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통곡체읍할 것이요 세속은 즐거워하리니 -너희 근심은 변하여 즐거움이 되리라』
이것은 오늘 복음성경의 말씀입니다.
얼른 듣기에 우리는 오직 고통의 도가니 속에서 사는 듯한 실망을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그리스챤 생활의 원리 원칙을 말씀하십니다. 우리 생활의 원칙인 즉 세속이 즐거워 할 때 우리는 통곡 체읍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리스도 역시 세속이 횃불과 환도를 들고 용약할 때 「오리와」산에서 피땀을 흘리셨읍니다. 세속이 칼을 뒤흔들 때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셨고 초와 쓸개를 마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골고타」의 길은 부활의 영광을 가져왔고 그리스도의 가시관은 승리의 월계관으로 변했읍니다. 십자가를 어리석다고 비웃던 유테인들은 부활새벽녘에 보기좋게 거꾸러지고 말았읍니다.
「골고타」의 십자가! 세속의 눈에는 그지없는 어리석음이었고 멸망이었읍니다. 그러나 천주님의 눈에는 그것이 생명이었고 세상의 모든 슬기를 뛰어넘는 승리였읍니다. 세속의 눈으로는 피비린내 풍기는 십자가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생명의 열매를 볼 수 없읍니다. 다만 선악과수의 빛좋은 과실만을 볼 따름입니다.
그러나 천주님의 눈은 십자가에서 생명의 열매를 보십니다. 천주님의 아들들은 가시관 뒤에 아른거리는 승리의 화관을 봅니다. 그리스도는 세속의 지혜를 당신 어리석음의 십자가로써 무찔렀읍니다.
『너희는 통곡체읍할 것이요 세속은 즐거워하리라.』 그리스도의 말씀을 잊지말아야 하겠읍니다.
세속이 희희낙락할 때 우리는 울어야합니다. 그리스도와 같이 십자가를 져야만 승리의 화관을 받을 수 있읍니다. 유태인들처럼 십자가 없는 그리스도를 찾는 어리석은 무리가 되지 맙시다.
그리고 세속의 지혜에 현혹되지 맙시다. 세속의 지혜는 천주님 앞에서 어리석음 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신앙 때문에 세속이 맛보지 못하는 고통의 쓴잔을 마셔야 합니다. 따라서 교우들이 세속인과 구별되는 점이 없다면 그는 진정한 그리스도의 제자가 아닙니다. 같은 사무실 옆 책상에서 부정 불의의 지화(紙貨)가 드나들 때 우리는 천주님 때문에 그것을 배격해야 합니다. 눈을 속여 남의 돈을 쓱싹쓱싹 잘 하는 그를 세속은 현명하다고, 슬기롭다고 판단하고, 이것을 하지 못하는 그리스챤의 정신을 어리석다고 지탄합니다. 우리는 세속에서 어리석은 사람이 됩시다. 그들에게 속아서 못살아도, 바보가 되어도 좋습니다. 세속의 바보는 그리스도의 아들된 표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세속의 슬기 앞에 통곡체읍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말씀대로 어머니가 먼저 산고의 진통을 겪어야 옥동자를 분만하고 한 알의 씨앗이 썩어야 많은 열매를 맺게됩니다.
『너희 근심은 변하여 즐거움이 되리라』 우리는 먼저 울어야 즐거움을 맛볼 것입니다. 어리석음의 십자가 그 뒤에는 승리의 빨마가 있었고 산모의 진통 뒤에는 옥동자가 분만되었듯이 우리의 통곡 체읍 그 뒤에는 천국의 잔치가 배설되어 있읍니다.
옛부터 이 세상을 일컬어 나그네 길, 또는 귀향살이라 했읍니다. 여행하는 나그네가 길에서 다리 아픔, 배고픔, 고달픔을 끝까지 참고 자기집에 이르러야 비로소 두 다리를 뻗고 편히 쉴 수 있듯이 우리도 이세상에서 고통과 싸워 천주님의 품안에 안기는 그날 비로소 우리의 눈물이 씻어질 것입니다. 그러기에 아오스딩 성인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읍니다. 『주여 우리 마음이 네 안에 쉴 때까지는 항상 불안하나이다.』
세상 많은 사람들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고 괴로움이 닥치고 눈물이 닥치면 세상을 비관하고 천주님을 원망하고 천주님의 섭리를 의심합니다. 아직도 세상이 무엇인지 천국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
『너희는 톡고체읍할 것이요 세속은 즐거워하리라』 그리스도의 말씀을 잊지 말아야 하겠읍니다.
『잠간 사이에 너희가 나를 보지 못할 것이요 또 다시 잠간 사이에 너희가 나를 보리라』
그리스도의 말씀대로 이 세상이 괴로워도 잠간, 즐거워도 잠간입니다. 순간적인 세속에 속아 영원한 지옥벌의 주인공이 되지맙시다. 별 수 없어요, 십자가를 두 어깨에 메고 통곡체읍합시다. 잠간사이에 우리에게는 즐거움이 올 것입니다.
오늘의 세상은 언제 무엇이 텆리런지 모르는 암담한 세상입니다. 우리는 현대이 핵무기 앞에서 제몸을 가누지 못하고 벌벌 떨고 있읍니다. 괴롭습니다. 전율이 치밀어오릅니다. 생각만해도 머리칼이 곤두섭니다. 그러나 괴로운 그만큼 우리의 본 고향천국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굳게 믿고 무릎 꿇어 기도합시다.
『그 고난과 십자가를 인하여 부활하는 영복에 이르게 하시되 우리주 그리스도를 인하여 하소서 아멘』
朴道植 軍宗(필자 진해 해군통제부 군종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