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와 그의 백성] (103) 「벽에 새겨진 글씨」
발행일1962-06-24 [제332호, 4면]
발타살이 바비로니아 왕이었을때 일입니다.
하루는 큰 잔치를 베풀고 천명이 넘는 귀족들이 모여서 흥청거렸읍니다. 금과 은으로 만든 술잔에 예루살렘 신전에서 가져온 술을 마셨읍니다. 그들의 영화는 절정에 달했다고 할까요. 고기와 술과 금은보석이 궁중에 쌓이고 이틀이 멀다고 큰 잔치로 이같은 날을 보내고 있었읍니다. 그런데 이날 잔치가 한창일 무렵 돌연 왕이 바라보는 벽에 사람 손이 나타나면서 손꾸락으로 글씨를 써갈기는 것이 아니겠읍니까. 왕은 놀랐읍니다 아니 겁을 집어먹었읍니다. 『여봐라 그 누가 없느냐?』하고 소리지르며 신하들을 불렀읍니다. 그들 중에 제일 박식하다는 학자가 보아도 그 벽에 쓰여진 글의 뜻을 읽어내지 못했읍니다. 왕은 화를 내면서 아무라도 좋으니 저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을 대려오라고 버럭 같은 호통을 치는 것이었읍니다. 그때 왕후가 나와서 『상감마마 저 다니엘이란 사람을 부릅시다. 그는 무슨 귀신이 들린 사람같아요』라고 하는 바람에 모두 그를 부르기 싫었지만 어쨌든 잠잫고 있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마침내 그를 부르게 되었읍니다.
왕 앞에 불려온 다니엘은 분명한 소리로 그것을 읽었읍니다.
『매네 매네 테켈 우필신』 다니엘은 더욱 똑똑한 소리로 그 뜻을 말해주었읍니다. 『천주께서 네 왕국을 끝냈노라 나는 저울에 달렸으나 부족했노라』고 하고 『네 왕국을 쪼개어 매테스와 페르샤에 주게 된다』는 말까지 들려주었읍니다.
바로 그날밤입니다.
부귀를 마음껏 누리던 발타살은 칼맞아 쓰러지고 바비로니아 왕국은 「매테」의 다리우스가 계승하게 됩니다.
물질적인 번영과 영화는 꼭 쓰러지는 날이 있는가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