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歐洲隨想(구주수상)] ①
無邊(무변)에서 맛본 創造美(창조미)
歐洲行(구주행) 夜間飛行機(야간비행기)서 느낀 것
科學(과학)은 東西(동서) “愛”를 接近(접근)시켰다
발행일1962-04-08 [제322호, 3면]
가톨릭시보 논설위원 <플로리아노> 김(金達浩) 교수는 「빠리」에서 개최된 지역사회연구회의를 마치고 지난달 귀국하면서 한국인으론 처음 발을 들인 북아(北阿) 만지(蠻地)를 비롯한 최근 구라파 교회 내외의 동향을 들려주었다. 편집자는 이야기 그대로 글에 옮겨줄 것을 요청했었다. 독자의 기대를 걸고 김교수의 자유수감을 연재해갈 예정이다.(編輯者 註)
세상은 넓다. 그래서 구석구석을 찾아가 보면 우리가 모르는 일이 많다. 사람의 생각은 다 다르다. 그래서 그 하는 일도 인류의 피부빛갈처럼 형형색색이다. 세계의 이 구석 저 구석을 들여다 보자니 어디를 먼저 가고 어디를 나중 찾는다는 차례도 없다. 도 구석진 곳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란 일개가 보잘것 없는 전은 일들이 많다. 그러나 숨은 일에도 빛나는 일이 없지 않다. 심산유곡 바위틈 무변대해 모래 속에서도 그 찾아 낸 것이 금각석일 때는 그 찬란한 빛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세계에 버림받은 듯한 한 구석에 이런 아름다운 꽃이 누구를 위하여 피느냐 싶어지는 수가 있다.
더구나 우리와 같은 신앙을 가지고, 같은 지향 아래 묵묵히 주의 길을 따르는 형제들을 볼 때 얼마나 많은 용기를 얻으랴. 금주부터 국내 「루포」에서 눈을 돌려 멀리 밖으로 나가보자.
옛날은 세상이 너무 넓은 것 같았다. 서양이나 미국 이야기를 하면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고 서양 사람들은 서양 천당으로 동양 사람들은 동양 천당으로 따로 따로 가는 것 같았다. 다 한 곳으로 한 천당으로 가는 것을! 제 천당을 따로 만들려는 데에 사고가 생긴다.
「쏘련」 공산당은 저들의 천당을 따로 만들겠다고 그 장소로 눈보라치는 쏘련 땅 위에 후보지를 정해 놓고 저 발광이니 사고가 아니고 무엇이냐 말이다.
세계교회, 하나의 교회를 지향하는 운동이 지금 한창인데 이것은 곧 「하나의 천당운동」이기도 하다. 크고 넓다고 생각하던 세계도 지금은 가까워졌다. 서울서 동경까지 1시간45분 남짓 하면 수월히 갈 수 있고 동경서 「젯트」여객기로 날라 북극을 넘어가면 열여섯시간이면 「프랑스」의 「빠리」에 갖다댄다. 남방 「코오스」를 돌아 가도 26시간이면 족하다. 세계를 이웃 가득 쉽게 나들이 할 때가 오고 말았다. 참말로 이웃을 사랑해야 할 때가 왔는가 보다.
구라파를 비해기로 가자면 지구가 도는 반대 방향으로 나르게 된다. 따라 밤이 두갑절이나 길어진다. 야간 비행을 하고 있으면 별들이 더 찬란하고 하늘이 한결 더 아름답다. 고도 1만3천 「미터」를 올라도 이처럼 아름다운데 천당은 얼마나 아름다우랴 싶어진다. 천당은 확실히 있다. 그러나 어디 있는지는 잘 알 수 없다. 천당이 이 지상에 있지 않고 높은 곳에 있는 것만은 틀림이 없으니 천당으로 올라간다고 하지 않느냐. 오르는 것은 즐거운 일이오 올라간다는 것은 언제나 좋은 일이다.
천당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는 잘 알 수 없다. 그러나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천주님과 성모님과 모든 성인 성녀들이 계셔서 한번 보메 인간의 눈으로는 너무 눈부셔서 황홀하다고 하지 않느냐.
인류의 동경(憧憬)은 아름다운 곳에 있다.높은 곳을 바라보며 또 하나 다른 세상을 그리워하여 그 높은 세계를 얼마나 오르고 싶어했던고. 이렇게 자꾸 올라가면 더욱 아름다워져서 마침내 천당에 다다를 것이 아닌가 싶어진다. 지난해 <가가린>, <세파아트> 또 최근에는 <그린> 등 소위 우주인들이 천당 문전은 커녕 우주의 입구에도 채 못가보고 돌아오기가 바쁘게 첫말이 『아름다웠도다 실로 아름다웠도다』하지 않았던가. 이들이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을 보고 싶어 할 때 이들은 다 교회에 나오고 말 것이다.
천당으로 가는 길은 이런 복잡한 기계까 필요치 않다. 기계의 힘으로는 천당에 올라갈 수 없다. 그리스도가 승천하시듯 홀홀 단신으로 저 대우주를 훨훨 ㄴ라아다니며 천당 담우리 밖에라도 한번 거닐어 볼 수 없을까 야간비행은 천당을 생각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