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천국은 마치 사람이 개자(芥子)씨 하나를 그 밭에 심음과 같으니 이는 과연 모든 씨 중에 제일 적은 것이로되 자라면 모든 나물 중에 제일 크고 또한 나무같이 되어 곧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나니라』
우리가 영세할 때에 받은 신앙은 처음에는 적고 약하지만 점점 자라나면 위대한 힘을 가집니다.
이 신아으이 나무는 땅에서 난 것이 아니라 예수께서 하늘나라에서 이 세상에 오실 때에 가지고 오사 심으신 신비로운 천상(天上) 나무입니다.
2. 이 나무가 심겨지는 땅은 흙이 아니고 영원한 진리의 표현인 천주님의 말씀에 대하여 『믿을만하다. 믿어야 한다. 믿고싶다』는 생명 있는 우리의 마음입니다. 이러한 마음의 밭이 있어야 이 나무는 심겨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믿고 싶어하지 아니하는 사람은 언제까지라도 신앙을 받지 못합니다. 때문에 세상에는 종교에 대한 지식은 있어도 이 마음의 밭이 없기 때문에 신앙을 못 받는 사람이 많고 반대로 학식은 별로 없어도 쉽게 신앙을 받아들이는 이가 많습니다. 유식한 이나 무식한 이의 차별이 없이 신앙을 가질 수 있읍니다. 참으로 신앙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고 그것은 사람의 사상과 생활과 인간 전체를 변화시키는 생명체입니다.
3. 『밀씨가 만일 땅에 떨어져 썩지 아니하면 그 한낱만 남되 썩으면 이에 많은 열매를 맺나니라』
씨앗이 자라기 위해서는 먼저 땅에 묻혀 썩어야 하듯이 이 신앙의 씨를 받은 사람도 지금까지의 속된 것과 죄악과 악한 습관을 없애야 합니다. 즉 옛사람은 죽고 새 사람이 나와야 합니다. 때문에 우리는 영세할 때에 마귀를 끊어버리기로 맹세한 것입니다. 참으로 신앙은 자기 자신에 대한 하나의 혁명입니다.
4. 이미 뿌려진 신앙의 씨는 자라납니다. 그리고 이 씨는 하늘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땅 위에 머물지 아니하고 천국을 향하여 높이높이 자라오릅니다. 우리는 이 나무를 타고 하늘나라까지 가서 천주님을 뵈옵게됩니다. 그러므로 이 나무를 못 가진 사람은 천주님을 뵈올 수 없읍니다. 『아무라도 물과 성신으로 다시 나지 아니하면 능히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나니라』 이 나무가 자라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①첫째로 우로(雨露)를 잘 받아야 합니다.
이것은 천주님의 성총입니다. 신앙은 천주님의 선물이기 때문에 성총 없이는 받을 수 없고 더구나 자라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신앙에 대한 의심과 유감을 당할 때에는 천주님 앞에 꿇어 엎디어 『주여 나 너를 믿사오나 내 신덕을 더하여주소서』하고 열심히 기구해야 됩니다.
그 둘째는 뿌리를 깊이 박아야 합니다.
모든 생명체에는 위험과 병이 닥처옵니다. 신앙도 생명체이기 때문에 세속, 육신, 마귀로부터 위험을 당합니다. 만일 뿌리를 깊고 든든하게 박지 아니한다면 신앙은 꺾기고 병들 것입니다. 그러므로 받은 신앙을 끝까지 잘 보존하기 위해서 우리는 천주께서 주시는 성총을 잘 받아들이고 항상 천주십계와 교회의 지도를 주의해서 지켜야 합니다. 이 뿌리가 든든하기만 하면 아무리 심한 폭풍우가 닥칠찌라도 꿈쩍도 안하고 온 세상과 지옥 전체가 덤빌찌라도 이 나무 하나를 꺾지도 못 할 것입니다. 이것은 전세계를 뒤흔들든 대「로오마」 제국도 단 하나의 치명자를 굴복시키지 못한 역사가 증명해 줍니다.
『이는 과연 모든 씨중에 제일 적은 것이로되 이미 자라면 모든 나물 중에 제일 큰 것이 되나니라』 이 나무는 무한하신 천주님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무한히 커질 수 있고 또 온 우주를 지배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온천하를 다 준다해도 신앙과 바꾸지 아니하는 것입니다.
③셋째는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예수께서는 한 번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구하시다가 얻지 못하시고 그 나무를 벌하셨읍니다. 우리의 신앙도 만일 열매가 없다면 즉 입으로만 믿고 믿는대로 생활하지 아니한다면서 무화과와 같이 공심판 때에 저주를 받을 것입니다. <야고버> 종도께서는 『행동이 없는 신앙은 죽은 신앙이라』고 하셨읍니다. 우리는 죽은 신앙을 버립시다. 신자로서 외교인이나 열교인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아서는 안 되겠읍니다. 오직 생활하는 신앙, 신앙으로 사는 생활을 해야하겠읍니다. 이런 신앙을 가진 사람은 세속을 떠나 높이 올라가고 또 많은 영혼들이 그 열매를 먹고 그의 그늘에 쉬려 모일 것입니다.
金成道 神父(馬山中央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