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歐洲隨想(구주수상)] (11) 「성바오로의 작은자매들」
가냘픈 손들 出版布敎(출판포교)
志願者(지원자) 있으면 韓國進出(한국진출)
발행일1962-07-08 [제334호, 3면]
한국과 같은 가난한 나라에서 출판사를 경영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우리교회에서 출판사업을 하며 문서로써 전교사업에 이바지 한다는 것은 그 사업이 필요하고 또 좋은 일인 줄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거기에는 막대한 경비가 들기 때문이다. 매월에 꼬박꼬박 몇십만환의 결손을 매워야 하며 단행본 합권을 출판하려면 우선 돈십만원은 쥐어야 착수라도 해볼 엄두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교회사업 중에도 이 출판사업이란 최현대식 교회를 짓고 병원을 건축하며 「엠브렌스」로 왔다갔다하는 것보다 도모지 화려하지 않는 법이다. 사람의 마음 속에 천주의 나라를 건설하여 그마음을 움직이려는 일이 눈에 보일 이도 없고 화려할 수도 없다.
그래서 누가 교회의 이 중대 사업의 한 모퉁이를 맡아주었으면 하는 것은 교회출판 사업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쉽게 가지는 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이 꿈은 백일몽에 불과한 것이다. 다른 나라에 가보면 이 방면의 사업이 활발하여 부러운 생각이 든다. 가령 스이스의 「프리부르그」를 가면 「성바오로」의 작은 자매들이 하는 「출판봉사회」라는 가장 20세기적 수녀의 모원이 있어서 여기 수녀들은 그들의 희생정신과 사도적 열성을 교회와 인류를 위하여 바치는데 출판사업을 택했던 것이다. 1873년에 이 수도회가 창설되었으니 근1백년전 일이다. 금세기초에 「매스코뮤니케이슌」을 예견했다고 하겠다. 수녀들은 현재 「프리부르그」의 모원에서는 물론 세계 각국에 분원을 배어 신문 잡지 단행본 교과서 상본 등 출판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교회출판을 하고 있다.
시설과 기술은 최신식이다.
「프리부르그」의 공장을 구경했을 때 3·4명의 수녀님들이 둘러 앉아 열심히 무슨 조판을 하고 있었다. 그것이 우리나라 투전(鬪戰)족 같아서 그림이냐 글이냐고 물었더니 「아라비아」의 교리반 교과서라는 것이고 이 교과서를 조판하기 위해서 수셔님들이 현지에 가서 3년동안 그나라 말과 글을 배워왔다는 것이다.
수녀님들이 발간하는 『리브르 프르부르그』라는 신문은 스이스에서도 우수한 일간지다. 원장 겸 사장인 할머니 수녀님이 하도 친절하여 공장 내부를 상세하게 안내해 주기에 무심코 하루 몇부씩 박아내느냐고 물었더니 그것은 사(社)의 비밀이라고 밝히지 않았다.
수녀님도 신문을 만들면 역시 신문쟁이가 되는 모양이다.
한국에는 진출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한국서 많은 수녀 지원자가 여기와서 인쇄 기술을 습득하면 기계와 모든 시설을 들려보낼 수 있다고 했다.
겸손한 「작은 자매」들의 사업은 결코 적지 않다. 위대한 사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