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세계대학생 지도기구(指導機構)인 「빡스·로마나」의 조사「팀」이 서울 광주 대전 대구 및 부산을 보고 돌아갔다. 이런 기회에 우리는 이 가톨릭 학생 운동에 많은 관심을 보낼만 하다.
가톨릭 학생운동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특수한 사목분야(司牧分野)이며 앞으로 더욱 그렇게 발전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또한 각국 각 지역에 따라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어느 곳에서 효과적인 것이 반드시 다른데서도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우선 이 학생을 지도한다는 일이 그 조직 및 활동의 방법에 있어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수링 필요한 것을 지적할 수 있다. 사정이 허락하는한 학생지도의 전임 지도신부가 더 많이 요청된다.
엄격히 구분한다면 학생운동과 학생지도는 같은 것이 아니다. 학생운동은 대단히 적극적인 상태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학생지도자가 어느 정도 성과를 올렸을 때 그곳에 학생운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잇따. 우리는 학생지도의 문제를 두고 치밀한 설계를 마련할 단계에 있는 줄 안다.
국내 가톨릭계 2·3 대학에서의 가톨릭학생지도 문제는 운위할 것이 못 된다고 하자. 가톨릭학생 특히 그것을 대학생에 국한해서 생각해 볼 때 그들이 전혀 가톨릭 권외(圈外)에 있는 그곳(大學)에서 어떤 교육을 받고 있는지 면밀한 사회학적 조사방법을 빌려서 알아볼만한 일이다.
가령 고등학교에서 착실한 가톨릭교육 및 지도를 받았다고 하자. 그들이 대학에 들어가면서 그곳의 지성(知性) 생활을 하게 마련이다. 그들이 대학에서 교육받는 사상, 지식 및 기술에 비겨, 그들이 본당에 돌아왔을 때 과연 본당의 지도만으로 만족이 갈 수 있을까? 특히 우리나라의 대학은 특수한 자속적인 문화권(文化圈)을 형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만일 대학생으로서의 자기와 가톨릭신자로서의 자기가 분열(分裂)되어져 있다면 심한 모순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신앙이 독실한 학생 가운데 「가톨리시즘」을 하나의 신앙의 의미(意味)로 간주하고 있음을 흔이 볼 수 있다. 이보다 위험한 일은 없다. 가톨릭 생활을 통해서만 신앙을 보존해 갈 수 있고 그의 모든 지성생활이 다 가톨릭을 통해서만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면, 그의 지식, 기술 및 학위(學位)가 그를 참 진리(眞理)와 자유가 되어주지 못할 것이다.
일반대학 즉 전혀 그 안에 「가톨리시즘」이 없는 곳에서 교육받고 있는 학생들의 상태를 명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가톨리시즘」이 만일 본당 울타리 안에만 있다면 그것은 한갖 방비상태에 있다고 할까? 선양(宣揚)된 상태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앞에 지적했음과 같이 학교에 갈 때와 본당으로 돌아왔을 그간의 메울 수 없는 「갶」을 장만해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지금 당장에 주효할만한 좋은 방책이 있는가? 바꿔서 말하면 대학에 「가톨리시즘」을 도입(導入)할만한 방도가 있을까? 가톨릭학자 지도신부 교수들이 학내에 설 수 있으면, 문제는 크게 해결될 수 있으리라.
현실적으로 그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차선(次善)의 방도를 가지고서라도 우리의 특수한 그 문화권내(文化圈=大學)에 「가톨리시즘」을 차입할 길을 얻어야 한다. 그것은 한편 가톨릭대학생들을 종전의 방식대로 지도하면서 한편으로는 참정위군(精衛軍)을 양성해야 한다. 이를 가톨릭학생 전투원(戰鬪員)이라고도 말한다.
우수한 성적과 심지가 굳건한 소수의 학생을 골라서 모든 편의를 주고 전방학기간을 합숙시켜 가면서 그들을 훈련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이런 일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본당과 일반신자들이 그 뒤를 잘 밀어줄 수 있어야 한다. 지금 각 대학에는 우리 가톨릭 학생들의 「셀」이 조직되어 있다. 「셀」 회원들은 적어도 학생운동을 해보자고 나선 전투적 가톨릭 학생들이다.
「셀」은 세포란 뜻이겠는데 그 세포의 핵심이 또한 중요한 것이다. 그 핵심 「멤버」를 양성할 방법이 서야 한다.
학생운동으로 이름 있는 「아드·루쳄」이나 「뉴먼·클럽」 등은 정위분자 양성에에서 성공한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아드·루쳄」 회원들은 주로 아프리카에서 중요한 평신도 사도직의 모범이 되고 있다. 「뉴먼·클럽」은 전세계적인 연결을 가지고 좋은 전통을 세우고 있다.
우리의 당면한 문제는 ①학생지도를 전임할 더 많은 지도신부가 요청된다. ②이곳 특수한 풍토적(風土的)인 대학생의 실태를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③본당 및 일반 신자들의 적극적인 성원이 있어야 한다. ④우수한 지도급의 학생을 특별한 방법으로 훈련해야 한다. 우선 이같은 의견에는 학생지도 신부들도 그 긴급성을 인정하고 있다. 무작정하며 무궤도의 학생운동은 조속히 정비되어야 한다. 또 전문지식 없이 개인의 의견이나 자기 취미에 맞추어 되는대로 학생들을 이끌어가는 지도방법은 곧 시정되어야겠다. 학생 지도에는 원대한 목표가 서야 한다. 가령 학생지도로 당장에 성과를 거두기를 독촉하거나 학생들이 곧장 교우본분을 잘 지키도록만 하라는 재래식 방법은 큰 목표를 흐리게 할 위험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가톨릭학생지도의 목표는 본당 안에 갇혀 있는 「가톨리시즘」을 대학에 도입하여 거기서 가톨릭운동이 발동하게 할 높은 이상을 전제로 하고 최선의 지도원리를 부단히 적용해 갈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