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네 왕이 네게로 오시니라』(마두 21,6)
옛 고대 로마사(史)에 보면 찬란하게 개선장군을 환영하는 행사가 찾았다. 가장 성행(盛行)한 승리의 축하연으로는 기원전 61년 9월의 일이다. 이틀동안 군병들은 시가를 행군했다. 금, 은, 보화 등 많은 나라로부터의 전리품(戰利品)과 함께 포로들을 끌고 나섰다. 천을 넘는 성곽(城郭)의 이름과 9백여개의 정복도시를 일일이 새긴 거대한 동판도 시위시켰다.
이런 어마어마한 전시(展示)의 목적은 물론 「폼페이」가 세계 최강의 정복국임을 표시하기 위한 것이겠다.
그러나 이토록 화사했던 「폼페이」 역사 역시 다른 강대국가 모두가 그랬던 것처럼 오래가지 않아 패망의 고배를 마셨다.
오늘 복음성경에서 「폼페이」의 것과 흡사한 또 하나의 승리의 행렬을 읽는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개선입성하시는 것이다. 그는 먼저 그의 문도를 보내어 행렬의 필요한 나귀를 구하게 하셨다. 분부대로 구해온 나귀 등위에 문제들이 자기 의복을 깔고 그 위에 예수 타시어 「예루살렘」으로 길을 향했다. 제 의복을 벗어 길에 깔며 또 나무가지를 찍어 길에 깔고, 앞서고 뒷서고 하는 백성들이 들끓었다.
『<다위> 자손은 만수무강하소서 주의 이름을 의지하여 오시는자 복될지어다』 그들의 찬송은 하늘에 드높았다.
새각하면 이토록 떠들석하고 호사스런 처신은 예수의 평상시의 행동과는 엄청나게 다른 것이다. 그토록 많은 관중 앞에 화려한 행렬 중에 주인으로 나타나신 적은 없다. 항상 종과 같이 겸손되이 자기자신을 낮추었고 사람들이 그를 받들어 왕으로 모시려 할 때마저 외려 고독하게 산으로 광야로 피정하셨다. 그러면 오늘 무엇때문에 이토록 별스레 화려한 단장으로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시기까지 계획하신 것일까? 과연 예수께선 오늘의 입성에서 마치 왕의 태도와 차림을 하셨으니 이로써 그 자신 역시 왕이며 왕의 왕이심을 드러내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는 첫 성지주일, 온 백성들이 자기를 왕으로 대접해주기를 원하셨던 것처럼 언제나 어디서나 이런 대우를 원하신다. 그는 우리의 왕이며 정복자며 또 지도자로 추대받기를 원하시고 계신다. 또한 우리주 예수는 우리 모두가 항상 그를 왕으로 받드는 끝없는 대렬 속에 진군하기를 소망하신다. 그의 뜻대로 오늘 지구상의 모든 국민들 성지행열에 줄지어선다.
그디어 예수는 모든 나라를 정복하셨고 이많은 교우들의 신앙을 전리하신 것이다.
오늘 세계만방의 모든 종족, 별다른 언어를 쓰는 민족 다른 사람들이 한가지로 성지를 얻기 위해 조용히 십자가 주위로 몰려든다. 9백여개의 도시가 「폼페이」의 로마병정에 의해 정복당했다. 그러나 예수께서 정복한 도시의 수를 이에 비교해서 헤아릴 수 없다. 로마인에게 정복된 천여개의 성들이 동판위에 적혀있다 한다. 우리의 가정 하나하나는 성(城)이다. 이렇게 치면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함락된 성의 수를 헤아릴 수가 있을 것인가?
「폼페이」 그 축일의 행렬에는 남녀 노소 할 것 없이 로마인의 치하(治下)에서 가에노동하지 않으면 안 될 수많은 포로가 있었다. 그러나 여기 솔선해서 예수의 포로가 되어 그의 성소에 분골쇄신 그를 위해 죽도록 일 하겠다는 수백만의 자유의지는 끊없는 행렬로 늘어선다. 보수 없이 세상일 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으되 그를 위해서는 보수없이도 기꺼이 헌신하겠다는 맑은 신념!
「폼페이」의 군졸들은 그들의 왕을 위해 전리품을 조공바쳤고 첫 성지주일 예수를 환호하던 백성들은 제 옷을 깔고 성지를 깔았다.
우리는 변덕스런 마음을 종잡고 좀 거짓을 비워버린 마음으로 무릎을 꿀고 단좌하며 그를 노래할 일이다. 이제 예수를 환영하고 그의 십자가 아래 진심으로 그의 영광을위해 모여드는 사람은 몇백만으로 불었다. 잘못하면 성지가 양다(量多) 수다(數多)의 값산 신념 속에 짓밟히지나 않을까 신경을 써야할 일이다. 성지를 축성하고 성지를 나눠받고 그것을 집으로 모셔가는 것. 이런 행사들이 곧 우리를 첫성지주일의 그 빛나는 대열에 끼어서게 하고 우리 맘 속에 예수를 진정한 왕으로 심도록 할 것이다.
종려(棕櫚) 가지는 승리의 표지다. 그 가지하나를 정성되이 집으로 모셔가라.
그것으로 죽음과 죄악을 이긴 예수 승리의 전리품인줄 기념으로 지녀라. 유혹을 당할 때 폭풍이 불고 위험이 닥칠 때 그것의 상징하는 바 의미에 매달려보라. 그것은 기어코 네가 죄를 이긴 승리의 표지가 될 것이며 예수 외에는 아무도 나의 주이고 천주될 수 없는 오직 예수만을 기다리는 예수의 군졸로 표시해 줄 것이다. -저 당신 말씀을 땅에로 보내시니 저의 계몽은 바람과 같이 빨리 다니는도다. 아멘.
李鍾淳 神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