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司祭館 窓门(사제관 창문)] 家庭營爲(가정영위)에 赤信號(적신호)
不健全에로 내닫는 道德의 確立이 時急
발행일1961-11-04 [제301호, 2면]
李甲秀(사회학 박사, 대구교구장 비서)
가정은 사회를 구성하는 기초단위다.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그 국가의 건전성은 가정의 상태로서 대략 추측할 수 있다. 만일 갖어이 건전하지 못하면 그 국가는 오래지 아니하여 「로오마」 제국과 희랍과 같은 종말의 길을 밟을 것이다.
가정은 또한 개인과 사회를 엮는 사슬이다. 만일 가정이 파괴되면 개인은 전체주의의 한 순인공적 집단체인 국가에 흡수되거나 그렇지 않으면 체계 없는 무정부상태인 사회를 자아내게 된다.
요즘 신문 잡지에 공공연하게 가정파괴의 원인이 되는 기사와 선전을 하고 자기 이름을 소개함으로 큰 영웅이나 된 것처럼 우월감을 느끼는 대담한 사람들이 있는가 싶다. 사람들의 왕래가 심한 벽보에 산아제한과 그 구체적 방법 등을 조금도 서슴치 않고 공개하는 것이 요즘 눈에 띈다. 그렇지 않더래도 전통적으로 농업을 중심으로 한 시골 생활에서 경제적 곤란으로 도시로 도시로 집중하여 도시사회가 주는 영향으로 많은 가정이 고래풍속을 잃고 있는 현상이다. 외국의 본을 따드라도 자꾸만 나쁜 것만 배우는 것이 우리 국민성인지, 가정제도를 위태케 하는 여러 가지 외래 사상, 제도, 생활양식이 역시 쉽게 배워지는 모양이다. 특히 도시생활 하는 분들의 가정을 보면 차츰 가장은 부권을 상실하고 가정부인과 자녀들은 독자적인 자유를 부르짖고 옛날에 볼 수 없는 행위들을 하는 것이 많다. 결혼, 자녀, 그리고 모성애란 아름답고 고귀한 개념이 속적(俗的)이며 물질적 생(生)의 개념으로 대치되고 사정에 대한 올바른 개념을 지니고 있는 가정이 드물 정도이다. 또 이런 개념을 낡은 옛 것이라고 코 웃음치는 소위 「모던」이라고 자칭하는 사람들이 있다. 고래풍속에 의하면 우리 가정은 한 독립된 체(體)로서 개인 생활의 모든 영역을 맡아서 보살펴 주었다.
즉 경제, 교육, 종교, 오락, 정서의 안정처를 가정에 두었다. 지금 도시생활을 보면 이 과거 모든 역할은 거의 다 행사치 못하고 단순히 한 가지 부부애정을 보장하는 곳에 불과하다는 감을 준다. 이렇게 축소되고 부부 중심이 되는 의식주를 위해서만 모이는 이런 가정에서 참다운 동정, 사랑, 상호 관심을 엿볼 수가 없다.
불리한 경제조건하에 경쟁이 심한 우리 사회에서 몇푼 모아들여오지 못하는 아버지의 입장으로 옛날에 권위 있는 가장으로서의 명령이 제대로 통하지 않고 아내와 자녀들의 원망을 듣는 것이 필연적이다. 따라서 집안에서 자녀들의 육성과 사랑의 샘이 되던 어머니가 머리 속에 돈 걱정, 양식 걱정으로-되지도 않지만- 엄청난 시간을 보내는 판이니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차츰 잃게된다. 이와 좀 다르게 경제생활이 비교적 윤택한 한 집 안에서는 가정부인은 유행풍증에 걸려 가정의 『마음』이란 옛날의 어머니 보담은 차라리 매력을 부리는 접대부 노릇하는 것을 일꺼리로 생각하고 있다.
자녀들은 부모의 명령과 제재를 될 수만 있으면 벗어나 독립적인 행동을 취하려고들 든다.
