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배하는 날 신부(新婦)의 흰 옷, 들러리와 청첩객들이 기쁜 얼굴, 교회의 예식, 모두 화려하고 찬란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그날 하루밖에 계속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날 받은 성사는 계속됩니다. 여기 대하여 비오 11세께서 혼배에 관한 회칙 속에서 말씀하신 바 있읍니다. 즉 『부부들은 그들의 신분의 의무와 품위에 대하여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그들은 성사로써 성화되었고 강화되었으며 그 은혜는 영원히 계속한다. 혼배성사는 사실상 성체와 같은 성사이다. 이 성체성사는 집행되는 그 순간만 계시되는 것이 아니요 그가 머무시는 모든 시간동안 계속된다. 그와 마찬가지로 부부들이 살고 있는 한 그들의 사회는 언제나 그리스도와 교회의 성사이다』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 신자 부부들은 신랑의 항구한 표적입니다.
그리스도 신자 부부를 보면서 우리는 『보라 저들이 얼마나 서로 사랑하는고』하고 외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마에 주름살이 낄 때까지 아니 죽을 때까지 일생을 서로 사랑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게 사랑으로 살기란 인간의 마음이 항구하지 못한 한에 있어 아마 인간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읍니다. 그러므로 이에대한 한 가지 성사가 우리의 나약함을 치료하고 하루하루 천주님의 힘을 우리에게 주기 위하여 필요하였읍니다. 성사, 혼배 성사의 은총은 여러분 부부들을 도우기 위한 힘의 영구적인 원천인 것입니다. 어떻게하면 혼배성사의 성총을 이 생활한 원천에서 펴낼 수 있겠읍니까. 기도와 다른 성사로써(미사, 특히 고해성사로써) 그 성총을 펴낼 수 있읍니다. 그러나 기도와 다른 성사라 할지라도 여러분 부부의 개인적인 노력 없이는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읍니다. 혼배하신 날 부부 여러분들은 『원합니다』라고 증인 앞에서 말하였읍니다.
부부 여러분들은 행복한 날이나 불행한 날이나 질병과 생활의 어려움 등 모든 시련을 통하여 여러분의 장부(여러분의 아내)를 사랑하기로 약속했읍니다. 그것이 사랑인 것입니다. 혼배하신 날 발한 이 『원합니다』를 매일 드러내어야 합니다. 예수께서 30년 동안 부모에게 순종하시면서 가정 생활을 하셨고 첫 번 기적을 혼례의 기회에 「가나」에서 행하셨읍니다. 이렇게 복음은 가정에서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죄가 아담 에와와 함께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의 나약함을 아십시오. 그러나 여러분들의 혼배를 축복하시고 신성케 하신 예수께서 여러분에게 가져오신 힘을 또한 믿어야 합니다. 특히 여러분에게 가정의 기도를 강조하는 바입니다. 물론 매일 저녁같이 기도하기로 결심하신 일이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시작만 했다가 계속하지 못했을 때도 있을 겁니다. 어떻게 이것을 다시 계속할 수 있겠읍니까? 이러한 형식으로 가정 기도의 길을 찾아 보십시오. 혼배하던 날 한 것처럼 매일 저녁 가정이 무릎을 꿀고자 하는 생각은 당연 합니다. 그러나 공동기도에 불가피하게 부닥치는 곤란을 보아야 합니다. 즉 장부가 하는 기도의 방식이 아내의 것과 같지 않습니다. 장부와 아내가 부득히 같은 시간을 마련할 수 없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기분의 격변도 있을겁니다. 공동기도가 구속(拘俗)이 되어도 아니되고 쟁론의 원천이 되어도 아니됩니다. 실천적으로 이러한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공동기도가 매일의 의무가 되어서는 아니됩니다. 그러나 같이 기도할 것을 결하지 않기로 주의를 일으키는 어떤 날을 정하는 것이 유익할 줄 앎니다. 예컨데 토요일이나 주일날 저녁 그리고 두 분의 인생에 큰 기념되는 첨례나 축일 등 예컨데 서로 알게된 날. 약혼한 날 결혼한 날 특히 결혼하신 날에 기도 가운데 혼배미사 끝에 부부에게 주어진 강복을 다시 읽는 것도 좋습니다. 기도 중에도 두 가지 부분을 마련하십시오. 첫째 먼저 같이 기도하시고 그 다음에 침묵의 시간을 가져 부부 중 각자 자기 맛데로 조금 길게 기도할 수도 있읍니다.
공동 기도에는 복음의 구절을 읽거나 성영을 읽을 수도 있고 각자가 암송할 수 있는 것 예컨데 천주경 성모경 도문 매괴 일단 애덕송 등을 하나 둘 같이 염할 수 있읍니다. 또한 각자 자기 신앙이나 청할 것이나 감사를 드러내는 짧은 기도도 붙일 수 있읍니다. 여러분들은 차차 여러분들의 공동 기도의 「스타일」이나 「리듬」이나 번수를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차차 매일 저녁 같이 기구할 수 있읍니다.
아이들과 같이 기구하기를 더욱 많은 문제와 곤란을 가져옵니다. 먼저 같이 그리고 가끔 여러분들의 가정 기도를 더 잘하면 이 문제는 자연히 해결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