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흔히 『다음에』라면 가까운 것으로 느끼지만 『마지막에』라면 아직도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교형자매 여러분! 우리는 공심판에 대해서도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나 공심판은 『다음에』도 아니고 바로 『지금』입니다.
공심판은 이 세상에서 시작됩니다. 지금 우리들의 하루하루의 생활과 선과 악의 일거일동은 그대로 영원한 심판장부에 기록됩니다. 즉 우리가 매일 행하는 선악은 영원성을 띄게되여 선은 영생의 보람이 되고 악은 영벌의 보람이 됩니다.
이 사심판의 결과는 그대로 공심판의 내용이 되기 때문에 공심판은 사실상 후세에서가 아니라 현세에서 되는 것입니다. 녹음기에는 아름다운 노래가 아름답지 못한 노래의 구별 없이 그대로 그 순간에 녹음이 되듯이 우리의 선악도 이와같이 순간마다 판결을 받고 기록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점을 명심하여 공심판을 먼미래의 일로 미루지 말고 하루하루의 생활을 공심판정에 나온 것으로 알고 살아갑시다.
2. 그런데 도대체 우리는 무엇에 대해서 심판을 받을 것입니까? 그것은 매우 간단합니다. 여기에 대한 그리스도의 말씀을 들어 보십시요. 『암화를 받은 자들아 나를 떠나 마귀와 그 악신을 위하여 예비한 영원한 나라로 가라. 대개 나 주렸을 때에 너희가 나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아니하고 목마를 때에 내게 마실 것을 주지 아니하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나를 집에 대접하지 아니하고 헐벗을 때에 나를 입히지 아니하고 병들고 혹 옥에 가첬을 때에 나를 찾아보지 아니하였음이니라』 이에 저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어느 때에 우리 등이 주의 주리심과 목마르심과 헐벗음과 병드심과 옥에 가치심을 보고 받들어 섬기지 아니하였나이까?』 이에 대답하여 가라사대 『나 너희게 진실히 이르노니 이 적은자 중 하나에게 아니 베풀 때마다 곧 내게 아니 베픈헴이니라』
그렇습니다.
심판의 제일 중요한 제목은 애인덕입니다. 왜냐하면 사랑의 계명은 모든 계명 중에 재일 큰 계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이 시대와 우리는 이 점에 너무도 소홀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제일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 같읍니다.
학식과 지위가 높을수록 사랑도 커져야 될 터인데 현실은 반대의 경우가 보통입니다. 우리는 입으로는 사랑을 부르짖으나 행동과 생활에서는 차차 사랑이 식어가는 것만 같은 서글픔을 느낍니다. 우리의 개인적 신앙생활과 전교활동과 수도생활과 심지어는 자선사업에 있어서도 사랑의 반성은 필요한 것 같읍니다.
사람들은 외부적 발전과 사업에만 치중하여 일하고 판단하는 버릇을 가졌읍니다. 그래서 사랑은 멸시를 당합니다. 각처에 성당이 세워지고 교회기관이 세워만지면 그대로 그것 자체가 그리스도의 왕국의 발전이라고 생각하고 수도원 건물이 세워지고 사업이 확장되는 것만을 보고 일을 잘하고 많이 했다고 칭찬들을 합니다. 그러나 참된 사랑이 없다면 참된 교회의 발전은 있을 수 없고 또 천주님께 영광이 될 수도 없읍니다.
사랑이 없다면 모든 것이 다 울리는 방울이요 소리나는 꽹과리에 불과하다는 <바오로> 종도의 경고를 우리는 다시 받아 들이고 사랑의 반성을 다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성직자나 수도자나 평신자를 막론하고 또 어떤 사업을 하든지간에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교형자매 여러분! 우리는 심판을 두리기 전에 먼저 심판의 까닭이 될 바 이 사랑의 행동에 대해서 겸손한 마음으로 자기의 일을 반성합시다. 애인덕 그것은 쉽고도 어려운 것이며 하나이면서도 모든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현대인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사랑의 재발견입니다. 이것은 모든 문제 중에 제일 큰 문제입니다. 공산혁명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언제나 전그리스도교의 사랑의 혁명만이 필요한 것입니다. 만일 이 사랑이 세계를 지배했던들 자본주의에 대한 반작용인 공산주의는 오늘의 세계를 어지럽히지 못했을 것입니다. 공심판은 사랑의 심판입니다. 언젠가는 쓸어졌던 우리의 해골에도 공심판 나팔소리는 울리고 공중에는 모든 사람 중에 가장 위대한 사랑의 상징인 커다란 십자가가 나타날 것이며 만민은 이 십자가에 의해서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심판에 대비하여 우리는 악을 피하는 소극적 행동에만 끄치지 말고 한걸음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사랑을 실천합시다.
金成道 神父(馬山中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