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소리가 들리는 달이다. 자연이 오랜 꿈에서 깨어난다. 개구리가 동면에서 일어난다. 봄꽃이 푸른 봉오리에서 터져나온다. 종달새가 구름 위로 올라간다. 아이들이 집에서 튀어나온다. 멀지 않아 얘뿐 병아리가 껍질을 까고 나올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긴 겨울의 회태(懷胎)의 결실인 새 사람으로 대지에 나타나야 할 것이다.
○…3월은 긴 겨울동안 우울하게한 사람들의 마음을 봄이 왔다고 하는 기쁨과 희망을 넘치게 한다. 이 3월은 많은 고난 가운데도 구세주의 명예스러운 수호자로서의 기쁨과 희망을 가지고 묵묵히 천주께서 의탁하신 존귀한 사명을 다하신 성 요셉에게 신심을 바치는 달이다. 성 요셉의 인품에 대하여 간략한 요셉도문에 충만히 표시되었다. 등잔밑이 어둡다고 이 위대한 성 요셉께 대한 신심은 16세기 이래 비로소 민중적인 것이 되었다. 글레멘스 11세가 1714년 성 요셉 성무일도를 편찬하고 전교회에 명하였다. 성 요셉도문은 1909년, 성 요셉 감사서문경은 1919년에 각각 공인되었다. 1847년 이래 전교회에서 지내오던 성 요셉 보천하 성교회 대주보첨례(부활 후 제오주 수요일)는 1955년에 폐지되고 지금은 3월19일에 그 명칭으로 성인을 기념하고 비오 12세께서 「메이·데이」에(5월1일) 성 요셉 장인의 표준첨례를 규정하였다.
이렇게 차차 서광을 받아오던 성 요셉의 이름은 이번 공의회에서 미사 전문(典文)에 삽입되기까지 인기성인이 되었다.
○…부활의 환희에 넘치는 전례는 만일 그것이 보속과 개심의 수고로운 날들로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진실한 것이 되지 못한다. 고행과 함께 바치는 기도는 교회가 우리 마음의 정화를 작용하기 위하여 천주대전에서 이마에 재를 받은 인생을 보게 한다. 천주를 빼놓고 모든 것을 삼키는 욕망을 우리 안에서 죽이자. 이 모든 것이 봄의 약동(躍動)의 전제(前提)이다.
교회는 단식의 법을 완화시켰다. 교회는 필요할 때 쉽게 관면한다. 그러나 교회는 천주의 말씀을 듣는 데 있어 관면을 주지 않는다. 사순절은 부활 전야에 영세할 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훈계를 주는 시절이다. 여기 저기 사순절 특별강론을 개최함은 다행한 일이다. 설령 그러한 강론을 들을 기회가 없다 하더라도 우리는 전례소에서 개심을 말하는 교회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이스라엘의 선지자들의 절원을 요안 세자의 강론을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죄인들에게 천주를 모르는 무리에게 그 정의를 짓밟는 교만한 식자들에게 은총에 반항하는 위신자 바리서이들에게 외치는 호소를 들어야 한다.