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회사」 유홍열 교수의 저작을 읽고
발행일1963-02-10 [제362호, 4면]
우리 교회사의 이해는 원래 박해의 역사인데서 ①전해온 사실기록이 드물었고 ②이미 정리 간행된 문헌이 있어도 사용한 글이 한문(대체로 반대파의 기록) 또는 프랑스의 글로 되어있는데서 일반적으로 이해하기에 곤란하였다.
그러나 지난 63년 가을 유홍렬 교수의 『한국천주교회사』의 간행을 보게 된 데서 앞서 말한 어려운 점을 해소하게 된 것을 무엇보다 기꺼이 생각한다.
원래 뮤뗄주교와 삐숑 신부와 이능화(李能和) 선생 또 일본인 우라가와(浦川) 주교(당시 신부)나 구스다(_田)씨라던지 몇 사람의 사학도(史學徒 특히 야마구지=山口씨의 개척적인 정신과 연구의 공적은 크다)들의 『한국가톨릭사』의 연구에 있어 어려운 길을 파헤치었으나 기본적이고 유일한 통사(通史)로서의 달례의 손쉬운 이해는 아직 일반에게 공개되지 못하였던 것이 이번 유교수의 대저로써 널리 독서자에게 이바지된 것은 교우이던 비교우이던 간에 한국의 역사를 알고자하는 이들에게 기쁜 선물이 되었으리라고 본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 천주교회사를 알고자 하는데는 물론 우리 근대사를 공부하는 학도들에게나 일반 교양인 독서자에게 『한국천주교회사』를 한 번 ㅇ릭어보기를 권장하고자 한다. 이 방면에 __을 두어온 전문가에게도 여러가지 사실을 크나 적으나 이렇게 정성껏 수집하여 평이하게 서술한 바가 한 권 책에 담겨진데에 안내서(案內書 HAND BOOK)로써 늘 옆에 두고 펴보기에 편리한데서 또한 동호(同好)의 학우(學友)들에게도 일람을 권하는 바이다. 물론 달례나 이능화선생의 책자나 벽위편(벽衛編) 같은 기본적인 문헌과 어울려 볼 것이나 겸하여 이용할 바임을 일러두고자 한다.
본 1,078 「페이지」라는 방대한 양으로 현재까지 서술한 데에 앞서들은 두·세가지 기본문헌의 부족한 부분을 배우는 소임도 하고 있다. 학(學)이란 한때 한 사람에 의해 완성되는 것이 아니고 시대적으로 해석을 달리도 할 수 있는 것이며 그 학문의 발전에 따라 계단적으로 바꾸어 가는 것이므로 우리 글로 처음된 이 『교회사』는 다음 단계의 움직일 수 없는 발판이 될 것이다.
끝으로 이 방면에 유의해 온 필자로서 ①서문과 본문에 몇 군데 확실한 오기(誤記)가 있는 것 ②참고문헌 목록에 저자와 논문제목이 엇갈려 잘못 기재된 것 ③현대의 부문에 있어 정치적인 서술에 천주교회사와 그리 관계 없는 것 ④「로마」 철자로 된 고유명사의 한자표기와의 대조표 또는 색인 등의 보충 삭제 또는 정정(訂正)될 것은 판을 다시할 때 꼭 손질하여 주실 것 그리고 ⑤용어사용에 있어 교우의 입장에서나 또는 민족적인 입장에서 볼 때 아무리 보아도 수긍하기 어려운 것이 있는데 이러한 것도 함께 수정되기를 바라며 『교회사』로써 본다면 동시기의 한국사회의 여러모와 견주어 검토될 점이 영세(零細)한 문헌을 통해서라도 앞으로 따져지기를 바라는 바이나 이 모든 것은 현재로는 필자의 지나친 혼자만의 욕심인가하며 전체적으로는 옥의 티가 아닐까 한다.
해방 직후부터 『한국천주교회사』 정리에 심혈을 쏟아온 유홍렬 교수의 자애(自愛)와 보다 새롭고 나은 단계로의 발전을 빌며 유교수의 좋은 저작이 널리 전 기독교인과 학도들에게 귀히 읽혀지기를 거듭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