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洪 特派員 記·仁川서】 <사베리오 주삐> 주한교황사절은 72년 전에 설립된 이곳 답동(畓洞)본당에서 10월26일 상오 11시 교황 <요안> 23세를 대신하여 인천교구 설립을 <귀엘모> 나(羅吉模=미국 「매리놀」 외방전교회 소속) 주교에 명하고 임명장을 수여했다.
지난 6월6일 초대 인천교구장에 임명되어 8월22일 출생지 미국 「로렌스」의 「성 마리아」성당에서 주교로 성성된 나주교님은 서울 교구장 <바오로> 노(盧基南) 주교님으로부터 이날 정식으로 인천교구 교정권(敎政權)을 이양받았다.
천주교구 부감목이었던 나주교님이 다스릴 인천교구에는 인천답동, 송림동, 도화동, 중국인본당 및 경기도의 김포, 부평, 연평도, 강화도와 백령도의 9개 본당이 속하며 소속 신자수는 23, 169명이다(총인구는 616,864명).
미국 「매리놀」외방전교회가 사목할 이 새 교구에는 미국인 「메리놀」회 소속 신부 18명과 중국인 신부 1명이 나주교를 보좌할 것인데 교구 관할구역은 인천시, 경기도 부천군 도서(島嶼, 육지제외), 강화군, 김포군, 황해도 옹진군(3개면 제외)이다.
새 교구에는 이밖에도 공소 59개소가 있고 수녀 96, 대신학생 13, 소신학생 19명이 있으며 경영기관은 여자중고교 1, 국민교 1, 유치원 1, 고아원 3, 병원 2개소이다. 교구출신 주교가 1명이며 신부는 15명이다.
11시 정각 이땅에 새 목자 내림을 고하는 경축의 종소리가 울리자, 답동성당을 입추의 여지 없이 매꾼 성직자 수녀 1백여와 신자 약 9백명은 일제이 일어서 우리나라의 최년소자 나주교(34세)님을 맞았다.
<주삐> 사절 서울교구장 <바오로> 노주교 대구교구장 <요안> 서주교, 광주교구장 <하롤드> 현주교, 전주교구장 <베드루 요셉> 한주교, 춘천교구장 <귄란> 구주교, 청주교구장 <파디> 파주교, 평양교구장 <케롤> 안몬시뇰 및 주한교황사절관 참사관 <무튼> 몬시뇰, 광주교구 <바오로> 김몬시뇰 미8군 군종차감 <머피>몬시뇰과 인천시장 유성원 대령도 새 교구장의 입장을 축복했다.
교황사절의 인천교구 신설과 서울교구장 노주교 각하의교구이양서가 낭독 선포되자 신임 <귀엘모> 나(William Mc Maughton) 주교는 <주삐> 사절에 의해 또 하나의 반석 위에 착좌(着座)했다.
이어 인천교구 소속 신부들은 새 교구장께 일일이 인사하고 성 <암보르시오>의 사은 찬미가를 불렀다.
교구설정 및 착좌식을 마친 나주교는 곧 첫 대례미사를 드리고 강론에서 『천주의 나라가 이곳에 풍성히 이룩되길』 빌자고 호소하고 『이 교구의 기틀을 굳게 잡아준 「빠리」외방전교회 신부님들께 천주의 강복이 풍성할 것을 빈다』는 요지의 말씀을 하셨다.
■ 나주교 멧세지
친애하는 인천지방 교우 여러분! 또 전 한국에 교우 여러분! 본 주교가 인천교구 초대 주교로 오게됨을 기쁘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한국 교우들은 참으로 마음씨 곱고, 겸손하고, 인내성이 강한 교우들입니다. 특히 우리 한국 교우들은 입교할 때에 좋은 표양을 많이 교회 안에 가져다 줍니다. 우리 외방전교회의 목적은 이 지방에 항구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지방 신부님들의 힘으로 천주님의 사업을 하실 수 있으면 우리는 물러가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신학생을 양성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주교의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첫째로 천주님의 성소가 있어야 하고 교우 가정에서 협력해야 합니다. 끝으로 교우 여러분께 부탁드리는 것은 교우 각 가정에서 외인 친척 친지들을 좋은 표양과 권면으로서 많은 영혼들을 천주님께로 인도합시다. 이렇게하여 온 한국인이 다 천주님의 의자가 되고 나아가서는 온 세상이 하나이 되어 평화가 오기를 전능하신 천주님께 기구합시다.
1961년 10월26일
인천교구 초대교구장
나귀엘모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