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란서 「빠리」에서 우리 유학생 및 극동지역 유학생들의 지도신부로 근 10년간 일해온 「빠리」외방전교회원 쟝.르누신부가 일본을 거쳐 1월 하순부터는 한국을 여행 중이다.
본사를 방문한(1월31일) 르누신부는 노경의 피로도 보이지 않고 내한 목적을 묻는데 『한국 유학생 1백50명을 포함하는 아세아 유학생 4천여 명을 사목(司牧) 범위로 삼고 있는 나는 또 내가 청년시절을 보낸 극동을 방문하고 싶었다. 불란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그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또 만나보고 싶은 것은 역시 나이 탓이라고 할 지』 대체로 친선을 겸한 실정파악에 목적이 있음을 밝혔다.
그곳 우리 유학생들은 어느 지역학생에 비겨 건실하며 신앙과 존경을 받고있다고 르누 신부는 역설하였다.
르누신부는 앞으로 「빠리」에 오는 유학생들이 사전에 자기와 서신연락을 취해주고 하숙이나 주임교수문제에 이르기까지 솔직한 상의를 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공산주의자들은 저들의 이념을 선전할 목적으로 극동지역 유학생들에 접근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자기는 비록 「빠리」외방전교회 극동학생국 책임자이지만 신앙이나 국적에 관계 없이 즐겁고 유익한 유학생활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했다.
그 증거로 유학생에 대해 한 번도 개종을 말로써 권하지는 않았다고 의미 심중한 여운을 달았다.
한국방문의 인상에 대해 『듣고 생각한 것과 판이하다. 사람들의 표정은 밝고 명랑하며 친절하다. 아이들의 건강한 모습을 보는 것은 즐거웠다. 한국민은 딴 곳에서와 같이 경제적인 많은 고초를 겪고 있음이 분명하지만 어딘가 범할 수 없는 위험을 지니고 고상하게 보인다』
1950년까지 중국에서 전교한 동양통으로서 쉽게 그 생활감정을 파헤치는 르누신부는 각지에서 불란서 유학 인사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는데 서울에 머무는 동안 학생지도자와 만날 것이다. 8일 이한 일본을 거쳐 계속해서 방문하고 5월말경 귀국하게 된다.
저명한 학생운동지도자인 르누신부는 『가난한 한국 사람들이 불란서에서 문학 미술 법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과학부문 유학이 절실한 것으로 느낀다』고 말하고 과학부문 유학생을 도울 용이가 있다고 언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