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께서는 당신 부활로써 구속사업을 완성하시고 당신의 사업이 세상 끝날까지 계속되도록 교회를 세우시고 여기에 성신을 보내어 주십니다. 이렇게 하시고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나라에 가시기 전에 그의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심각한 말씀을 남겨 놓았읍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오늘 주일 복음 성시를 들여다봅시다.
『나 너희게 이 말을 함은 너희로 하여금 괴이히 여김을 면케코저 함이니 사람들이 너희를 회당에서 쫓아낼 것이요 또한 때가 이르매 무릇 너희를 죽임으로써 제가 천주께 제사를 드리는 줄로 생각하리라.』
이 무슨 말씀입니까? 그렇지 않아도 스승 그리스도께서 떠나시는 것이 너무 섭섭해서 마음이 우울하던 종도들이었는데 여기에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하시지 않으시고 『사람들이 너회르리 성당에서 끌어낼 것이요 때가 오면 너희를 죽일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셨읍니다. 이런 말을 전연 들어보지도 않고 나중에 이런 꼴을 당하면 종도들이 천주의 심리를 의심하고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미리 덧붙여서 『너희게 이 말을 함은 너희로 하여금 괴이히 여김을 면케고저 함이니다.』 하셨읍니다.
교형자매 여러분께 특별히 아직도 가냘픈 신앙을 가진 신입교우 그리고 예비교우 여러분께 그리스도의 말씀을 되풀이 하겠읍니다. 영세를 받아 교우가 되면 더 낫게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면 크게 잘못입니다. 교우가 되면 그리스도께서 걸으신 길을 따라야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에 죽음을 당했읍니다. 각오하셔야 합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성당에서 끌어낼 것이요 또한 때가 오면 너희를 죽이리라』 호랑이 담배피우는 옛날 이야기처럼 듣지맙시다. 우리의 스승 그리스도게서 그랬고 그의 제자 종도들도 죽음을 당했고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그랬읍니다. 그래서 우리는 순교자들의 후손이라고 합니다. 먼 옛날만 생각지 맙시다. 이 순간에도 중공치하의 교우들 북한 우리형제들은 그리스도의 말씀대로 핍박을 당하고 죽음을 당하고 있읍니다.
왜? 그리스도의 신앙 때문에! 그들은 사제를 만날 수 없읍니다 성사도 미사의 은혜도 받을 수 없답니다.
우리는 행복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행복은 결코 오래 가지 않을 것입니다. 천주님께서는 우리에게 항상 달콤한 사랑을 주시지는 않습니다.
세계지도를 펴 보십시요! 쥐꼬리만한 우리 한국을 둘러싼 큼직큼직한 땅에 모두 악마들의 붉은 손이 보입니다. 어느때 그 마수가 우리 앞에 닥칠지는 천주님만이 아시겠지요.
오늘 미사가 마지막이 될지 오늘 성사가 마지막이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며 언제 우리의 가슴에 악마의 칼날이 번쩍 일지 모릅니다. 내 영혼을 위해 일분이 귀중한 이때 영혼사정은 잊어버리고 5년후 10년후 돈벌이 걱정 출세 걱정 오늘 저녁 술 먹을 걱정이 앞서고 있으니 세상에 슬기로운 자 진정 천주님 앞에 어리석은 무리가 아닐 수 없읍니다.
그때가서 천주님을 원망하지 말고 자신을 후회하지 말고 미리미리 영혼준비합시다. 등불에 기름을 미리 준비한 동녀들은 신랑을 맞아 혼인잔치에 들어갔고 잠만 자고 있던 미련한 동녀들은 허둥지둥하다가 혼인잔치에 들어가지 못한 그리스도의 말씀이 생각나지 않습니까? 우리는 순교자들의 후손입니다. 입으로만 아니라 행동으로 순교정신을 본받아야 하겠읍니다.
『사람들이 너의를 성당에서 끌어낼 것이요 때가 오면 너희는 죽임을 당하리라』 우리는 우리 앞에 죽음이 닥친다면 용감히 순교할 수 있다고 스스로 다짐 할 수 있겠읍니까? 교리신학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한 영혼이 성총 지쥐에 있을 때 열심히 살았다면 그가 혹시 인간의 나약으로 대죄에 떨어졌다 할지라도 천주님께서는 과거의 공로를 보시어 그 영혼이 빨리 일어날 수 있는 조력성총을 반드시 주신답니다.
우리를 성당에서 끌어내지 않고 우리를 죽이지 않을 때 열심히 살면 이후 어떤 어려움에서도 천주님께서는 우리에게 굳건한 신덕을 주실 것입니다. 일분 일초를 낭비하지 말고 덕행을 닦아 공로 많이 세웁시다. 내 영혼이 어떻게 되어있나? 내 자식들의 영혼은? 그리고 형제 친척들 우리 은인들의 영혼은? 이렇게 영혼사정에 눈을 떠야하겠읍니다. 그리고 북한 우리 형제들을 기억하고 『사람들이 너희를 회당에서 쫓아낼 것이요 또한 때가 이르매 무릇 너희를 죽임으로써 제가 천주님께 제사를 드리는 줄로 생각하리라』 하신 말씀을 오래 오래 묵상합시다.
朴道植 軍宗(鎭海 海軍統制府·軍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