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入門(입문) 講座(강좌)] ⑩ 가톨릭은 무엇을 믿는가? (5) 예수 그리스도=神人(신인)
발행일1962-04-08 [제322호, 2면]
사람들이 무한히 죄악스런 일을 저지를 수 있지만 무한히 선한 행위를 할 수 없다는 것은 「파라독시칼」한(틀린 것 같이 들리면서도 바른 의론의) 사실이다. <스트라디바리우스> (서기 1644-1733)의 바이올린은 고금에 유명하다. 그가 만든 바이올린은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음을 냈다. 어느 철모른 세살먹은 어린애라도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바이올린을 짓밟어 파손할 수가 있다. 그러나 <스트라이바리우스>가 다시 살아나든지 제이의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출현하지 않고느 ㄴ아무도 그것을 -음에관한- 원상태로 회복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이 무한히 죄악스런 행위를 할 수 있다. 이것은 사람이 무한한 존재이어서 그가 한 행위가 본질적으로 무한히 죄악스런 것이 아니다. 그가 행한 행위로 말미암아 모욕을 당하는 이의 지위가 무한히 높으신 분이기 때문이다. 비근한 예를 든다면, 내가 이웃의 한 사람의 뺨을 이유없이 쳤다고 하자. 만일 나한테 맞은 그가 서울시장이였다고 한다면 나의 죄는 대단히 클 것이다. 그 큰 이유는 내가 그에게 더 중한 상처를 내어서가 아니고 그의 지위가 다른 누구보다도 나의 더 큰 존경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가 서울시장이 아니었고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다고 한다면 나의 죄는 서울시장에게 지은 죄보다 더 클 것이다. 왜냐하면 대통령의 지위는 도지사보다 더 큰 존경을 일개국민인 나에게 요구하기 때문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만일 나의 손이 감히 신의 뺨을 쳤다고 한다면 내 죄는 무한히 중한 것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신은 무한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와같이 우리 죄의 경중의 표준은 법률이 가지는 금령(禁令), 명령(命令)의 경엄에 의하여, 또 우리의 부덕한 행동으로 모욕을 받게 되는 상대자의 지위에 의하여 결정된다.
우리의 부덕한 행위를 신과 관계해서 말할 때 물론 한 인간이 신을 신체적으로 가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ㅇ리이기 때문에 윤리적으로 가하는 모욕을 말한다.
<아담>과 그의 후손들은 신이 그들을 위해 세운 행동의 률중 중대한 것의 하나이라도 고의적으로 불순종할 때 그들은 사람이 그 이웃에게 신체적으로 가해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신에 대해 내고 만다. 인류의 죄는 신에 대한 측량할 수 없는 무한한 죄이다.
만일 누가 네 시계나 지갑이나 만년필을 훔쳤다고 한다면 넌 그것을 반환받을 권리가 있다. 그리고 만일 그것이 파손되었다면 배상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이러한 권리는 자연적이고 또 정의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넌 또 그것을 훔친 사람보고 『그렇게 까지 갖고 싶거던 가져라!』 또는 『부서진걸 어떻게 하나? 배상이구 뭐구 그만둬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신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신이 우리의 죄를 아주 깨끗이 용서해 주실 수 잇으시다. <아담>의 첫죄를 위시해서 그의 모든 후손의 죄까지를 무조건 용서하셨다고 선언할 수도 잇으시다. 그래서 그는 그의 전능의 손까락으로 바닷물과 같이 파란 하늘 중천에 지워질 수 없는 흰구름으로 『나는 인류의 죄를 사하노라 다시는 죄를 짓지 말지어다』라고 써 주실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 신이 그렇게 하시지 않았다. 왜? 아마 그가 인류의 죄를 잊어버리실까바 또 인류가 신에게 범하는 죄에 대하여 무관심하게 되어버릴까바 무서워 하신 모양이다. 우리는 우리가 신을 거스려 범하는 죄가 무한히 악하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신은 생각하신 모양이다. 그래서 신은 인류의 시조 <아담>이 지은 죄의 무게에 상응하는 배상을 인류에게 요구하신 것이다.
맨첨 죄가 이 세상에 들어온 것은 전 인류를 대표하는 한 사람--ㅡ아담>으로 말미암아서였다. 만일 인류가 그 죄에 상응한 보상을 신에게 하려면 인류 중의 한 사람으로서 무한한 가치가 있는 행위를 할 수 있는 자를 발견해 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왜냐하면 한 인간의 행위의 가치는 인간 그 자체의 가치를 초월할 수는 없다. 인간은 무한한 존재가 아니다. 그는 본성적으로 한정된 존재다. 한정된 존재는 무한한 가치의 행위를 하지 못한다. 무한한 가치가 있는 행위는 신만이 할 수 있다. 신이 천국으로부터 이 지상에 내려오신 것은 이 때문이었다. 즉 신이 인류의 한 사람이 되지 않고는 인류를 대표할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한국시민이 아니고서야 어찌(진정한 의미에 있어서 한국을 대표할 수가 있겠는가? 천주성삼의 제2위이신 성자-신 자신이 인간의 영혼과 육체를 취하여 한 인간으로 이 세상에 탄생하셨던 것이다. 그는 33년동안 우리 사람들 가운데 살으셨고 일하셨고 한 인간으로서 수난하셨고 죽으셨다. 무한한 존재인 신으로서 그 자신의 조물인 인성(人性)을 취하심으로, 이 지상의 인간생활을 하심으로 특히 그 자신의 조물인 인간에 의해 수난하시고 죽으심으로 즉 <아담>이 범한 부덕 교문에 정단대 되는 겸비(謙卑)를 실천함으로써 <아담>과 그의 후손들이 신을 거스려 범한 모든 죄에 대하여 배상(사실은 너무 지나친 배상)을 다산 것이다.
그는 신이었기에 그가 행한 행위는 무한한 가치가 있는 것이었고 그는 또 인류중의 한 사람이었기에 인류를 대표할 수 있었고 그의 행위는 인류의 죄를 배상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신인 동시에 사람이었다. 그는 그의 죄악스런 조물들의 판정에 있어 피고와 검사의 역을 동시에 했었다. 그는 「갈바리아」 산상에서 거행된 우주사상에 최내의 제사였고 인류의 역사가 계속하는 한 영원히 기념될 제사에 있어 동시에 희생이였고 제관이였다. 그는 신인(神人)이었다. 그는 진실로 구세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