그러면 이런 가정 배경이 깊이 뿌리를 박도록 방관(傍觀)하지 말고 일찌기 서둘러서 바른 괴도에 올려야 될 줄 믿는다.
물론 이런 현상을 내게끔 한 원인이야 여러 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그 제일 줄거리되는 동인은 사회 일반환경의 변천과 그것이 사회구조의 최소단위인 가정에 끼친 영향, 그리고 가정 자체에서 일어난 변화가 사회에 주는 영향으로 국민 각 개인 개인의 가정에 대한 정신적 결함이 첫 원인이다.
윤리적으로 무책임하고 준비 없이, 가정이란 무엇인지도 모르고 결혼생활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결혼 대상이 과연 그 중심을 사랑에 둘 수 있을까? 자연의 가치를 그릇되게 평가하고 결혼의 존엄성을 몰지각하여 가정과 자녀의 중대성을 무시하며 자아제재를 모르면서 결혼생활을 하는 이런 개인주의적 물질주의적 세속주의적 사조에 물들린 필연적으로 베풀어진 결과가 나올 것은 쉽사리 추론할 수 있다. 이들은 「로맨틱」한 사랑만을 결혼의 기초로 알고 앞날의 가정을 위해서 자녀교육에 정력을 기울이기 보담은 자기네들의 위선 쾌락과 영달에 모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둘째 원인은 사회적 환경이다. 20세기도 생활은 움직이고 변천하는 사회, 복잡하고 경쟁이 심한 사회 그리고 기술적이며 투쟁을 요하는 사회이다. 세밀히 구별된 분업, 항상 바쁘고 안정성 없는 사회환경이 부부생활에서 요하는 힘을 차츰 약화시켜 버린다. 신경이 날카로워지기 쉽고 가정생활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불화를 억제하는 인내심이 줄어들어 사소한 말다툼 하나를 해결지우지 못하고 불만과 의기상실을 자아내며 이혼과 염세증, 심지어 일가족을 죽이고 자살함으로써 한 가문이 멸망해 버리는 궁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그러면 늘어가는 폐단을 일찌기 없애기 위해서 개인적 또한 사회적 원인을 탐색해 보면, 첫째 개인 각자가 진실된 결혼관과 거기 부수되는 책임 즉 충분한 윤리적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둘째 도시사회가 주는 영향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개인 교육을 위해서는 결혼에 관한 생리적, 심리적, 경제적, 그리고 종교적 상식을 학교와 교회에서 배우도록 할 것이고 기혼자들을 위해서는 가끔 종교적인 모임을 가져 가정생활의 향상과 결점을 검토 토의하는 한편 각 가정에서 일어나는 불화를 해결하는데 상호협력과 노력으로 이혼이나 지겨운 결말이 나오기 전에 해결을 보도록 해야할 것이다. 한마디로 잃어버린 가정의 사명과 역할을 재인식하고 가정을 이루는 각 개인 개인 서로 모여 같이 신심생활을 함으로써 기혼자들을 교육시킬 수도 있다.
도시에만 들어오면 돈이 생기고 잘 살 수 있다는 억측을 버리고 농촌이나 도심지에서 떨어진 복잡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생활을 도모함으로 한 모범 부락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가끔 도시생활을 염증내어 시골 농촌생활을 그리워하고 어떤 구체적 계획을 생각하는 교육자 사업가들을 볼 수 있는 좋은 현상도 있다. 또한 당국자들은 사회를 좀먹는 국민도덕에 어긋나는 라디오 영화, 소설, 잡지 등을 엄밀히 조사하여 기탄 없이 말살 해버려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대중의 머리 속에 결혼의 신성함과, 자녀들의 고귀로움과 가정에 있어서의 어머니의 지위를 똑똑히 주입시킴으로써 가정이 올바른 궤도에 서고, 그 가정이 모여 이룩된 사회 전체가 건전하게 될 것이다.
현실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연구하며 거기 필요한 방법을 이렇게 설명 나열하는 것은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것에 비겨 너무나 쉽다. 그러나 일찌기 서둘러 시작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안전성에 더 좋은 열매가 틀림없이 맺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