수는 없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신은 모든 죄에 대하여 벌을 준다.
그러나 그의 벌은 모든 죄에 대하여 동일하지 않다.
그러면 인류의 첫 부모님이 전 인류를 댚해서 지은 죄가 탐식죄(貪食罪)가 아니었다면 무엇이 있는가?
그것은 교만(驕慢)의 죄였다. 마귀가 <아담>과 <에와>에게 말하기를 『만일 너희들이 이것을 먹으면 너희들이 신과 같이 되리라』했다. <아담>과 <에와>는 신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신이 되고 싶은 의욕에서 지선악수 실과를 따먹은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죄는 탐도 죄도 호기심에서 지은 죄도 단순한 불순종(不順從)의 죄도 아니었다. 그들의 죄는 교만의 죄였다.
인류의 첫 아버지 되는 <아담>은 신의 각별한 은혜를 받아 인류 역사의 모든 위대한 철학가들과 성자(聖者)들의 지성을 다 합한 것 보다도 훨씬 더 명철한 지성을 가졌었다. 그의 의지는 강철보다도 더 굳은 것이었다. 그는 우리의 것과 같은 육체를 가졌어도 고통을 느끼지 않고 배곺으지 않고 죽지 않는 은혜를 받고 있었다. 이 모든 특전과 은혜는 그 하나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고 그의 후손에게도 전해내려가리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 모든 것을 걸고 그는 신과 동등하게 되거나 신보다 더 큰 존재가 되어 보겠다는 도박을 감행한 것이다. 이것은 그의 조물주인 신에게 도전하는 정신의 행위였다. 이 정신행위는 지선악수의 실과를 따먹은 것과 관계없이 인류사상(人類史上)의 최대의 범죄 행위였다. 그러기에 이 범죄에 따른 처벌도 말할 수 없이 무서운 것이었다.
『애비의 죄가 자손에게 미친다』 이 속담이 <아담>의 경우에도 맞았다. <아담>의 죄는 그의 가족인 인류 전체에 미쳤다. 이 죄를 가톨릭은 원죄라고한다.
원죄의 결과로 인간세계에 굶주림과 노동과 죽음이 오게되었다. 원죄 때문에 인간은 착한 생활을 한 보상으로 받게될 신을 영원히 볼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였다. 원죄로 말미암아 인간의 정신은 흐려지고 그의 의지는 약화(弱化)되었다., 그래서 인간 본성(本性)이란 맨첨 착하고 좋은 것이었고 해바라기와 같이 위로 향하게 즉 신에게로 향하게 만들어진 것이었으나 이제는 물체들이 「인력의법」(引力의法)에 의해 땅으로 끌려 들듯 죄악에로 끌리게 되었다. 이 지상에서 우리들이 착하게 한다는 것은 전연 불가능하게 된 것은 아니지만 대단히 어렵게 되고 말았다.
「인력의 법」. 사람의 육체도 물체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인력의 법」에 따를 수밖에 없다. 우리 사람들이 발로 걸러다닌다. 만일 우리 붐모님들이 걸어다니는 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장성해서라도 기어다닐지 모른다. 사람들이 혈기 왕성한 청년기 혹 장년기에 걷는데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할 수 있는 노련기에 있다 할지라도 조고마한 부주의에도 다리가 흔들리거나 땅에 넘어지곤 한다. 이러한 현상은 「인력의 법」에 의하여 일어나는 것이다.
원죄, 원죄도 「인력의 법」과 유사한 점이 많다. 가톨릭은 나서 몇일이 안되어 성세(聖洗)를 받아 원죄로부터 풀린다. 그러나 그들은 인간성에 붙어있는 원죄의 흔적을 그대로 가진다. 그리고 원죄의 결과로 처벌된 세상에 그들은 아직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비록 성세를 받았고 부모에게서 한테서 교회로부터 신을 향해서만 전진하라고 교육을 받았다 하더라도 원죄는 마치 「인력의 법」과 같이 그들의 전진하려는 다리를 흔들리게 하고 때로는 죄악에로 끌어 넘어뜨리곤 하는 것이다.
가톨릭도 원죄의 결과로 이 세상에서 가끔 넘어진다. 범죄를 한다. 그러나 기어다니는 장성한 사람들이 아니라 넘어지면 곧 일어나 손의 먼지를 털면서 또 전진을 계속하는 어른이다. 가톨릭교회에 많은 성인(聖人)들이 있다. 이 성인들은 아주 완성된 성자(聖者)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끝까지 걸구하게 되려고 노력한 사람들이다. 가톨릭 교회에서 「거룩함」을 말할 땐 「성공」을 위한 「노력」을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